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이야기/최고의 사랑

최고의 사랑, 두근두근에 중독된 독고진상

Shain 2011. 5. 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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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방송국에서 방영되든 '방송국'을 활용한 드라마가 제작되면 속어로 '대박'을 터트릴 수 밖에 없나 봅니다. 주인공들의 직업이 연예인이다 보면 PPL이나 광고를 수주하기도 쉽고 제작에 도움받기도 쉬워지겠지요. 덤으로 많은 연예인들이 까메오 출연을 할 수 있으니 화제성도 만발입니다. 어떻게 하든 방송국으로서는 그런 '테마'를 잡는게 남는 장사라 이야기만 잘 뽑아내면 평균 이상의 성공은 장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드라마 '최고의 사랑'의 작가진은 이야기만 썼다 하면 히트치는, 일명 '홍자매' 작가들이라고 합니다.

거기에 로맨틱 코미디 '시티홀'로 김선아와 함께 잘 알려진 차승원과 연기라면 '알아주는' 배우 공효진이 함께 새로운 '로코물'을 찍는다고 하니 제법 봐줄만한 작품이 나와줄 것 같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꽤 재미있는 코믹 멜로가 만들어졌더군요. 원래 '로열패밀리'나 '49일'같은 드라마를 시청하던 수목 시간에 이번에는 '로맨틱 코미디'를 선택하지 않으리라 마음 먹었는데 어쩌다 보니 자연스럽게 채널고정이 되어버렸습니다. 역시 '로코물'은 자연스럽게 빠져드는 매력이 있나 봅니다.

물론 또다른 주연들의 부자연스러운 존재감이나 약간은 과장된 연예인들에 대한 설정이 모두 다 공감이 가는 것만은 아닙니다만 일단 주연급 두 사람이 전체적인 분위기와 흐름을 아주 잘 잡아주고 있는 편입니다. 10년전에 잘 나갔던 걸그룹 리더였지만 지금은 비호감 1순위인 '예능인' 구애정(공효진)과 젊은 시절 심장수술을 받은 한류스타, 국내 호감 1순위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독고진(차승원).

비호감 1위는 알고 보면 소박하게 사는, 착실하게 '돈벌어다 주는' 착한 생계형 가장 연예인이고 호감 1위는 미국 감독에게 헐리우드 진출하게 해달라며 와인 뇌물이나 주고 평범한 사람들에게 왕 '싸가지'로 행동한다는 설정. 연예인이 타고 다니는 밴 바깥으로 쓰레기 버리라며 구애정을 윽박지르는 독고진, 아둥바둥 한 프로그램이라도 더 출연하려 애쓰는 구애정, 두 사람은 첫만남부터 좋아할 이유라곤 조금도 없는데 독고진의 심장이 위험하게 '두근두근' 뛰고 있네요.



네가 싫다며 악을 쓸 수도 없고

구애정이 잘 나가던 시절에 '음악중심'에서 6주 연속 1위를 차지한 노래가 '두근두근'이라고 합니다. 마치 과거 걸그룹이었던 '핑클'처럼 뜨거운 인기를 누리던 '국보소녀'들은 '샵'이라는 혼성그룹이 그랬듯 멤버 간의 불화설 때문에 해체한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사라집니다. 국보소녀 멤버 중 가장 큰 인기를 끌던 구애정은 솔로 1집을 냈지만 '쫄딱' 망해버렸고 기획사 사장이라는 문사장(최화정)은 구애정을 원수 보듯 합니다. 그 뒤로 약혼자가 있는 P모 연예인과 스캔들이 터져 계속 하락세가 되었다고 하네요.

일본 야쿠자의 현지처라는 설도 있고 몰래 숨겨둔 아이가 있다는 소문까지. 그동안 들어봤음직한 연예인들에 대한 모든 '악성 루머'는 하나도 빠짐없이 두루 섭렵한 비호감 '과거' 아이돌 스타. 오빠 구애환(정준하)은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고 아버지 구자철(한진희)은 집에서 조카를 돌봅니다. 오빠와 아빠는 애정이 벌어둔 돈을 꼬박꼬박 까먹어 이제는 작은 집 한채 뿐입니다. 길에서 알아보는 사람도 별로 없지만 예능감은 바닥. 프로그램 하나라도 더 출연해야 먹고 살 수 있는데 롤러코스터 타면서 짜장면 먹기가 그리 쉽나요.

