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이야기/최고의 사랑

최고의 사랑, 구애정이 필주와 맺어지지 않는 이유?

Shain 2011. 6. 4.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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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인기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애를 태우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다음주 예고편을 방송하지 않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 나라 특유의 쪽대본 제작 환경 때문에 미리 촬영해 놓지 못해 생기는 일일 수도 있지만(MBC 드라마 '동이'의 생방송 중계는 유명한 일이죠, 오전에 촬영, 위성 중계, 방송전 아슬아슬하게 편집완료) 대개는 미리 다음 내용이 알려져 시청자들의 김을 새게 하는 일, 즉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해서인 듯합니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그 다음주엔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궁금해하고 앞으로의 전개를 예상해보기도 합니다. 드라마 '최고의 사랑(최고사)'의 주인공 독고진(차승원)이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새드엔딩에 대한 예상, 혹은 국보소녀 한미나(배슬기)가 임신했거나 유산했던 과거 때문에 구애정(공효진)을 오해의 구렁텅이에서 구해주지도 않고 그렇게 빨리 은퇴해버렸다는 예측,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한 팬들은 지금까지 전개된 내용을 기반으로 작가의 의도를 생각해보곤 합니다.

윤필주(윤계상)의 한의원에 미나가 데려온 아기가 갓난아이였다는 이유로 한미나가 임신 때문에 사라졌다는 예상은 아닐 것같다는 의견도 많지만 미나의 현재 남편이 은퇴할 때 애정의 스폰서, 즉 뒷배가 되어준 부자 남편인 것은 확실합니다. 미나를 '사모님'이라 부르며 아기를 안아주던 여성이 한의원에 동행했고 당대 최고 인기 걸그룹을 해체한다는 구애정의 계획을 밀어줄 정도면 기획사를 상대할 수 있을 정도의 재벌이란 뜻일 겁니다. 미나는 분명 대중에게 연애를 공개할 수 없는 사정, 상대방이 나이가 아주 많다던가 임신을 했다던가 등의 스캔들거리가 있던 것만은 분명한데 그게 뭐냐가 관건이 되겠죠.

강세리(유인나)가 음료수에 약을 섞은 장난에 필요 이상으로 화를 내며 따귀를 때린 것도(배탈이 나 무대에 오르지 못한 정도로 화를 냈다기엔 과했죠) 미나의 상태를 지나치게 의식해서란 생각이 들고 뭔가 미나를 깔끔하게 은퇴시키기 위한 작전인 듯합니다. 그러다 보니 약에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임신을 그 원인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뭐 이 문제는 두고 보면 맞는지 아닌지 결론이 날 것이고 지금은 또다른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시점이 된 것 같습니다. 구애정이 완벽남 윤필주와 맺어질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가 생기지 않겠느냐는 예상 말이죠. 이런 생각 해보는 분들도 많은 것 같네요.



로맨틱 코미디의 특징은 사랑의 작대기

한국에서 제작되는 로맨틱 코미디를 안심하고(?) 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아무리 극한 갈등과 힘든 과정을 겪었더라도 해피엔딩으로 맺어지는 로코물이 많아 행복한 결말을 믿어도 된다는 것입니다. 어떤 고난도 유쾌하게 마무리되고 두 남녀 주인공이 맺어지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헐리우드식 로코물 해피엔딩과는 좀 다르지만 하여튼 '최고의 사랑'이 새드엔딩이 아닐 거라 생각하는 막연한 믿음 뒤에는 로코물이 슬프게 끝난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전통' 때문입니다.

또다른 로맨틱 코미디의 특징 중 하나는 등장한 인물들 간의 '짝짓기'가 대부분 완성된다는 점입니다. '미스리플리'같은 통속극에 주인공의 계모가 등장하면 그 계모는 반드시 또다른 주인공의 친어머니라는 공식이 생기듯 로맨틱 코미디에는 솔로였던 주조연 출연자들에게 파트너가 생기고야 만다는 룰같은게 있죠. '최고의사랑'에도 현재 솔로인 등장인물들이 몇 사람 있습니다. 애정의 오빠 구애환(정준하)이라던가 국보소녀 리더였던 제니(이희진), 독고진의 매니저 김재석(임지규) 등이 솔로입니다(이쪽 삼각관계도 꽤 귀엽죠).

