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문화

학교는 더 좋아지고 있는 걸까? - 고교생일기 VS 학교

Shain 2007. 11. 2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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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블로그 관리도 안하고 미투데이 관리도 안 하고 떠돌아 다니는 Shain입니다 -
 
지금은 유행가나 대중가요도 제법 부를 수 있는 학교 축제이지만, 십수년전 고등학교에서 축제나 합창부 발표회를 가질 때는 교과서에 실린 권장 가곡이나 건전가요 정도를 발표할 수 있었다. 계몽성을 상당히 추구하던 사회나 학교나 모두 비슷하던 시절이니 말이다.

그리움이 많은 고교 시절에 무지개를 보듯 내일을 본다 이리저리 열린 여러 갈래길 우리들은 이제 어디로 갈까 물을 담아 두면 물단지 꿀을 담아 두면 꿀단지 우리들은 꿈단지 꿈을 담아라 너와 나는 고교생 진리의 물을 마시자 너와 나는 고교생 푸른 풀잎처럼 자라자

부 러울것 없는 고교 시절에 가슴부푼 날이 너무 많아라 여기저기 남긴 발자욱 마다 숱한 이야기가 숨쉬고 있네 콩을 심은데는 콩나고 팥을 심은데는 팥난다 우리들에 가슴에 이상을 심자 너와 나는 고교생 진리의 물을 마시자 너와 나는 고교생 푸른 풀잎처럼 자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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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일기 출연진 사진. 알아볼 수 있는 얼굴은 당시 최고의 하이틴 스타였던 윤유선씨와 손창민씨 정도인 듯하다. 사진이 작아서 잘 안 보이는 탓도 크다.


그 때 배웠던 노래 중 하나가 드라마 주제곡이던 '고교생일기'이다. 1983년에 발표된 같은 제목의 드라마 주제곡인데, 민해경씨가 불렀었다. 잘 아는 드라마는 아니었지만 노래 가사가 '고교생이 부를 만한' 내용들이었다.

손창민, 강수연, 최재성, 윤유선, 조용원, 박길라, 채시라, 하희라, 또 최근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황치훈 등이 모두 이 드라마 출신이다. 그 이외에도 현재는 방송활동을 그만 뒀지만 당시 연기자 기대주들이 이 드라마에 출연했다(물론 모두 동시에 출연한 것은 아니다). 특히 80년대에 심장마비로 고인이 된 박길라씨는 '나무와 새'라는 노래와 안타까운 사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겨져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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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일기 출신의 성인 연기자들 현재의 연령이 거의 40대이다(이미지출처 : 한시네마)


당시의 드라마들이 계몽성이 짙었던 만큼 실제의 상황과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그때의 노래 가사들은 다분히 의미심장하다. 70년대와 80년대까지는 대학에 가고 싶었지만, 못가던 사람이 '아직은' 많던 시절이고 그만큼 취업을 선택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취업이나 '생활'에 대한 불안이 현재의 고등학생들 보다는 좀 더 먼저 찾아오는 것이 '대세'였다고나 할까? 고교 시절의 의미는 그런 뜻에서 몹시 중요했다.
80년대 후반에 방송된 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나무'의 이상아가 고졸로 취업을 선택하게 되는 것 역시 그런 사회의 실제를 약간은 반영한 결과였다(물론 드라마 속 가족은 대개의 서민 보다 부유해 보였지만).

이후의 청소년 대상 드라마는 계몽성을 탈피해서 성장 드라마로 옮겨간 것 같다. 그 대표적인 드라마들이 '사춘기' 라던지 '반올림' 같은 것들 아닐까. 그러나 스타 탄생하면 유명한, 청소년 드라마는 아무래도 KBS 방송국의 학교(1999년에 1기가 시작하여 2002년에 4기로 종료)를 빼놓을 수 없을 듯 하다.  안재모, 최강희, 장혁, 배두나, 김민선, 양동근, 심지호, 추소영, 김래원, 김민희, 수애, 재희, 김흥수, 이요원, 이동욱, 하지원, 고호경, 박광현, 조인성, 임수정 등의 이름 만 들어도 금방 알 수 있는 유명한 스타들이 배출됐다. 1기 학교 출연진 중엔 이미 30대를 넘어선 사람들도 있다.



