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이야기/넝쿨째 굴러온 당신

넝쿨째굴러온당신, 얌체같은 밉상 시누이 방말숙 자기 무덤파다

Shain 2012. 4. 1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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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도 여자고 시누이도 여자인데 왜 같은 여자인 며느리를 못 잡아먹어 안달일까. 흔히 고부 갈등과 시집살이를 보며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들 합니다. 그러나 시집살이를 단순히 여자들 만의 다툼으로 국한시키는 건 그 본질을 잘못 이해한 것이며 가정 문제의 책임을 한 성별에게 전가시킨 것에 불과합니다. 시집살이의 핵심은 대가족 중심의 집단문화와 서열문화가 낳은 불합리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가족을 이루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비단 가족 뿐 아니라 많은 조직에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그걸 유독 여자들 문제로 치부할 까닭은 없습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며느리 차윤희(김남주)는 갑자기 나타난 남편의 가족들 때문에 때아닌 시집살이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친절이 너무 넘쳐 현관문 비밀번호까지 물어보는 시어머니는 살림살이를 살펴주는 것인지 감시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고 열두살 살이나 어린 같잖은 시누이는 며느리 도리 운운하며 차윤희를 괴롭힙니다. 할아버지 제사날은 윤희 결혼기념일이랑 같다고 하고 유학을 포기하는 바람에 직장은 전쟁터인데 윗층사는 작은 아버지까지 시집살이를 거들려고 합니다. 이래가지곤 집에 돌아와서 쉬는게 아니라 중노동을 하게 생겼습니다.

남자와 여자 앞에서 인상이 싹 바귀는 방말숙.

막내 시누이 방말숙(오연서)는 남자들에게 비싼 명품이나 뜯어내는 속칭 '된장녀' 주제에 언제부터 그렇게 도리를 따졌던 걸까요. 예전부터 허리가 아팠다는 어머니 엄청애(윤여정)가 로션병에 미끄러져 넘어지자 길길이 날뛰며 윤희 탓을 하고 청애의 병시중을 들고 제사 준비를 대신 하라는 등 갖은 잔소리를 해댑니다. 보면볼수록 여간 못된게 아닙니다. 바람둥이 차세광(강민혁)에게 하는 반만큼만 윤희에게 해도 좋으련만 사사건건 트집잡는 그녀는 속담에 나오는 '말리는 시누이'입니다. 여기저기 미운 말을 골라 퍼트리며 윤희 험담을 합니다.

말숙은 원래도 미운 짓을 골라하는 성격인 건 사실이지만 왜 유독 윤희를 더 못살게 굴까요. 자기 이익을 위해서라면 싫은 남자에게도 방긋방긋 웃어줄 수 있는 그녀가 돈잘쓰는 새언니에게 밉보여 좋은 점이 뭘까요. 태어나 얼굴 한번 안본 오빠 방귀남(유준상)은 이웃집 아저씨처럼 어려워하면서도 새언니 윤희 만은 바득바득 이기려고 듭니다. 엄청애가 사다주라는 비싼 명품백 대신 가짜를 사다줘 윤희를 곤란에 빠트리기도 하는 말숙. 이게 단순히 심술이기만 한 걸까요. 시누이 본능도 시어머니 본능 만큼이나 복잡한가 봅니다.



약삭빠른 방말숙 자신의 무덤을 파고 있다

극중 이숙(조윤희)과 말숙은 상당히 대조적인 자매입니다. 이숙은 남자처럼 짧게 깎은 머리에 거친 말투로 외모에는 관심이 없는 여성입니다. 나무 다루는 일을 하다 보니 약한 척 내숭과는 거리가 멀고 성실하지만 성격은 애교라곤 전혀 없는 딱딱한 성격입니다. 거기다 옳지 못한 걸 보면 따지고 드는 바람에 때로는 다툼도 생깁니다. 방송 PD로 일하는 윤희도 이숙과 비슷하지만 '싸움닭' 윤희가 이숙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일의 특징상 남들의 비위를 맞추는 일도 능숙하다는 정도일 것입니다. 두 사람 모두 과거에는 남자들 일로 여겼던 그런 직업을 가졌다는 점도 유사합니다.

말숙과 이숙이 자매라 별다른 갈등이 드러나지 않지만 사회적으로 말숙 타입과 이숙 타입의 여성들은 대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말숙은 남자들이 좋아하는 외모와 애교있는 성격으로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때문에 내심 외모에 대한 서열을 세우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 외모를 제일 가치로 여기는 말숙의 직업은 성형외과 코디네이터입니다. 명품이나 외모로 다른 여자들과 경쟁하기 때문에 이숙같은 여자는 '남자에게 인기 없는 여자'로 단정하고 무시하기도 합니다. 남성들 중에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여성들 중에도 분명 그런 극단적인 타입이 있습니다.

