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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바치 11

짝패, 동녀 천둥의 운명을 바꿀 변수 되나

예전에 한참 온라인에서 '세대 간 이념 대립' 현상이 극화되었을 때(따지고 보면 이념의 대립이라기 보단 입장 차이랄 수 있겠지만) '한겨례21'에 흥미로운 풍자 카툰이 실린 적이 있습니다. 한 젊은이가 게시판에서 '수구꼴통'이라며 죽어라 갈등하던 네티즌이 알고 보니 자신의 아버지였다는 웃지 못할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그 아버지는 자신을 두고 '빨갱이'라고 불렀다는 것, 생각 안해봐도 뻔히 알 수 있겠지요. 천둥(천정명)신분이 뒤바뀌지 않았다면 이 정도의 극적인 갈등은 없었을 지 몰라도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은 일부분 운명적인 것입니다. 민중사극을 표방한 드라마 '짝패'의 이야기는 이제 마지막 부분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썩고 부패하고 희망이 없어 보이는 조선 사회에서 신음하던 민중, 그중에서도 아래적의..

짝패, 안동김씨 김진사의 미심쩍은 본심

한몫잡을 궁리만 하는 천하의 노름꾼에 주막집 주모 기둥서방 노릇이나 하던 조선달(정찬)의 죽음, 드라마 '짝패'의 귀동(이상윤)을 둘러싼 출생의 비밀을 감추려 하는 사람들, 막순(윤유선), 쇠돌(정인기), 현감(김명수), 삼월(이지수), 김진사(최종환)의 욕심이 엇갈리는 가운데 드라마 '짝패'는 뜬금없는 살인 미스터리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쉽게 남의 목숨을 빼앗을 만큼 모진 사람들도 아닌데다 대부분 자신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조선달이 가진 환표를 훔쳐간 공포교(공형진)까지 끼어들어 사건은 점점 더 오리무중입니다. '조선달 죽음'으로 가장 큰 이익을 얻는 사람은 누굴까. 막순이나 귀동에게도 다행스런 일이지만 지금으로서 가장 의심스러운 인물은 '김진사'입니다. 저잣거리 도..

짝패, 평양감사는 왜 호조에 뇌물을 보냈을까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와 제도에 반발한다는 건 생각 보다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남들은 모두 아무 일 없는 듯 잘 살고 있는데 나만 이 불합리에 반발하는 건 아닐까 내가 반발하는 행동 하나가 내 가족들과 친구들의 안전을 위협한 거 아닐까 딱히 소심한 사람도 아니고 법에 어긋나는 불법적인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두려운 생각이 드는게 당연합니다. 최근 포털이나 블로그에 이런 저런 글을 올렸다가 원칙도 없이 삭제당했노라 하는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는 걸로 보아 아직도 글이나 말로 그런 마음을 표현하기 어려운 시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썩어빠진 조선 후기 사회의 백성들, 의적들이 돌린 엽전 한두냥에 생계가 달려 있고 뇌물과 비리에 점철된 포도청과 관료들에 숨이 막히는 그들의 숨통을 틔워준 '의..

짝패, 그들 중 김진사가 가장 나쁜 사람이다

어떻게 보면 이런 표현을 써야 한다는게 아직까지 우리 사회가 '영웅'에 목마르다는 증거일 수도 있지만 저는 아직도 '깨끗하고 정의로운' 정치인에 대한 꿈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뽑아줄 사람도 없고 쓸만한 사람도 없다는 '인물론'이 우리 나라 정치를 망치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서도 누군가의 앞에서 앞장서는 사람들만은 기본적인 자질을 갖추고 살았으면 하고 바라게 됩니다. 따지고 보면 '영웅'이 주무르는 나라에서 벗어나자면 국민 하나하나의 각성이 중요하지 영웅이 수십명 나와야하는 건 아닌데 말입니다. '민중'이란 단어의 뜻엔 피지배계급이란 의미가 있습니다. 즉 나라를 다스리는 왕도 아니고 신하도 아닌 '민중'의 이야기라는 드라마 '짝패'엔 그래서 남보다 훨씬 잘나고 뛰어난 영웅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짝패, 천둥을 '버려진 아이'로 만드는 두 여자의 악행

한 인간의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성이 있다면 그건 바로 부모와 배우자입니다. 딸에게는 아버지가 세상 남자들의 유형을 보여주는 첫번째 모델이고 남편이 그 이상과 현실이 얼마나 다른지 깨우치게 해주는 현실입니다. 마찬가지로 아들에게는 어머니가 세상 여자들의 첫번째 모델이고 아내가 자신이 처한 현실이 되겠죠. 종종 내 배우자가 부모와 다르다고 타박하는 부부들의 다툼은 부모의 모습을 배우자에게서 찾는 철없는 푸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성과 수월하게 결합하지 못하는 유형의 남녀 중에는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부모의 기억에 좌우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부모가 자신에게 상식적으로나 감성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일삼을 경우 '세상의 남자는 다 똑같다' 같은 불신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게 됩니다..