다시바꿔 생각해 너무 억울한건 다른 위치 라면은 누구나 같은데 학교폭력에 숨진 인격들 그 생각들 집어쳐 어릴적 꿈 같은건 찾기가 힘든데 이겨낼 수 없는건 바로 우리 현실 그렇지만은 포기하지마 모든 걸 잃기전에 조금씩 바꿔 변해가는 이 세상 아름다운 우리 미래를 닫힌 가슴들을 열고서 함께 달려가 다시 바꿔 생각해 너무 억울한걸 다른 위치라면은 누구나 같은데 학교폭력에 숨진 인격들 그 생각들 집어쳐 어릴적 꿈 같은건 찾기가 힘든데 이겨낼 수 없는건 바로 우리 현실 그렇지만은 포기하지마 모든 걸 잃기전에 이른 아침 눈 뜨자마자 발길 옮겨 서둘러 도착해 교실메꿔 특별한 꿈들 펼치며 모두 굽히지 않는 또 투지로 덤벼 날 괴롭힌 어느 누군가 다른 누굴 괴롭히려 애쓰나 다가온 순간 함께나눈 많은 시간 이겨 나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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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로 스타 반열에 오른 연예인들. '고교생 일기' 때와는 차원이 다른 스타들이 많다. 잘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대개 드라마와 영화의 주연이나 중요한 역을 도맡아하는 얼굴들이다(이미지 출처 : 한시네마).


2002년이면, 지금으로부터 벌써 5년전이지만 그 이후엔 특별히 눈에 띄는 학교 대상 드라마가 (성장 드라마나 청소년 드라마는 있었지만) 없었던 까닭인지 여전히 '학교'를 청소년 드라마의 모델로 삼게 된다. 언타이틀이 불렀던 '학교'라는 주제가의 내용은 '폭력'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20여년이 지난 후의 학교는 아무래도 좀 더 많이 거칠어진 모양이다.

물론, 학교 1기에서 4기에 이르기까지 일반고에서 예능고까지 다니는 고교생들의 전공도 다양해졌고, 그들의 고민도 좀 더 솔직하고 거친 방향으로 옮겨간 것이 사실이다. 지금도 '고교생 일기' 시절과 비슷한 어떤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존재하지만, 그것 보다는 보다 폭넓은, 감정의 이야기를 다루길 원하는 드라마로 보인다.

'고교생 일기' 때의 학교와 '학교' 시절의 학교 중 어느 때가 더 좋은 시절일까? 하고 물으면 시대도 다르고, 각자의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별로 비교할 부분을 찾을 수 없을 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요즘의 고등학생들은 예전에 비해 '대학'이라는 교육기관이 당연스레 1순위 목표에 두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에 비교할 수 있는 부분이 겹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스타들의 얼굴이 변하고 스타들의 개성이 변한 만큼이나 사회가 달라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리 허무맹랑한 드라마 속 이야기일 지라도 드라마의 어떤 부분은 현실을 담고 있게 마련이다. 9시에 '어린이들은 잠자리에 들라'는 안내 방송을 내주던 시절의 '긍정적인' 계몽 드라마가 재미없고 '순진한' 이야기라는 뜻은 반대로 그 만큼 고민 거리가 적었다는 뜻일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이다. (농담삼아 적자면, 적어도 우리는 대학 말고 선택할 것이 훨씬 더 많았던 것 같고, 공부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쇼프로그램을 보고 자라진 않았다. ^^)


이미지출처 :
MSN 엔터홀릭 - 게시물
한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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