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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만점 뮤지션들의 축제, 그래미 어워드

Shain 2011. 2. 1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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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13일 미국 CBS에서 방영된 53번째 그래미 어워드, 해마다 그래미 어워드를 챙겨보는 성격은 아닙니다만 올해는 그동안 잊고 있었던 여러 뮤지션들이 출연한다고 하길래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 아카데미가 주체한다는 이 행사는 음반 분야의 최고 자리를 가리는 팝계 최대 행사 중 하나입니다. 병을 앓고 있는 아레사 프랭클린의 쾌유를 비는 오프닝으로 시작된 행사는 잠쉬도 쉬지 않고 뜨겁게 이어지더군요.

그들의 공연장면을 보고 있으면 '최고의 뮤지션'이라는 세간의 평가는 절대 거짓이 아닙니다. 그저 아이돌 뮤지션에다 어린아이려니 생각했던 저스틴 비버 조차 믿기 놀라운 라이브 실력과 춤솜씨를 자랑하더군요. 눈에 익지 않은 낯선이들의 공연도 이젠 노장이란 표현 조차 민망한 '전설'급 스타들까지 무대를 뜨겁게 달구는 실력 하나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습니다.

팝의 여왕 아레사 프랭클린의 쾌유를 비는 욜란다 아담스, 마티나 맥브라이드,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제니퍼 허드슨, 플로렌스 윌치의 공연. 오프닝을 장식한 곡은 'A Natural woman'



특히 드라마 'Glee'의 매튜 모리슨이나 레아 미셀, 'How I met your mother'의 닐 패트릭 해리스나 제이슨 시걸, 'NCIS'의 폴리 페렛 등이 중간중간 시상자나 진행자로 나서 미드팬들에게도 반가운 행사가 된 듯합니다. 또 뮤지컬 드라마 'Glee'의 'Don't stop Believing'은 최우수 팝 듀오(그룹) 보컬(Best Pop Performance by a Duo or Group with Vocals) 부문 후보로 오르기도 했습니다.

무엇 보다 최고의 축제에 어울리는 최고의 편집으로 한곡한곡 무대가 진행될 때 마다 그에 맞게 구성된 회전무대가 등장하여 쇼의 분위기를 제대로 살려주었는습니다. 이렇게 많은 유명 뮤지션이 참여한 콘서트는 쉽게 볼 수 없고, 놓칠 수 없는 구경거리죠. 관심있게 지켜본 분들이 많으니 수상결과는 이미 잘 알고 계신 분들이 더 많으리라 생각합니다(총 수상이 100개 분야가 넘기 때문에 주요 부문 발췌).



중간중간 진행자 혹은 시상자로 나선 배우들


미국 CBS에서 중계한 이번 시상식의 최대 장점은 수상 결과 보다는 콘서트를 방불케했던 놀라운 쇼 연출에 있습니다. 도저히 모으기 힘들 것 같은 다섯 여성, 그것도 가창력이 아레사 프랭클린 못지 않은 쟁쟁한 뮤지션들의 공연으로 시작한 시상식은 음악 장르와 분야를 가리지 않고 경쟁적으로 자신들의 끼와 열기를 마음껏 발산합니다. 한 분야의 최고로 인정 받아 무대 위에 선 사람들의 배짱이 느껴지더군요.

레이디 가가(Lady Gaga)는 사회자 리키 마틴의 소개대로 다음날 널리 회자되고도 남을 만한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펼쳤습니다.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그래미 주최측이 최고의 볼거리와 이슈를 원한다면 레이디 가가를 반드시 무대에 올렸어야 할 거라 봅니다. 아니나 다를까 알 속에 들어앉아 레드 카펫을 밟는 파격적인 모습으로 등장하더니 실리콘 소재로 보이는 특이한 의상으로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그래미 수상식에 관련되 올라온 동영상 중 압도적으로 많이 검색되는게 역시 레이디 가가더군요. 가가에게 호감이 없다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싱어송라이터로 활약하는 그녀의 재능과 패션감각, 퍼포먼스 능력을 인정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 알을 생각해낸 사람들도 대단하지만 멋진 쇼를 연출하는 가가도 대단한 사람입니다.