너무나 대조적인 두 자매 이숙과 말숙. 말숙은 약삭빠르다.

기본적으로 이숙같은 타입은 자기 노력으로 성공하려고 합니다. 일에만 관심이 있기 때문에 약삭빠르고 영악한 말숙같은 여자가 때로 부당하게 자신의 것을 뺏는다는 생각이 들면 막연하게 거부감을 보입니다. 힘든 노력으로 얻어낸 것을 애교 하나로 얻어내다니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만도 합니다. 말숙같은 여자 때문에 된장녀란 비난을 싸잡아 받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세상은 이숙같은 여자는 드세고 과격하다며 거부감을 보입니다.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천재용(이희준)이 보자 마자 남잔지 여자 모르겠다며 놀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말하자면 세상은 윤희나 이숙처럼 자기 힘으로 돈을 벌고 세상을 살아나가는 여성에게는 관대하지 못해도 말숙처럼 얄밉게 애교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여자들에게는 각종 이익을 주는 셈입니다. 얍삽한 말숙은 여자들끼리도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타입입니다. 그러나 때때로 사람들은 그런 평가조차 예쁜 여자에 대한 질투라고 치부하곤 하니 말숙같은 타입은 전혀 기가 죽지 않습니다. 오히려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다니며 당당합니다. 차세광(강민혁)같은 남자에게는 멍청하게 당하면서 열심히 사는 여성들에겐 막말을 하는 게 말숙입니다.

엄청애에게 윤희에 대한 험담까지 하는 시누이 방말숙.

윤희는 그런 말숙에게 최고의 강적입니다. 완벽한 남자 방귀남에게 사랑받고 대접받으며 자기일도 똑부러지게 해냅니다. 천재용의 첫사랑이라는 걸로 봐서 얼굴도 그만하면 예쁜 편입니다. 대개 시누이가 새언니에게 심술을 부리는 이유는 자기 것이었던 것을 빼앗아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나에게만 잘해주던 오빠가 다른 여자만 바라본다는 게 내심 질투가 난다는 것이죠. 말숙은 덧붙여 자기와는 다른 타입의 여자 차윤희를 이기고 싶은 것입니다. 시집살이로 기죽이면 차윤희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버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차윤희는 '이 층층시하에서 네가 별 수 있나'란 생각으로 기고만장한 말숙을 번번히 눌러버리니 말숙은 더더욱 전투의욕이 불타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제사 음식하라고 불렀더니 방귀남이 직접 제수를 장만하고 왜 늦었냐고 따지려고 했더니 코를 확 잡아당기는 윤희는 말숙이 상대하기엔 절대 만만치 않은 내공을 가진 여자입니다. 시어머나 막례(강부자) 옆에서 효도하는 척 이간질시키는 작은어머니 장양실(나영희)의 속성도 말숙과 비슷합니다. 말숙이 부유한 집에 가서 눈치작전을 펴다 실패한다면 아마 장양실같은 모습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막강한 내공을 가진 며느리 차윤희. 말숙을 응징하다.

인간성의 문제, 양심의 문제를 다 떠나서 불합리한 시댁 문화에 기대 상대를 제압하려 하고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을 탐내는 것은 어찌 보면 '범죄'에 가까운 행위입니다. 특히 명품을 사준다면서 부모의 돈을 가로챈 행위는 직장인의 자세 조차 결여된 행동입니다. 결국 엔 그런 행동은 자기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말숙이 아무리 남자들에게 대접받고 살아도 언젠가는 자신도 시집살이란 함정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차윤희가 말숙의 시누이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니 더욱 그렇습니다. 지금 하는 여우짓이 다 한치앞도 못보는 헛똑똑이 짓이란 말이죠.

너무너무 얄미운 시누이 방말숙. 막강한 올케 차윤희는 아직까지 방말숙의 도전을 잘 방어하고 있습니다만 이 여우같은 시누이가 무슨 말로 시어른들의 심기를 흐트러 놓을 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차윤희의 첫번째 난관 방말숙. '같은 여자'의 마음을 잘 아는 차윤희라면 쉽게 이길 수 있을 것도 같은데 글쎄 오늘밤엔 어떤식으로 한판 붙게 될까요. 이런 시누이들만 있다면 죽어도 결혼하기 싫을 것같다는 네티즌들의 반응을 보니 차윤희가 말숙을 이겨야 새로운 시집살이 문화를 개척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된장녀 방말숙 VS 싸움닭 차윤희 흥미로운 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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