한국 드라마 이야기/한국 드라마 보기

프레지던트, 정치인의 '희생'과 '진실'

Shain 2011. 1. 14. 09:09
728x90
반응형
대통령이 되기 위해 크고 작은 희생을 감수하며 선거전에 뛰어든 장일준(최수종)은 역시나 처가의 희생을 당당히 요구합니다. 그동안 장일준이 보여준 행보로 보아 뻔한 술수였습니다. 김경모(홍요섭)의 공격에 맞서는 장일준은 비열하고 뻔뻔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처가의 그 누구 보다 자신을 믿어주고 지지해주었던 든든한 후원자 장인, 다리까지 불편한 조태호(신충식)을 검찰에 밀어넣는 그는 더러워 보입니다.

장일준 가족들은 대통령 경선이 시작된 후 꾸준히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아직 어린 막내 장세빈(박미진)은 투정이라도 부려보지만 어른들은 대통령이란 대업을 앞둔 장일준에게 제대로 항의 조차 하지 못하고 아픔을 삭입니다. 처음부터 정치인 매제의 출마를 반대하던 조상진(최동준)은 기업 경영이 노발대발하며 장일준에게 항의해 보지만 장인은 두말없이 장일준을 위해 검찰로 나섭니다.


국민 앞에 엎드려 절하며 처가 대일그룹을 철저히 수사하라는 주인공은 매번 가족들을 남앞에 내세워 대권까지 가려는 것도 같습니다. 김경모를 언론에 제보한 아들을 방패로 삼는가 하면 자신이 아버지인 것도 밝히지 못한 채 주변을 맴도는 혼외자 유민기(제이)의 감정을 배려하지 않습니다. 유민기에 대해 전혀 모르는 척 선거 캠프에서 활약하는 조소희(하희라)의 분노는 점점 커 갑니다.

김경모 앞에 무릎꿇어 경선 2위의 발판을 마련한 장일준, 자신을 위한 굴욕은 감내할 수 있겠지만 가족의 희생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유민기와 장인영(왕지혜)의 사랑은 용납받을 수 없을 것이며 장인영의 생모 주일란(조은숙)의 등장으로 장인영과 조소희의 고통은 더욱 커져만 갈 것입니다.



조소희 어디까지 참을 수 있나

남편 장일준의 스타일을 챙기며 모든 대소사를 관리하는 조소희는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이 어울리도록 모든 걸 잘 참아냅니다. 신희주(김정난)의 단일화 합의가 결렬되자 치맛자락이라도 붙잡고 애원해보자는 조소희는 남편의 당선을 위해 모든 어두움을 각오했던 인물답습니다. 남편이 대책을 논의하러 처가를 찾았을 땐 정치인 사위를 둔 재벌이 어쩌면 그럴 수 있느냐고 남편의 편을 듭니다.

그러나 박을섭(이기열)을 공격하기 위해 불륜 사진을 유포시킨 당사자가 자신이라며 신희주의 비난을 뒤집어쓰는 조소희는 '불의와는 타협하지 않는다'는 그녀 때문에 눈물을 흘립니다. 휠체어를 끌며 검찰로 향하는 아버지 때문에 가족들 몰래 슬퍼합니다. 아들의 모자람이 만천하에 공개될 때는 마음이 아파 어쩔 줄 모릅니다. 수양딸이 유민기와 사랑에 빠지자 안절부절합니다.


영어의 몸이 된 아버지 외에도 조소희가 참아야할 것은 더욱 더 많습니다. 유정혜(김예령)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조소희는 남편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자신과 결합했다는 컴플렉스를 참아야했을 것입니다. 남편이 진심으로 사랑했을 유정혜의 아들과 자신의 아들 장성민(성민)이 비교될 때는 속이 타들어갈 것 같습니다. 유민기가 가족처럼 굴자 미칠 듯합니다. 유정혜를 죽인 것은 과연 조소희일까요? 

언론 앞에 장일준은 조소희가 정치적 동지라며 동반자 관계를 과시합니다. 이수명(정한용) 대통령을 망친게 영부인 최정임(양희경)이라 조소희의 존재를 걱정하는 사람들 앞에 아내를 치켜 세우지만 대통령이 반드시 되고야 말겠다는 일준의 야망은 조소희가 지키고자 하는 가족을 망가트릴게 틀림없습니다.

