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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악의 악당에게도 피치못할 속사정은 있는 법이고, 세상일이 무우 자르듯 옳고 그른게 정해지는 건 아닙니다만 때로는 냉정하게 '질서'를 잡아야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 질서의 도움을 받고 싶어 대다수 사람들은 각종 법적 제도에 동의하고 정치인들이나 학자들은 보다 완벽한 법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합니다. 국가라는 조직에서 살아가는 한 법과 제도가 완벽하진 않아도 각종 불합리하고 억울한 경우를 당했을 때 가장 기본적인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법이라도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애매하고 미묘한 갈등까지 풀어주고 정리해주진 못하겠지요.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여우 며느리 차윤희(김남주)와 직설적이고 솔직한 남편 방귀남(유준상). 귀남은 아내가 갑자기 생긴 자신의 가족들 때문에 힘들어하자 시누이들을 앉혀놓고 한마디 하는가 하면 어머니 엄청애(윤여정)에게도 자신이 없는데서 아내를 야단치진 말라고 원칙적인 발언을 합니다. 아내 입장에서나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방귀남의 이런 질서잡는 행동이 상당 부분 합리적이지만 엄청애는 그런 아들이 못내 섭섭해 눈물짓고 할머니 막례(강부자)를 비롯한 다른 가족들이 엄청애의 푸념을 듣고 방귀남에게 한마디씩 합니다.
방귀남은 정이 많고 따뜻한 성격의 남자입니다. 30년 만에 찾은 가족에게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고 유일한 가족이라 생각해온 아내에게도 넘치는 사랑을 표현하는 남자입니다. 허나 상대방을 잘 배려하는 그런 방귀남도 아내와 가족들이 주고받는, 마음에 없는 말들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자신의 가족을 불편해한다는 걸 뻔히 아는데 아내 윤희는 자기 집에만 가면 어머니를 칭찬하고 못된 시누이 말숙(오연서)에게까지 아부하고, 아내를 못마땅하게 여긴다는 걸 뻔히 아는데도 어머니를 비롯한 식구들은 윤희에게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합니다.
솔직하게 말하고 문제를 지적하면 갈등이 생기고 서로의 기분을 생각해 거짓말을 해야하는 이 상황을 귀남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괜찮다'고 하면 '안 괜찮다'는 뜻이고 '사주지 말라' 그러면 '사달라'는 뜻이라는 아내의 말이 납득이 안 갔는데 지금 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며느리의 도리를 강조하는 시집살이의 이중성이란 이런 것일까요. 어쩌면 이런 솔직하지 못한, 겉도는 관계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고부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시집살이가 어렵다고들 하나 봅니다. 서로에 대한 기대치도 확인하지 않고 상대방의 감정을 착각하고 있으니 질서를 잡으려고 해도 잡힐 리가 없지요. 이혼이란 법적 이별도 그런 면이 있습니다.
윤희와 엄청애가 서로에게 마음에 없는 칭찬을 하는건 가식적이긴 해도 아주 효과가 없는 방법은 아닙니다. 서로 불편해하고 갈등 요소가 있는 사이일수록 험한 말 보다는 따뜻한 말을 주고 받는게 앞으로의 관계에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즉 처음엔 진심이 아니었더라도 나중엔 진심이 될 수 있고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마찬가지로 '계산'이 끝난 이혼 부부일수록 서로에 대해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행동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을거라 봅니다.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마주쳐야 하는 두 사람이 계속해서 갈등한다면 두 사람은 서로의 책임을 다할 수가 없습니다.
남편 남남구(김형범)가 사장(전수경)과 바람이 나 이혼하게 된 방일숙(양정아)은 이혼할 때 남남구에게 양육비를 받기로 합의한 상태였습니다. 친정집에는 이혼했다는 걸 알리지도 않았고 남남구는 두바이에 출장을 갔다고 거짓말을 해둔 상태입니다. 그러나 남남구는 불륜녀였던 사장이 시키는대로 일숙에게 양육비를 송금하지 않고 일숙은 남구에게 연락해 돈을 달라고 합니다. 그런 일숙에게 사장은 수표를 건내며 일숙이 아이키울 능력도 안되는, 돈벌지 못하는 주부라고 모욕을 주지요. 한마디로 계산 끝난 사이에 돈이나 요구하는 하찮은 여자 취급을 받은 것입니다.
