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이야기/욕망의 불꽃

욕망의 불꽃, 백인기 운명을 암시하는 사진?

Shain 2011. 3. 20.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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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다 특별한 윤나영(신은경)의 야망을 위해 달려가던 드라마 '욕망의 불꽃'의 이야기가 드디어 첫회 시작 부분으로 돌아왔습니다. 촛불이 미미하게 어둠을 밝히는 그 방에서 윤나영의 숨겨진 딸 백인기(서우)는 약을 먹은 듯 힘을 잃어가고 차마 딸에게 하는 말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모진 말을 내뱉던 나영은 딸이 죽을까봐 놀라 어쩔 줄 모릅니다. 탐욕스럽게 의붓아들 민재(유승호)의 재벌 후계를 위해 매진하고 인기를 떼어내려 기를 쓰던 그녀에게 인기는 마지막 양심입니다.

드라마의 시작부에서 독하게 서로를 바라보던 모녀는 없잖아 배우들의 과장된 연기가 눈에 띄었습니다. 드라마의 결말부터 촬영하다 보니 상대방에 대한 감정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게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재벌가의 후계자로 거듭나고 싶은 나영의 마음은 냉정하게 딸을 외면하지 만은 못합니다. 갑자기 나타난 혹덩어리이지만 그냥 미워할 수 없는 존재가 그 딸아이입니다. 초반부엔 이런 애증의 감정을 쉽게 표현하기 힘들었을 거라 봅니다.


자, 이제는 민재까지 백인기가 자신의 누나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윤정숙(김희정)이 혜진이란 이름으로 입양해 키운 적도 있기 때문에 최소한 두 사람은 법적 사촌관계입니다. 김태진(이순재)도 김영식(김승현)도 김미진(손은서)도 나영과 인기의 관계를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그 집의 며느리로 남겠다는 건 박덕성(이세창)의 말대로 억지이고 과한 욕심일지 모릅니다. 어느 재벌가의 총수가 과거있는 며느리를 내버려두겠냐는 말에 나영은 움찔합니다.

직접 키웠기 때문에 볼 때 마다 안쓰러운 민재, 평생을 버려두었기 때문에 엄마의 정을 바라는게 불쌍하기만 인기. 인기를 직접 입양해 친엄마처럼 키우던 정숙은 영준(조성하)과의 사랑에 빠졌고 나영과 인기 사이에서 인기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과 결혼할 수 없는 동생, 민재를 제외한 누구에게도 배려받지 못하는 백인기는 지금 이 순간 해피엔딩을 바랄 수 있을까요.


두 아이를 위해 나영은 희생을 각오할까

한국에서도 방영된 적 있는 '작은 숙녀 링'이란 애니메이션을 보면 동양 혼혈인데다 공작 가문의 사생아로 취급받는 주인공 링을 위해 링의 아버지는 두번째 재혼을 합니다. 아들과 딸을 둔 부유한 미망인, 남작부인과 결혼한 링의 아버지 때문에 링과 링의 이복 언니 메리에게는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두 명의 남매가 생깁니다. 남작부인은 공작의 유일한 적자 혈통인 메리를 견제하기 위해 자신의 친아들과 메리를 결혼시키려 맘먹습니다.

몇몇 이야기 속에서 부모들이 재혼을 하긴 했지만 두 사람이 친남매가 아닌 경우엔 결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사촌 간의 결혼도 가능한 곳이 많으니 생물학적 남남이 결혼하는 게 어려울 리 없겠죠. 제도나 문화 밖에서 생각해보면 이런 문제는 절대 안된다 된다를 판단하기 보단 상황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문제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행복하기 위해 만든 가족인데 이런 상황에선 연인들을 위해 그닥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민재는 결국 결혼할 수 없는 이유를 이성적으로는 합당하다 생각해도 받아들이기 힘들 것입니다. 김영민(조민기)과 윤나영이 악다구니를 쓰며 결혼할 수 없다고 필사적으로 말렸던 이유를 이제서야 깨닫겠지만 이미 대서양 가문 사람들의 독기에 데일 만큼 데인 민재의 영혼이 그를 감당하기 힘들 것입니다. 반대로 '아무리 애써도 안되는게 있다'는 진리를 깨닫고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부모들과의 관계가 한동안 껄끄러워지겠죠.