불법 자금을 받고 바람이 나 도망갔다는 주일란, 장일준의 비서이자 인영의 친아버지를 자살하게 만들었다는 그 여자의 등장은 장일준 가족에 일대 파란을 몰고 옵니다. 혼외자 유민기의 존재도 모른척 했던 조소희인데 '인영이 일준의 친딸'이라는 주일란의 파문을 버텨야하는 그녀에겐 더욱 더 큰 인내심이 필요할 것입니다. 대통령 선거 때 부부는 적이 되어 있겠지요.



양파껍질 벗기듯 드러나는 진실

대통령 경선이 시작될 때 선거본부장 이치수(강신일)는 문제가 될만한 모든 것을 털어놓으라 했고 유민기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경선에 출마 날 유민기의 어머니 유정혜는 가스폭파사고로 죽고 맙니다. 장일준의 결점은 오로지 결혼 전에 사랑했던 연인과 그의 아들 뿐인듯 했습니다. 아들 성민을 언론 앞에 내세워 김경모에게 사죄할 때 까지도 장일준의 결점은 인간적으로 보였습니다.

박을섭을 경선 후보에서 탈락시키고 신희주와 단일화를 이루기 위한 합의를 할 때까지도 목적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판단할 수 있었지만 기수찬(김흥수)이 청와대를 해킹한 사실까지 묵인할 때는 장일준의 본색을 의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클린 정치를 부르짖던 장일준은 모든 비밀을 마음에 담아 두고도 남들 앞에서 웃을 수 있는 재벌가의 딸, 조소희와 별로 다르지 않은 인물입니다.


과거 장일준과 친했던 듯한 주일란은 미국으로 가 알콜에 찌든 삶을 살지만 백만달러를 제안받고 한국으로 왔습니다. 그녀는 자신과의 불륜 때문에 자신의 남편이 죽었으며 일준이 입양한 자신의 딸 인영은 장일준의 친딸이라 폭로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대통령이 되고야 말겠다는 장일준은 정말 아리송한 인물입니다. 박을섭은 유전자 검사 결과를 보며 그 말이 맞다 확신합니다.

깨끗한 이미지를 가진 정치인 장일준의 실체는 무엇일까요. 유전자 검사 결과는 유민기의 것일 수도 있고 진짜 인영의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양파껍질을 까듯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그의 진심은 알 수 없습니다. 그에겐 유정혜 외에 또다른 연인이 있었던 것일까요?



과연 정치를 위한 '개인의 희생'일까

내 살을 떼어주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다며 가족들의 희생까지 당연하게 받아들인 장일준은 손쉽게 경선후보들을 공격할 거라 생각했지만 역공격을 당하고 있습니다. 신희주와의 단일화가 물거품이 되면 김경모를 이길 방법은 없습니다. 박을섭이 데려온 주일란은 거짓말이든 진실이든 간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 선거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일준에게 남는 건 불명예 뿐입니다.

고상렬(변희봉)이 말했던 '이미지만 좋은 젊은 정치인'은 원거리 선거를 위해 화상회의를 할 줄 알고 첨단 지식에도 능숙하지만 얄팍한 꾀에 빠져 스스로를 과신한다면 박을섭같은 비리 정치인으로 늙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박을섭을 위해 많은 가족들이 비리정치인의 불명예를 참아야했을 것이며 아내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아무렇지 않은 척 웃음을 지었을 것입니다.


대통령이 되려는 목표 앞에 많은 사람들이 쓰러지고 사라집니다. 그들이 명분으로 내세우는 대의는 모두 그럴듯하고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기 위한 것들인데 그들 가족은 사람들 앞에 옳고 그름이 까발려지는 희생을 요구받게 됩니다. 마치 특정후보의 가족들의 군입대 문제가 항상 도마에 오르는 것처럼 말입니다. 극중 장일준은 그보다 더 나가 가정을 초토화시키려 합니다.

'정치인의 자질'이란 건 항상 중요한 문제기에 정치인 가족의 문제는 도마에 오르는게 당연합니다. 재벌그룹의 불법 자금이 정치인에게 투입되었는 지 그 자녀들이 국민들과 다른 특혜를 누리지는 않았는지 감시되어야 하고 정치인 역시 그 정도는 감수를 하는 게 당연합니다. 그러나 장일준이 말하는 희생은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가족에게 상처를 주는 일방적인 강요라 할 수 있습니다.

정치 앞에서 사람들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치열해지는 대선 경쟁 중에 장일준과 김경모의 전쟁은 점점 더 비인간적인 모습으로 변해가겠지요. 장일준의 인간적인 고민과 행동은 과연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