안 그래도 꿈에도 생각치 못한 이혼이었고 그동안 믿어왔던 남편의 배신이 믿기지 않는 일숙이었기에 사장이 내어놓은 수표를 집어넣으면서도 설움이 복받쳤을 것입니다. 더럽고 치사한 불륜 커플의 뻔뻔함에 일숙이 정신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음은 두말할 것 없습니다. 부유한 사장은 돈으로 남편을 유혹했고 돈으로 사람을 좌지우지할 만큼 능력있는 여성입니다. 그럴 상황만 된다면 두 인간의 머리채라도 잡고 분풀이를 하고 싶은 분노가 치밀어도 시댁식구들까지 두 사람 편을 들고 있는 판에 일숙이 두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벚꽃이 휘날리는 아름다운 봄날, 돈달라는 일이면 남편 남남구가 아닌 사장을 찾아오라는 말에 어쩔 수 없이 수표를 들고 나와야했던 일숙. 한달 양육비라고 해봐야 백만원이 넘지 않는 돈일테지만 직장도 없이 아이만 키우는 그녀에겐 생각 보다 큰 돈입니다. 아이의 피아노 교습비, 옷값, 친정에 줘야하는 생활비까지 적잖은 금액을 스스로 책임져야하는 그녀에게 수십만원은 절대 적지 않은 금액인 것입니다. 그러나 수표를 갈기갈기 찢어버린 일숙은 앞으로 양육비도 보내지 말고 아이 볼 생각도 말라며 전화를 겁니다. 피같은 돈을 찢는 일숙의 자존심이 참 마음아픈 순간이기도 합니다.
솔직히 그 장면을 보며 요즘 같은 시대에 돈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지만 굳이 그런 굴욕을 겪으며 돈을 받아야하나 싶었습니다. 반면 혼인파탄의 유책사유자인 남남구와 사장에게 조금 더 당당하게 돈을 받아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양육비를 지급해야할 주체는 누가 뭐래도 남남구이며 양육비를 주지 않을 경우 법적으로 강제할 수도 있는데 전남편이란 이유로 너무 감정적인 대응을 한 것은 아닌가 싶더란 말이죠. 애초에 함께 고생고생한 조강지처를 버릴 때부터 이미 남남구는 연인도 뭣도 아닌 법적 양육비 지급 책임을 가진, 민지 아빠일 뿐입니다.
못난 전남편에게 쌓인 원한이 많더라도 이제는 아이를 양육하며 혼자 살려면 남은 감정은 싹 쓸어버리고 남남구를 대해야하는 것 아닐까요. 전화로 양육비를 독촉해 입금되지 않으면 이혼협의서를 들고 청구 소송을 해서라도 양육비 지급을 강제해야하고 굳이 남남구를 직접 만나 사장에게 험한 말을 들을 까닭이 없습니다. 이제는 남편도 아닌 남남구와 사장에게 조금 더 떳떳해질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남남구에게 받아야할, 또 남남구의 법적 의무인 양육비 문제에 전사장은 절대 끼어들지 말라고 못박을 필요도 있었구요.
돈이 아깝고 말고를 떠나서 이미 이혼을 했으면 서럽고 말고 할 것없이 양육비는 직접 양육하지 않는 아이 아빠에게 당연히 받아야할 돈입니다. 불륜에 정신이 팔려 양육권까지 포기한 남편에게 자존심을 세울 필요가 있을까요? 부부 사이의 사랑이란 감정은 법적으로 측정할 수도 없고 또 재단할 수도 없는 문제이지만 이혼과 양육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는 법적으로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수단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 부분을 불륜녀가 나서 '먹고 떨어지라'는 식으로 해결서도 안되거니와 일숙 역시 양육의 의무 때문이라도 돈을 꼭 받아내야 합니다.
고부 간의 갈등을 해결하려면 일단 '나와 남이 같지 않다'는 사실부터 인정해야합니다. 출산은 아들 내외가 결정할 일이고 그들의 고유 권한임에도 아들네 아이낳는 문제까지 사돈집과 협상하는 시댁의 태도를 보며 많은 분들이 갑갑하다고 한 것처럼 자녀와 내가 별개의 인간임을 인정해야 시집살이도 해법이 보입니다. 한때는 이혼한 부부의 갈등이 아이들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끼쳐 사회문제가 된 적도 있습니다. 이혼을 피할 수 없는 시대라면 이혼한 부부 역시 양육비를 비롯한 각종 의무에 대해 좀 더 합법적으로 대처해야하는 것 아닐까요. 돈을 찢기 보다 자립할 때까지 전남편의 양육비는 정당하게 받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러운 돈'을 직접 받으라는게 아니라 남편의 월급을 차압해서라도 말입니다.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여우 며느리 차윤희(김남주)와 직설적이고 솔직한 남편 방귀남(유준상). 귀남은 아내가 갑자기 생긴 자신의 가족들 때문에 힘들어하자 시누이들을 앉혀놓고 한마디 하는가 하면 어머니 엄청애(윤여정)에게도 자신이 없는데서 아내를 야단치진 말라고 원칙적인 발언을 합니다. 아내 입장에서나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방귀남의 이런 질서잡는 행동이 상당 부분 합리적이지만 엄청애는 그런 아들이 못내 섭섭해 눈물짓고 할머니 막례(강부자)를 비롯한 다른 가족들이 엄청애의 푸념을 듣고 방귀남에게 한마디씩 합니다.
합리적인 귀남에게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아내와 가족들의 대화.
