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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평왕 25

미실의 죽음은 MBC 선덕여왕 최고의 사건?

MBC 드라마 선덕여왕 등장인물, 미실의 최후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많다. 아예 미실이 죽으면 더 이상 재미가 없다 단언하는 사람도 많다. 과거에 같은 작가가 제작한 '대장금'에서 한상궁 마마가 죽었을 때도 이 정도 소란은 일지 않았다. 주인공에 맞먹는 비중을 담당한 배역인 탓이기도 하고 극 자체가 미실을 중심으로 이끌어진 탓이기도 하다. 재밌는 건 화제가 되는 미실의 행동은 대부분 사서에 적힌 것들이 아니란 점이다. 미실은 설원랑에게 보관하게 했던 진흥왕의 밀서를 어떤 카드로 쓰고 싶어 했을까? 공주를 지키기 위해 어머니를 공격했던 비담은 왜 남겨진 진흥왕의 유지를 보고 새삼스레 벌벌 떨며 두려워한 것일까? 흰옷을 입은 설원랑과 반란을 주도한 칠숙과 석품의 운명은 앞으로 어찌될 것인가? 이미 미실 궁주..

미실 떠난 선덕여왕에 새 인물 등장할까?

선덕여왕이 정식사서와 연대기를 기반으로 하지 않아 상황 표현에 자유로운 만큼 최근 지적되는 장면들이 많다. 고증에 맞지 않는 소품이나 시기적으로 20-30년씩 차이가 나는 사건을 이야기에 적용하는 등. 외국에도 이미 연대기와 사서를 무시하고 역사 속 한 장면이나 인물을 임의로 채택하여 만들어지는 '컨셉형 사극'들이 많지만 역사와 다른 사극을 본다는 건 시청자들에게 아직은 논란거리일 것이다. 당나라에게 큰소리치며 처세를 유리하게 만드는 미실이 통쾌하게 여겨지기는 하지만 그런 종류의 풍자(사실 풍자 부분은 몹시 좋아한다)가 약점을 커버해주는 것만은 아니다. 진평왕 54년경까지 살아 있었다면 80세가 넘었을 미실, 그리고 훨씬 더 나이가 많이 들었어야할 선덕여왕의 인물들은 화랑세기, 삼국사기를 다 따져봐도 더..

화랑세기 기반의 '선덕여왕'과 삼국사기 기반의 '삼국기'

MBC 선덕여왕은 화랑세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사실 기존에 정식 사서로 인정되던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만으론 이렇게 복잡한 구조의 드라마가 탄생하기 힘들다. 실제 1992년 방영된 KBS의 삼국기에서 선덕여왕이 할 수 있었던 역할은 그리 크지 않았다. 유물을 보며 신라가 모계사회였다거나 성적으로 다른 개념을 가진 나라였다 추측하는 경우는 있었어도 화랑세기가 등장하기 전까진 미실은 상상할 수 없는 캐릭터였다. KBS 삼국기 등장인물은 삼국사기를 기반으로 하기에 드라마 선덕여왕과 인물이 겹치면서도 동일하지 않다. 김유신, 김춘추, 선덕여왕, 김용춘, 김서현, 만명부인, 진평왕, 비담, 염종, 알천 등의 인물은 두 사서 모두 인정한 역사적 인물들이기에 출연하고 있지만 나머지 출연진들은 아예 다르거나 가상의 ..

미실의 난,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

계속 같은 검색어로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아 반복적으로 설명할 수 밖에 없는 부분, 바로 MBC 드라마 선덕여왕의 근간, 화랑세기는 위작 논란이 있어 정확한 사서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점. 미실이 실존인물인지 아닌지 조차 알 수 없다는 점, 미실의 난을 비롯한 최근 드라마 속 묘사 장면들은 삼국사기, 삼국유사는 커녕 화랑세기 조차 실리지 않은 내용이라는 점. 이 모든 전제에서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야한다. 미실의 최후는 소설 선덕여왕과 같을까, 아니면 독자적인 장면을 새로이 만들어낼까. 미실의 최후, 그 마지막 장면의 키워드가 될 비담 역 김남길씨가 촬영 중 낙마해 큰 부상을 당했단 기사를 읽었다. 입원 중이라 후속 촬영까지 염려될 지경이라 한다. 촬영이 길고 힘들어 주연급 배우들이 몹시 앓고 있단 ..

드라마 선덕여왕에 끼어든 현대 정치

MBC 선덕여왕의 시청율이 소폭 하락해 '국민 드라마'의 꿈에서 멀어지고 있단 기사가 종종 뜨는데 시청자의 한사람이 보기엔 정말 그 시청율이 정확한가 싶을 정도로 이야기가 재미있게 흘러가는 중이다. 사극으로서의 완성도는 이미 포기해버렸지만 정치 풍자나 드라마로서의 완성도는 나날이 발전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캐릭터 설정, 인과관계, 이야기의 긴장감이나 흐름이 재미있는데다 대사 선택도 탁월하다. 덕만공주는 귀족으로 똘똘 뭉친 미실의 분란을 꾀하기 위해 조세 제도를 개혁한다. 그들의 정치 다툼에 이권이 개입하면 부의 편차가 큰 귀족들은 분열하기 때문이다. 미실 역시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화백회의를 활용하고 덕만은 아예 화백회의 만장일치를 중망결로 바꾸자 제안한다. 미실은 정권의 이익을 위해 제도를 바꾸는 ..