반면 헐리우드 진출한다는 소문까지 있는 독고진은 어딜 가도 환영하는 사람들 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거만이랑 오만방자는 톱스타를 따라다니는 애교같은 거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영화 감독에게 폭행이라도 행사할 듯이 눈을 부라리는, 속어로 '진상'입니다. 국보소녀 전 멤버인 강세리(유인나)와 헤어진지 1년이 넘었는데 심심하면 기자들 앞에서 친한척 데이트하며 '훈남' 이미지를 만듭니다. 만든 영화가 지루해도 매너가 꽝이라도 한류 스타 독고진이 지나가는 자리엔 환영하는 팬들이 넘쳐납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지긋지긋할 만큼 서로 싫은 감정이 있더라도 사람들이 볼 때나 방송 중에는 '나쁜 말'을 할 수 없다는 겁니다. 독고진을 만난게 하루 중 가장 재수없는 일이었다는 이야길 했다간 구애정은 '공공의 적'에 등극해 밥줄이 끊고 악플의 타겟이 될 것입니다. 독고진 역시 구애정이 아무리 싫어도 남들 보는 앞에서는 적당히 받아쳐줘야 하는 입장입니다. 특히 남들에게 '까였다'라는 평을 듣자마자 네티즌의 악플이 달릴거라 생각하는 독고진은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는 구애정에게 함부로 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친한척 착한척 멋진척하는게 연예계라지만 둘은 도저히 '사랑'에 빠질 것같진 않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국보소녀의 '두근두근'을 듣고 있는 독고진상의 가슴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하네요. 독고진은 국보소녀가 한참 인기를 끌던 시절에 국보소녀의 노래를 들으며 심장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뒤로도 심장 박동수를 체크하는 시계를 차고 운동을 하거나 무리를 할 때 심장이 심하게 뛰는 건 아닌지 늘 체크하고 확인하는 꼼꼼한 성격이 됐습니다. 그 노래만 들으면 뛰는 심장, 차승원은 자기도 모르는 새 구애정에게 반한 모양입니다.

비호감 1순위로 '커플메이킹'이라는 짝짓기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구애정. 강세리와 제작진은 윤필주(윤계상)라는 잘 나가는 한의원장을 그 프로그램에 투입하기로 합니다. 국민 비호감 구애정이 첫 5분 만에 탈락하는 시나리오를 짜고 '웃음거리'로 만들 궁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희한하게 윤필주와 꼬인 구애정은 아무래도 그 프로그램에서 제법 오래 살아남을 것 같습니다. 시청자들이 보기엔 '윤필주와 구애정'이라는 기이한 커플이 탄생한 것처럼 보일텐데 속사정은 그게 아니올시다 뭐 이런 상황이 되버리는 거겠죠.



독고진의 심장은 왜 두근두근?

지금까지 등장하진 않았지만 독고진의 심장은 이식받은 것이거나 인공심장일 확률이 높습니다. 10년전 수술 담당 의사가 국보소녀의 '두근두근'을 들으며 수술을 한 까닭에 모종의 조건 반사가 생긴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자기도 모르는 새 구애정에게 푹 빠져버린 것인지 알 수 없지만(독고진의 심장이 구애정과 가까운 사람이 기증한 것이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다음주부터는 알게 모르게 가열찬 애정공세를 펼 것만 같습니다. 공효진이 걸그룹 역할을 했던 국보소녀의 '두근두근'이 듣고 싶은데 아직 음원 발매가 안됐더군요.

홍정은, 홍미란 작가의 기발한 아이디어에도 불구하고 최근 MBC 드라마들의 불편한 경향, PPL이 지나치게 많이 포함되는 건 피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주인공들이 연예인이다 보니 더욱 도드라지는 현상인가 싶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플메이킹' 프로그램의 가상 홈페이지나 광고 포스터를 직접 만들어 올리는 등 흥미로운 부분이 아주 많습니다. '49일'이나 '가시나무새'에 밀려 시청률 3위를 기록했지만 2회 때까지 조금씩 상승하는 추세더군요.

구애정과 독고진의 티격태격 러브 모드가 무르익지만 공식적으로 독고진과 강세리는 아직까지 연인 사이입니다. '커플메이킹' 프로그램에서는 윤필주와 구애정이 커플이 되어가는데 강세리는 윤필주에게 관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조금은 복잡한 사각관계에 수많은 방해물이 있습니다. 가짜 연인인 것을 들켜서도 안되고 진싸 사랑하는 사이인 걸 들켜서도 안되고 능청스럽게 몰래 몰래 사귀자면 별의별 스캔들이 다 터져나오겠지요.

올 한해 동안 평생 보지 못한 로맨틱 코미디를 다 보는 느낌인데 확실히 첫방영을 시청하고 보니 끊을 수가 없네요. 차승원과 공효진이라는 또다른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이 생기게 될 것인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이래저래 소문으로만 떠돌던 연예계 가십의 정체를 훔쳐본다(?)는 건 또다른 재미라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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