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이야기/최고의 사랑

최고의사랑, 필라인을 단박에 무너뜨린 독고진 충전

Shain 2011. 6. 9.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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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고진 뽀로로의 인공심장은 10년전 수술을 받고 난 이후 한번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두근두근' 시간에 맞춰 심장을 뛰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마치 태엽을 감아놓은 뽀로로 인형처럼 째깍째깍 흐르는 시간에 맞춰 운동을 계속 하던 심장은 독고진의 특별 관리 덕분에 항상 60에서 90사이의 '정상' 심박수를 유지했고 독고진은 무사히 정상인들처럼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독고진의 심장이 힘차게 요동치고 고장나기 시작한 건 구애정(공효진)을 만났을 때부터였습니다.

독고진은 달리 뽀로로가 아니라 사랑하는 감정하고 심장이 아픈 이유 조차 구분도 못하는 철부지라서 유아들의 대통령 뽀로로랑 동급입니다. 철없는 일곱살짜리처럼 사랑하고 감싸주어야할 구애정을 그리 괴롭히고 울리더니 나중엔 심장수술할 때 국보소녀의 두근두근을 들어 최면에 걸린거라고 착각합니다. 찐감자를 거부했다고 울리고 감자 갖고 카레 만들어주러 왔다고 울리고 갖은 폼이란 폼은 다 잡더니 여자 앞에선 아이 보다 못한 독고진.

독고진과 구애정, 뽀로로와 패티, 싱크로율이 높지만 패티는 애인이 아닙니다.

이거 무슨 80년대 히트곡인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도 아니고 유아 뽀로로가 청년 뽀로로로 자라는 성장 드라마를 보는 것도 아닌데 그런 독고 뽀로로가 정신적인 성장을 한다는 것만으로 사랑이 완성되어 갑니다. 점순이 때문에 알싸한 동백꽃 향기를 거절하던 '나'가 그런 뽀로로의 성장을 지켜보며 조금씩 마음을 열고 뽀로로의 여자친구가 되는 것도 당연한 결과입니다. 문제는 이 독고진 구애정 러브라인, 즉 독라인에 대한 '당연한' 반대가 너무 만만치 않다는 것.

기획사 문대표(최화정)의 생각처럼 독라인은 전국민의 반대를 무릎써야하는 서로 손해만 보는 관계입니다. 애정과 독고 모두 공식적인 커플, 강세리(유인나)와 윤필주(윤계상)이 있고 무엇 보다 국민 비호감인 애정과 맺어진다면 헐리우드 진출까지 꿈꾸는 독고의 가격이 떨어져 버립니다. 애정의 오빠와 아빠도 가족같은 제니 언니(이희진)도 '못되쳐먹은' 독고 보다는 필주가 이상적이라며 '필라인'을 적극 밀어주고 있습니다. 그런 튼튼한 필라인이 독고의 사랑으로 무너져버렸습니다.



감자싹을 키우다 심장이 고장난 독고진

예전 국보소녀 매니저이자 구애정을 지독하게 괴롭히는 장실장(정만식)의 얼굴을 완전히 뭉개버린 독고진. 아무리 사랑을 위해서라도 너무나 엄청난 일을 저질렀기에 힘이 빠지고 기운도 빠지지만 자신의 집으로 찾아온 구애정의 '감자없는 카레'에 격려를 받아 밖으로 나갑니다. 폭행은 탑스타라도 비난당할 수 밖에 없고 앞길을 위협할 수 밖에 없는 대형사건인데 독고진은 문대표의 노력과 자신의 인기로 장실장의 입을 막아버립니다.

구애정은 이미 '커플메이킹'에서 윤필주의 손을 잡아 필주와의 사랑을 알콩달콩 키워가면 되는 상황입니다. 인간적으로도 성숙하고 절대 애정을 울릴 것같지 않은 완벽한 남자 윤필주는 늘 다정하게 애정의 마음을 먼저 알아주는 사람입니다. 커플메이킹 촬영 때문이 아니라도 먼저 손을 내밀어 잡고 싶은 멋진 남자 윤필주. 필주 역시 안타까운 애정의 행보를 지켜보다 독고진에 대한 마음을 정리해달라며 당연한 요구를 해옵니다.