자꾸 애정이네 집에 들락거리는게 수상한 필주 엄마

또 다른 솔로인 사람들은 구애정의 아버지 구자철(한진희)과 구자철을 강세리의 아버지로 착각했던 필주엄마(박원숙)이 있습니다. 배우 한진희와 박원숙은 젊은 시절에 멜로물의 단골 주인공이셨던 분들이라 많은 사람들이 이 두 사람이 혹시나 맺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모양입니다. 아무리 아들의 연애를 말리고 싶어라지만 지나치게 혼자 구애정의 집을 방문하는 횟수가 늘어가고 있고 구자철과 부딪히는 일도 늘어가니 그런 상상을 해보셨나봐요.

지금 '최고의 사랑'은 방영이 6회 밖에 남지 않은 상태로 전체 16부작의 이야기가 대부분 전개된 상황입니다. 젠틀하고 완벽한 남자, 윤필주 필라인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 상황이지만 철부지 바보 독고진 뽀로로를 지지하는 독라인이 절대다수랍니다. 특히 심장 수술을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자신의 운명을 결정해야하는 독고진, 구애정을 지켜주기 위해 폭행을 불사한 그의 열정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상태입니다.

두 남자를 저울질하는 나쁜 여자 제니?

상대가 아무리 악마같은 매니저라지만 사람을 폭행한 죄가 쉽게 덮어질 리는 없습니다. 곧 기자들의 타겟이 되고야 말 것이고 헐리우드로 피신한다 쳐도 인공심장의 고장, 심장수술 때문에 그의 운명은 한치앞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현재 구애정은 '커플메이킹'의 공식 파트너인 윤필주의 연인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고 독고진에게도 필주와의 러브라인을 공식화한 상황, 어떻게든 이 철부지 남자에게 돌아갈 이유가 없답니다. 계속 기다려준 필주에게 미안한 마음도 생길테지요.

인공심장이 국보소녀의 '두근두군' 노래에 최면이 걸려 구애정을 사랑한다고 착각했다? 이런 독고진에게 휘둘리는 여자가 된다는 건 상당한 용기가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그래도 구애정은 마치 양다리 걸치는 어장관리녀처럼 완벽한 필주를 두고 자신이 필요한 독고진 어린이에게 자꾸만 끌리고 있습니다. 독고진이 '극복'하고 에너지를 '충전'해서 수술에 성공하고 멋진 남자로 부활하자면 구애정의 변심은 필연적인 거 같은데, 글쎄 과연 홀로 남아야할 필주가 그 상황을 납득할 수 있을까요. 그때쯤 구자철과 필주 엄마의 로맨스가 끼어들거나 하는 건 아닐까요?



마무리는 러브라인의 정리

'짝짓기'의 법칙에 따르면 윤필주에게도 돌아갈 곳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닙니다. 굳이 필주 엄마와 구자철이 사귀지 않더라도 필주에겐 강세리라는 탑스타가 목을 매고 있는 상황이라 구애정이 독고진의 연인이 된다면 필주도 강세리의 연인이 되면 됩니다. 이건 로맨틱 코미디의 특징상 구태의연하긴 해도 '뭐 필주에게 그정도라도 해줘야지' 싶은 설정인데 가장 흥미로운 건 필주 엄마와 애정 아빠가 사귀느냐 보다 제니가 연하남을 고르느냐 애아빠를 고르느냐 하는 문제겠죠.

필라인이냐 독라인이냐(힘내라 독고진 감자)

국보소녀 팬이던 시절에 제니 누나 몰래 혼인신고서까지 작성했다는 김재석. 독고진의 나약한 매니저인 연하남도 매력적이지만 능청맞은 띵똥이 현규 아빠도 숨겨진 매력(매력이 있었나)이 있을 지 모릅니다. 구애정이 보기만 해도 열이 받는 뽀로로 독고진이 완벽해서 선택한 것은 아니듯 말입니다. 이 사람들의 러브라인이 깔끔하게 정리되려면 독고진과 구애정 사이에 뭔가 결정적인 갈등이 해소되는 '죽음'의 복선. 생사의 경계를 오가는 그 상황이 해결되어야할 것입니다.

강세리가 윤필주를 차지하기 위해 모종의 위험한 작전을 펼칠 것 같고 한미나가 구애정을 위해 자신의 과를 증언하게 되면 구애정도 독고진 못지 않은 '반전 연예인'으로 성공할 수 있습니다. 최고 탑스타 독고진과 연애를 해도 아무도 구박하지 않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죠. 강세리에겐 그때야 말로 윤필주와 기회가 생길 지도 모릅니다. 뭐 어느 쪽이 되는 앞으로 6회 밖에 남지 않았으니 팬들의 이런 왈가왈부도 끝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결말이 궁금하면서도 마지막회가 아쉬운 이런 기분, 로코물의 잔재미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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