지금 두 아이의 비밀을 아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기에 '하늘이시여'의 여주인공처럼 남몰래 결혼시키기도 힘든 상황이고 외국의 상황을 거론하며 남들이 어떻게 보든 상관없다며 결혼하게 내버려둘 수도 없는 일이니 두 사람의 관계는 도저히 어떻게 할 원하는대로 해결할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김태진은 백인기가 떠나는 조건으로 윤나영을 내쫓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목숨과 마찬가지라는 민재, 평생을 홀로 고생하게 만들었던 인기, 이 두 아이를 위해 자신이 떠나야할 지도 모릅니다.

예전에 이 드라마 '욕망의 불꽃'의 프로모션 사진이 특이하단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둘째 며느리가 엄연히 이 집안의 안 구성원인데도 불구하고 단체 사진에 빠져 있습니다. 대신 윤정숙과 백인기가 함께 가족사진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백인기의 양어머니인 정숙은 남애리(성현아)가 이혼선언을 한 이상 대서양 가족의 둘째 아들인 김영준과 맺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민재, 인기 두 사람이 남매란 것에 비하면 겹사돈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남애리도 가족사진에 들어가지 못하는데 왜 윤정숙과 백인기는 그 자리에 앉아 있을까요. 영민은 인기의 존재를 알게 된 후 인기 역시 자신의 딸이라며 감싸주려 한 일이 있습니다. 백인기는 정숙과 영준의 결합으로 민재의 사촌이 되던가 숨겨진 가족으로 인정받아 대서양의 일원이 되는 건 아닐까요. 주인공 네 사람의 사진이 연인의 사진이라기 보다 가족사진의 느낌이 강한 걸 보면 가능한 이야기 같습니다.



다시 그룹은 김태진의 손으로

지금까지의 결과를 보아서는 처음부터 김태진 회장은 치매를 가장해 자식들이 치열한 후계 싸움을 벌이게 만들고 대서양 그룹이 남장군(조경환)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계획을 세웠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막내아들 영민 부부는 계획을 원활하게 수행해줄 체스판의 장군이었고 나영과 영민은 제대로 자신들의 몫을 해냈습니다. 남애리가 김영준과 헤어지면 남장군 집안과의 완전히 남남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식 농사 잘못 지었다며 나영에게 고백하던 김태진의 진심은 어디까지가 진심일까요. 윤상훈(이호재)에 대한 미안함과 나영에 대한 죄책감도 전혀 느끼는 것 같지 않은 김태진은 영식과 미진을 거두는 인정을 보이는 순간도 있지만 나영을 내치겠다며 매몰차게 굴 때도 있습니다. 그는 좋은 기업가의 자질 중 하나를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거라 보면서도 동시에 남의 말에 좌우되지 않는 것도 자질 중 하나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백인기를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 없느냐, 그 결정권은 오로지 태진에게 달려 있습니다. 실제 이런 이야기들의 모델이 되는 재벌가에서 가족을 버리고 맞이하는 원칙이 엄격하다지만 친구의 가족을 불행하게 만든 책임으로 어려운 결단을 내릴 지도 모릅니다. 결국 이야기의 실마리를 풀어가는던 작가가 원하는 메시지는 한 재벌 가족의 갈등과 완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 3회 방영을 앞두고 주말극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는 '욕망의 불꽃', 그 마지막 마무리를 지켜봐야할 것같습니다. 울산시의 보조로 촬영된 드라마 '욕망의 불꽃'은 과도한 PPL로 입방아에 오른 적이 있는데 울산시에 대한 홍보 장면을 드라마에 삽입한 것도 인상적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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