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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프린세스, 공주는 잠만 잘 잔다

Shain 2011. 1. 2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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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이설(김태희)은 자신의 집에서 김다복으로 인해 '1초 엉겁 베드신'을 찍고 맙니다. 사진을 뺐기 위해 자신의 침대 위로 굴러버린 이설과 박해영(송승헌)은 다복에게 연인이란 오해를 받습니다. '포옹녀' 사건을 비롯한 여러 정황은 재벌가의 아들이 여대생과 사랑에 빠진 상황으로 볼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그 여대생이 황실의 공주란 사실은 엄청난 스캔들이랄 수 밖에 없지요.

이설과 박해영은 어젯밤에도 같은 집에서 머물게 됩니다. 교통사고를 당해 온몸에 상처가 난 이설의 옷을 갈아입히고 극진히 간호하는 해영은 다정하고 따뜻한 손길로 이마를 쓸어줍니다. 유독 차를 타든 침실에 들어가든 쉽게 잠드는 이설 공주는 이번에도 엉겁결에 '베드신'을 찍어버렸네요. 거짓 스캔들의 주인공들이 진짜 사랑에 빠지려면 이런 사소한 사고들은 자주 일어나 줘야죠.


해영의 할아버지 박동재(이순재)의 황실에 대한 집착은 정도를 넘어섰습니다. 박동재의 아버지, 즉 해영의 증조 할아버지는 순종을 최측근에서 모시며 독립운동 자금을 전달해주던 사람입니다. 박동재가 어린 마음에 그 재산을 일부 가로챈 것은 황실을 배신한 것이었을 뿐 만 아니라 죄책감을 느낄만한 일이지만 국가를 뒤흔들며 왕조를 다시 세우겠다는 건 자기만족일 뿐입니다.

고아로 자라 입양된 이설은 양부모에게 사랑받으며 자랐습니다. 자신을 데리러 오겠다는 아버지의 소식은 오매불망 기다려왔을 지언정 아버지 이한의 존재가 세상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으며 모욕 당하길 원치 않습니다. 박동재의 처사는 정치인들이 이한의 추문을 공개하도록 재촉했을 뿐입니다. 냉정한 세상 이치 앞에 황실의 권위로 아버지의 명예회복을 도모하겠다는 이설의 발상은 순진한 꿈일 뿐이죠.



하루 아침에 처지가 바뀐 두 사람

부잣집 손자에 외교부 서기관으로 잘 나가던 박해영은 늘 깔끔한 스타일의 고급스런 복장과 홀로 거주하는 넓은 저택을 가진 멋진 남자였습니다. 자신이 벌어들인 돈과 선물받은 자산이 많아 넉넉한 삶을 꾸려가던 박해영은 공주의 등장으로 하루 아침에 거리로 나앉을 처지가 되고 맙니다. 박동재는 집안의 모든 재산은 황실 재건을 위해 기증하고 황실에 반대하는 자신에겐 돈 한푼 물려줄 수 없다는 것이죠.

반대로 이설은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황실 분위기에 푹 빠져 있습니다. 해영의 집이든 차에서든 호텔에서든 가리지 않고 쉽게 잠드는 공주님은 운동장같은 침대에 누워 눈만 감으면 잠이 듭니다. 갑작스레 환경이 바뀐 이설은 공주가 되어야한다는 각오 보다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겠단 마음 뿐이지만 아무 생각없이 잠들어 버립니다.


'왕자와 거지'처럼 하루만 처지를 서로 바꿔 보자며 장난삼아 거주지를 갈아치운 것도 아니고 '가을동화'처럼 병원에서 친부모가 바뀌어 하루 아침에 재벌 손자에서 평범한 가정집 자녀가 된 것도 아닌데 이젠 '공주 알바'를 하던 여대생에게 공주님이라며 존대를 해야합니다.

'도피 행각'을 벌였던 지난 주 이설은 잠이든 해영의 속눈썹을 만져봅니다. '로맨틱 속눈썹남'이란 별명을 가져다준 그 장면에서 이설은 몰래 해영을 만져보기만 하던 '호기심'을 느끼던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해영이 잠든 이설을 어루만지며 돌봐줍니다. 죽을 끓여 숟가락까지 들고 떠먹여주는 이 두 사람, 자꾸 이런 베드신 사건이 일어나면 사귀지 않을 수 없겠는걸요.



무심한 공주는 잠만 잘 자고

오페라 '투란도투'에는 왕자 칼리프가 부르는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왕자의 이름을 알아내기 위해 바쁜 공주를 보며 왕자는 승리를 자신하지요.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종종 서로 다투며 티격태격하는 동안 서로를 더 잘 알아가기도 하고 상대에 대한 생각으로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고민하기도 합니다. 왕자 역시 창문 아래에서 줄리엣을 부르는 로미오의 심정이 되곤 하죠.

짠순이에 적당히 푼수끼가 넘치는 이설 공주는 남정우(류수영) 교수를 좋아하고 있습니다. 남정우는 본래 오윤주(박예진)과 사귀던 사이로 이제서야 이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잘 생기고 따뜻한 남정우만 보면 활짝 웃는 이설이 아직까지 해영은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고 서로 황실 재건 문제로 갈등하고 있으니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도 속마음을 터놓기는 힘들 것입니다.

어쩌다 이런 장면을 연출하게 됐을까? 침대에서 자주 만나는 두 사람


여론이 그 모양이니 공주가 되면 나랑 결혼해야한다는 박해영은 이설이 잠든 침실에 등장해 오늘부터 공주를 가르치는 사람이 됩니다. 국민투표 전에 사람들 앞에 공주를 내놓고 영국여왕을 환대하게 하자면 철없는 여대생이 품위있는 공주님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두 사람이 아웅다웅하는 동안 남다른 사랑이 싹틀 것은 안봐도 뻔한 이야기지요.

그 와중에 남정우를 사랑하는 이설에게 질투하는 해영의 모습, 해영이 진심으로 자신을 걱정하고 있는 마음을 오해하는 이설의 시선 등이 얽히면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가 더욱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사이에 공주님은 몇번이나 잠순이 노릇을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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