그런데 이 '완벽남' 윤필주가 선택한 여자 구애정은 세리의 말대로 오지랖넓고 착한 여자라 몸이 아픈 독고진을 떠나기 힘들어합니다. 자신 때문에 장실장을 폭행할 만큼 앞뒤 분간도 못하고 철없어 아무 말이나 내뱉고 심장은 고장나서 언제 죽을 지 모르고 구애정 보고 싶다고 몰래몰래 구애정의 침실로 들어오는(그 불쌍한 팬티 사건이 그대로 역행되다니 엄청 웃겼습니다) 이 철부지가 신경이 쓰여 견딜 수가 없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묘한 심리 중 하나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 보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더욱 마음이 간다는 것입니다. 마치 자신의 손길이 필요한 아기를 돌보듯 하나하나 챙겨주는 것도 사랑의 묘미 중 하나인데 늘 타인의 행복을 신경써왔던 구애정이 현규(양한열) 만큼이나 애같은 독고진이 마음에 걸리는 건 어쩌면 당연합니다. 애정 앞에서 멋있는 척 완벽한 척 폼을 잡기 보다 떼쓰며 무너진 독고진의 전략(?)이 나름 똑똑한 대처였던 거죠.

결정적으로 구애정이 필라인을 무너뜨린 건 폭행 사건 이후 휴대폰 건전지처럼 자신을 '충전'해달라는 독고진의 부탁 때문이기도 하지만 '고장나서 구애정을 제대로 잡을 수 없다'는 독고진이 보내온 사진 한장 때문이었습니다. 필주의 손을 잡고 집앞에서 독고진을 무시한 채 집으로 들어간 애정은 눈물을 참을 수 없습니다. 독고진에 대한 마음을 완전히 정리한다는게 쉽지 않습니다. 그런 애정에게 필주가 전해준 독고진의 사진 한장.

바로 구애정이 가져온 감자들 중에서 살아남은 그 감자, '감자처형식'에서 살아남은 싹이 난 감자, 그 감자가 독을 이기고 깊게 뿌리내리며 자라 꽃까지 피우려는 모습에 구애정은 독고진의 충전기가 되어주기로 합니다. 자신을 외면하고 간 애정 때문에 눈물흘리던 독고가 구애정의 손을 잡고 키스하는 모습. 독고앓이와 필주앓이를 뒤로하고 독고 뽀로로의 사랑은 그렇게 완성이 되려나 봅니다. 감자싹의 독 때문에 고장난 심장이 기운내서 힘차게 재수술을 받을 일만 남았네요.



심장수술을 준비하는 독고진

드라마 '최고의 사랑(최고사)에는 아주 많은 OST가 포함되어 있고 그중 가장 화제를 끈 노래 중 하나는 사랑에 빠지는 애정의 심정을 노래한 국보소녀의 '두근두근'입니다. 독고진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노래가 K.Will의 '리얼러브송'이지요. 또다른 OST 중 하나인 허각의 '나를 잊지 말아요'의 가사 내용은 심장수술을 앞둔 독고진의 심정을 노래한 슬픈 노래입니다. '일초를 살아도 그대 사랑하는 마음 하나 뿐'이라는 가사는 어쩌면 독고진이 죽을 수도 있다는 슬픈 예감을 노래합니다.

두 사람이 사랑을 확인하고 보니 착한 남자 윤필주에 대한 아쉬움도 크지만 앞으로 둘이 함께 풀어가야할 문제가 산더미네요. 장실장은 강세리와 함께 애정을 괴롭히지 못해 안달일테고 탑스타가 사랑에 빠졌다는 게 알려지면 사방이 적으로 변할 지도 모르겠구요. 한미나와 국보소녀 해체의 비밀이 완전히 풀리지도 않은 상태에서 구애정을 지키겠다 선언한 독고진은 일단 수술부터 받아야합니다. 구애정을 지키겠다고 선언은 했지만 제 코가 석자인 셈이죠.

로맨틱 코미디의 특징상 떼쟁이에 못되쳐먹은 똥꼬진이 언젠가는 멋진 남자가 되어 구애정의 기사가 되어줄 거라 생각은 했습니다만 둘의 닭살 애정이 어떤식으로 펼쳐질지도 좀 궁금해요. 자 이제부터는 그동안 못 부린 어리광을 마음껏 구애정에게 표현할 독고진, 오늘밤 예고편을 보니 매니저 김재석(임지규)이 둘의 다정한 소풍에 끼어든다고 하고 필주가 독고진의 심장이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게 된다고 하는데 실연당한 '아무나 한의사'가 애정에게 변함없는 따뜻함을 보여줄까요. 벌써부터 다음 이야기가 참 궁금해지는 걸 보니 이 드라마 애물은 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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