알에서 깨어나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알에 든 상태로 레드 카펫을 밟은 레이디 가가



리한나(Rihanna)와 에미넴(Eminem)의 공연,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와 어셔(Usher)의 공연 등 인상적인 무대가 많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 건 첫 그래미 참가라는 영국 출신 Muse의 Uprising 공연과 역시나 처음으로 그래미를 밟아본다는 영국 출신 믹 재거(Mick Jagger)의 무대였습니다. 솔로몬 버크(Solomon Burke)를 추모하기 위해 직접 무대에 오른 믹 재거는 롤링 스톤스 멤버입니다.

롤링 스톤스 데뷰 시절 함께 인기를 누렸고 늘 오프닝에 솔로몬 버크를 대동하곤 했었다는 믹 재거는 특유의 재기 발랄한 몸짓으로 무대를 달궈 올해 67세라는 나이를 믿을 수 없었습니다. 후배 연주자들과 함께 공연한 밥 딜런(Bob Dylan), 시상자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던 팝계의 또다른 여왕 바브라 스트라이샌드(Barbra Streisand) 역시 멋진 무대를 선보이며 쇼를 사로잡았지만 무대에 오른 내내 펄펄 뛰어다녔던 믹 재거의 힘을 넘어서기는 힘들었습니다.

2001년 경 처음 음악을 접했던 Muse가 그래미에 데뷰했다는 건 어떤 의미에선 의외입니다만 두 나라의 유행이 다른 걸 생각하면 자연스럽기도 합니다. 간만에 소식을 듣게 된 Sade 만큼이나 Muse의 미국 무대는 상당히 반갑더군요(미국에 간 것 조차 모르고 있다 보니). 후보에 오른 음반 'The Resistance'와 싱글곡 Uprising은 현장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게 하는 그런 곡입니다.



2011년 53회 그래미에서 최고의 영광을 누린 사람들은 누가 뭐래도 레이디 엔터벨룸(Lady Antebellum)이라 해야할 듯 합니다. 기립박수를 받았던 많은 스타들, 에미넴이나 레이디 가가처럼 한국 팬들에게도 매우 익숙한 스타들을 제치고 5관왕을 달성한 레이디 엔터벨룸은 앉아서 쉴 틈이 없을 정도로 자주 일어나 무대에 올라야했습니다. 'Need you now'가 좋은 노래라고는 생각을 했었지만 이 정도의 인기를 누릴 줄은 미처 생각해보지 못 했네요.

서버브(The Suburbs)가 Arcade Fire로 올해의 앨범 부분을 수상한 건 최대 이변이라 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평소 미국 음악으로 익숙한게 락 보다는 댄스곡이나 힙합, 랩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서버브가 낯설게 느껴질 만도 합니다. 캐나다 출신 혼성 7인 밴드인 서버브는 2004년 데뷰해 이례적인 인기를 끌긴 했지만 이번 수상은 의외라 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에미넴은 리커버리(Recovery)로 최우수 랩 앨범상을 수상했습니다.



문화란 것이 굳이 연령과 지역의 구분이 있는 건 아니겠지만 이전 세대에서 즐겨 듣던 노래와 음악을 신세대가 공감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고연령의 팝스타들이 어린 후배들과 정서적인 공감을 갖긴 꽤 힘든 작업이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70이 다 된 옛스타들의 무대와 만 16세인 저스틴 비버의 무대는 아주 잘 어울립니다. 만국 공통의 언어가 음악이기 때문인지 세월을 넘어설 수 있는 그들의 연륜과 실력 덕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넓은 음악 인구와 전문화된 시장이 존재하는 미국, 장르와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그들의 폭넓은 무대 만큼은 아니더라도 우리 나라 최고의 '음악 무대'가 존재했으면 하고 바라게 됩니다. 현존하는 음악 시상식이라도 권위와 전통을 가진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발전했으면 싶네요.


이미지 출처, 참고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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