솔직하게 말하고 문제를 지적하면 갈등이 생기고 서로의 기분을 생각해 거짓말을 해야하는 이 상황을 귀남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괜찮다'고 하면 '안 괜찮다'는 뜻이고 '사주지 말라' 그러면 '사달라'는 뜻이라는 아내의 말이 납득이 안 갔는데 지금 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며느리의 도리를 강조하는 시집살이의 이중성이란 이런 것일까요. 어쩌면 이런 솔직하지 못한, 겉도는 관계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고부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시집살이가 어렵다고들 하나 봅니다. 서로에 대한 기대치도 확인하지 않고 상대방의 감정을 착각하고 있으니 질서를 잡으려고 해도 잡힐 리가 없지요. 이혼이란 법적 이별도 그런 면이 있습니다.
못된 '전'남편을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기
윤희와 엄청애가 서로에게 마음에 없는 칭찬을 하는건 가식적이긴 해도 아주 효과가 없는 방법은 아닙니다. 서로 불편해하고 갈등 요소가 있는 사이일수록 험한 말 보다는 따뜻한 말을 주고 받는게 앞으로의 관계에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 즉 처음엔 진심이 아니었더라도 나중엔 진심이 될 수 있고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마찬가지로 '계산'이 끝난 이혼 부부일수록 서로에 대해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행동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을거라 봅니다. 아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마주쳐야 하는 두 사람이 계속해서 갈등한다면 두 사람은 서로의 책임을 다할 수가 없습니다.
남편 남남구(김형범)가 사장(전수경)과 바람이 나 이혼하게 된 방일숙(양정아)은 이혼할 때 남남구에게 양육비를 받기로 합의한 상태였습니다. 친정집에는 이혼했다는 걸 알리지도 않았고 남남구는 두바이에 출장을 갔다고 거짓말을 해둔 상태입니다. 그러나 남남구는 불륜녀였던 사장이 시키는대로 일숙에게 양육비를 송금하지 않고 일숙은 남구에게 연락해 돈을 달라고 합니다. 그런 일숙에게 사장은 수표를 건내며 일숙이 아이키울 능력도 안되는, 돈벌지 못하는 주부라고 모욕을 주지요. 한마디로 계산 끝난 사이에 돈이나 요구하는 하찮은 여자 취급을 받은 것입니다.
양육비 때문에 남남구를 만나러 간 방일숙.
벚꽃이 휘날리는 아름다운 봄날, 돈달라는 일이면 남편 남남구가 아닌 사장을 찾아오라는 말에 어쩔 수 없이 수표를 들고 나와야했던 일숙. 한달 양육비라고 해봐야 백만원이 넘지 않는 돈일테지만 직장도 없이 아이만 키우는 그녀에겐 생각 보다 큰 돈입니다. 아이의 피아노 교습비, 옷값, 친정에 줘야하는 생활비까지 적잖은 금액을 스스로 책임져야하는 그녀에게 수십만원은 절대 적지 않은 금액인 것입니다. 그러나 수표를 갈기갈기 찢어버린 일숙은 앞으로 양육비도 보내지 말고 아이 볼 생각도 말라며 전화를 겁니다. 피같은 돈을 찢는 일숙의 자존심이 참 마음아픈 순간이기도 합니다.
뻔뻔하게도 자신에게 양육비를 달라고 하라는 불륜녀. 수표를 보고 망설이는 일숙.
못난 전남편에게 쌓인 원한이 많더라도 이제는 아이를 양육하며 혼자 살려면 남은 감정은 싹 쓸어버리고 남남구를 대해야하는 것 아닐까요. 전화로 양육비를 독촉해 입금되지 않으면 이혼협의서를 들고 청구 소송을 해서라도 양육비 지급을 강제해야하고 굳이 남남구를 직접 만나 사장에게 험한 말을 들을 까닭이 없습니다. 이제는 남편도 아닌 남남구와 사장에게 조금 더 떳떳해질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남남구에게 받아야할, 또 남남구의 법적 의무인 양육비 문제에 전사장은 절대 끼어들지 말라고 못박을 필요도 있었구요.
아이를 생각하면 수표를 찢을게 아니라 정당하게 받아낼 방법을 생각해야.
고부 간의 갈등을 해결하려면 일단 '나와 남이 같지 않다'는 사실부터 인정해야합니다. 출산은 아들 내외가 결정할 일이고 그들의 고유 권한임에도 아들네 아이낳는 문제까지 사돈집과 협상하는 시댁의 태도를 보며 많은 분들이 갑갑하다고 한 것처럼 자녀와 내가 별개의 인간임을 인정해야 시집살이도 해법이 보입니다. 한때는 이혼한 부부의 갈등이 아이들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끼쳐 사회문제가 된 적도 있습니다. 이혼을 피할 수 없는 시대라면 이혼한 부부 역시 양육비를 비롯한 각종 의무에 대해 좀 더 합법적으로 대처해야하는 것 아닐까요. 돈을 찢기 보다 자립할 때까지 전남편의 양육비는 정당하게 받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러운 돈'을 직접 받으라는게 아니라 남편의 월급을 차압해서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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