짝패, 회초리질처럼 경쾌한 새로운 출발

드라마의 초반부를 즐겁게 장식하던 '짝패'의 아역들은 퇴장하고 어제 방영분부터 성인연기자들의 출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한판 즐겁게 놀다 사라진 마당놀이패들처럼 아역들이 깊은 인상을 남겼기에 성인연기자들의 부조화를 걱정하신 분들이 많은 듯합니다. 특히 배우 천정명이나 한지혜는 사극이 처음인데다 어색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 우려섞인 목소리가 종종 들려옵니다. 물론 그 두 사람이 배우로서 아직 연륜이 더 필요한 사람들일 수 있겠지만 저는 이 드라마가 '민중사극'이라 불리는 까닭을 더욱 주목해야할 듯 합니다. 서민 드라마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김운경 작가가 배우의 연기력을 몰라 볼 리도 없고 주연급 배우를 섭외하기 힘들어 아무나 골랐다는 생각은 더더욱 들지 않습니다. 조선 사회를 이루고 있던 다양한 ..

짝패, 다음 생에 온새미로 만나지려나

말이 존귀한 임금이었지 허수아비와 다름없었던 '강화도령 철종'은 타고난 개인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왕으로서 제 구실을 하기 힘든 왕이었습니다. 철종의 할아버지는 은언군, 사도세자의 서자로 왕권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고 은언군과 그의 후손들은 왕족이란 이유로 역모만 있다 하면 연루되는 비극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은언군 역시 정순왕후 수렴청정 시기(순조)에 종교박해로 사사당합니다. 철종 임금을 다룬 드라마는 제 기억에 단 한편 밖에 없습니다. 바로 'MBC 조선왕조오백년 대원군' 편으로 지게들고 나무하던 더벅머리 총각(최수종)은 하루아침에 왕이 되어 궁에 들어갔고, 철종은 강화도에서 같이 살던 첫사랑 양순이를 그리워했지만 평생 못 만나고 죽고 말았습니다. 뜻을 펼치기는 커녕 수렴청정하는 대비의 뜻대로 왕실이..

짝패, 분노하는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22일 전세계 타전된 리비아의 유혈 사태, 시위대에 군대가 무차별 폭격을 가했다는 소식은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더우기 시민에게 발포하길 거부했다 처참하게 화형당한 여섯 군인의 동영상은 인간이 권력 앞에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 지 끔찍하기 짝이 없단 생각 밖에 들지 않습니다. 이집트에서도 시위 중 수백명이 죽었지만 이후 경찰과 군인은 시위대 공격을 거부했습니다. 리비아 군인들은 용병까지 동원해 국민들을 공격했다고 합니다. 42년 카다피 정권은 이제 시민들의 피 앞에 무너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과 이집트의 혁명은 그들의 독재자를 몰아내게 만들었고 두 나라에 새로운 질서를 형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중동 지역에서 불기 시작한 개혁의 바람은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

짝패, 천둥과 귀동의 치기어린 요람기

사극을 시청할 때 요즘은 쓰지 않는 오래된 단어들이 등장하는 걸 보며 사극이나 시대극이 세대를 아우르는 작품이 되긴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갖바치'란 단어도 그랬지만 '왈자'나 '상여집' 같은 낯선 문화를 알아듣거나 체감할 수 있는 연령층이 10대나 20대는 아닐 것입니다. 정확한 시대 고증을 거쳐 제작하면 'KBS 추노'가 그랬듯 방영 내내 한글도 해석해주는 자막과 함께 하는 드라마가 될 가능성이 높겠죠. 'MBC 짝패'엔 이제 사라져 볼 수 없는 여러 모습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황노인(임현식) 가죽을 다듬어 말리는 모습이나 강포수(권오중)이 토끼털을 뽑아 손질하던 모습은 흔하진 않아도 종종 볼 수 있던 풍경이고, 장꼭지(이문식)의 패처럼 당당하진 않았지만 무서운 '왕초'를 중심으로 떼지어 ..

짝패, 달이는 가파치 딸이 아니라 갖바치 딸

예전에도 한번 적은 적이 있지만 한글 중 '가파치'라는 용어는 없습니다. 다만 갖신 즉 가죽신을 지어파는 예전 직업을 일컫는 '갖바치'라는 말은 있지요. '가파치' 또는 '카파치'는 그 직업을 소리나는대로 읽어 표현한 국산 가죽 제품 브랜드라고 합니다. 고어를 현대에 되살려 예쁜 작명을 한 것은 좋은데 원어까지 잊혀지는 현상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많은 기자들이 갖바치를 가파치로 적은 탓에 의외로 많은 검색어가 '가파치'로 유입됩니다. 귀동(최우식)의 부탁대로 몇날밤을 새워 좋은 가죽으로 꽃신을 지은 달이(이선영)은 갖바치의 딸로 누구 보다 뛰어난 가죽신 장인입니다. 현감의 이중 군역 때문에 매를 맞아야 했던 붓들 아범(임대호)은 붓들(백성흠)과 함께 백정일을 합니다. 동녀(전세연)는 선비인 아버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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