미실의 최후와 칠숙 석품의 난, 그리고 염장공

또다시 변명을 하자면, 이제 스스로 시들해진줄 알았던 MBC 선덕여왕에 대한 열기가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 모 신문이 지적한 대로 현 시대 상황을 비유하는 날카로운 명대사들 때문인지 '종부세' 인상과 부유층의 반발이 연상되는 드라마 장면장면 때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시대적인 소재를 드라마에 잘 요약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런 것이 바로 대중문화, 드라마의 진정한 기능 아닐까? 자기 욕망을 가진 여자 미실, 드라마에서 묘사하는 미실이 악녀스러운 구석이 있긴 하지만, 정치인으로서의 그녀는 기본 자질 만은 갖춘 셈이다. 대표 귀족으로 설정된 그녀는 진보 연합을 연상시키는 철딱서니 김춘추와 신생 덕만, 알천랑의 토호세력, 가야계의 김유신을 모두 맞서야하는 운명에 처했다. 귀족인 미실에 대항해 백성을..

선덕여왕의 권력은 불교 사찰로 완성된다

판타지 퓨전사극답게 선덕여왕과 미실의 그릇(?) 대결이 한참인 MBC 선덕여왕. 대원신통이었던 미실, 그리고 신라왕실은 각종 제를 지내는 경우가 많아 선덕여왕 역시 즉위 2년에 신궁에서 제사를 올린다. 그 시기의 나라는 왕족을 신과 동일시할 정도로 우러러 보아야 왕권이 강화되고 권력 기반을 다질 수 있다. 미실과 그 전대의 왕족(대원신통)은 신라에서 모시던 고유의 신이 있었고 기우제를 올리는 등 국가의 제례를 담당하여 권력의 한 축이 되었다. 선덕여왕의 업적 중 즉위 원년에 적힌 구휼에 관한 부분, 또 침략 전쟁에 대응한 부분 등으로 여왕의 능력은 짐작할 수 있으나 사서의 기록이 선명치는 않다. 삼국사기의 기록으로 보아 여왕은 김유신, 김춘추, 알천 등을 등용했으며 신생 세력, 가야계에 후했던 것으로 보..

드라마와 문화 2009.10.17

미실, 이제 그녀의 최후 평가를 남겨두다

기존 사극에서 후궁의 정치 참여는 궁중 암투 정도로 부각되던 게 사실이다. 달콤한 말과 눈물로 왕의 마음을 뺐고 권력을 농락하던 후궁이 여성 영웅의 부각과 더불어 왕을 공포에 떨게 하는 후궁으로 발전했다. 미실 새주의 출연 회수가 8회 연장되었다는데 앞으로는 서서히 몰락해가는 일만 남은 그녀의 앞날이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그녀는 과연 소설과 같은 평화로운 죽음을 맞을 것인가? 선덕여왕의 재미 중 하나는 기존 사극(주로 환상의 인물을 활용한 판타지 사극이지만)이 활용하던 한가지 틀을 벗어났다는 점에 있다. 주인공을 정점으로 펼쳐지는 영웅의 대의와 모험담, 그리고 성장이 기존 사극의 내용이었다면 선덕여왕은 주인공 이외의 인물도 꼼꼼하게 설정하고 다섯명 이상의 중심인물을 활용하는 패턴을 보여준다. 주인공의 가..

드라마와 문화 2009.10.14

철가면을 쓴 검은 화랑 비담, 그리고 비형랑

사서에 등장한 비담(毗曇)의 기록은 몇 줄 되지 않는다. 골품과 관등제도가 유지된 신라 시대니 높은 골품의 왕족이었다 추측할 뿐이다. 비담은 선덕여왕이 죽을 때 쯤 갑자기 사서에 등장해 진덕여왕이 즉위하자 마자 9족을 멸하는 처형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부모가 누군지도 모른다. 반역자의 정보를 상세히 적는 나라는 흔치 않으니 선덕여왕 제작진은 그의 캐릭터를 설정함에 자유로움을 느낀 동시에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말 그대로 암흑 속의 인물이다. 최고의 상대등 비담이 반역을 일으키기 위해선 시청자를 설득할 수 있는 충분한 배경이 있어야 한다. MBC 선덕여왕에서 셋팅한 비담의 어두움은 '출생의 비밀'에서 출발한다. 태어나자 마자 쓸모가 없다며 버린 어머니, 자신을 친자식 보다 사랑했고 모든 걸 주겠다고 했..

신라왕의 발목을 잡은 진골 귀족들

현대인이 사극을 볼 때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바로 주인공이 내뱉는 '백성을 위한다'라는 표현이다. 왕이나 귀족 중에 진정 백성을 위해 큰 뜻을 세웠던 영웅이 없었다는 말이 아니라 그 말의 실천 방법이나 배경이 우리가 알고 있는 관점과는 다르단 것이다. 그들이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충성한다는 가치관 조차 그 큰 뿌리는 다르다. 영웅은 권력을 꾀하다 보니 '우연히' 백성을 염려했는가 아니면 백성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 했는가? 드라마 속 수품, 수울부 등을 비롯한 신라 귀족(화랑을 비롯한 진골이 많았으니 대개 왕족)들이 비싼 값에 곡식을 매점매석해 평민들은 수만금을 줘도 먹을 것을 구할 수 없는 상황때문에 굶주린다. 장사치들은 귀족들의 속셈도 알 바 아니고 백성들의 딱함도 헤아릴 바 아니니 단지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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