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우리 나라 사람들끼리야 저 배우 '발연기'다 '정말 연기 못한다'며 흉을 봅니다만 세계적으로 우리 나라 배우들 만큼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들도 드물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유는 워낙 열악한 환경에서 드라마 제작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70년대 초기 TV 드라마가 생방송 드라마였다는 걸 아시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쉬지 않고 돌아가는 카메라 앞에서 드라마 방송을 진행하려니 연기자의 능력이 무엇 보다 중요했습니다. 드라마 제작에 투자되는 자본과 인력은 한정되어 있어 연기자들의 연기 만으로 시청자들을 잡아두는 멜로물을 선호하게 된 것입니다.
소위 '막장 드라마'를 계속 시청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배우들의 열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면 전혀 이해하기 힘든 불합리한 상황의 연속이지만 신들린듯 연기하는 연기파 배우들에게 눈을 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요즘도 질높은 연기를 선보이는 중견연기자들은 예전부터 다수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를 단련한 베테랑들입니다. 때로는 다급하게 나오는 쪽대본 때문에 캐릭터가 흔들리고 합판에 대충 붙인 조악한 세트에서 연기하는데도 배우들은 최선을 다합니다. 이런 노력에 시청률이라도 보답을 해주면 다행인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쉽게 종영되는 드라마가 많습니다.
몇몇 드라마들은 그래서 '배우들의 연기가 아깝다'는 평을 받기도 합니다. 배우들 하나하나만 놓고 보자면 꽤 괜찮은 작품인데 드라마 전체는 괴작이니 출연한 배우들도 참 아쉽겠다 싶습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아니라도 드라마 완성도에 영향을 끼치는 조건은 많습니다. 드라마 팬들은 '골든타임' 같은 드라마의 시즌제를 주장하지만 나쁜 환경에서는 시즌 드라마가 탄생하기 힘들다는 걸 팬들도 알고 있긴 합니다. 특히 다른 드라마에 비해 셋트비, 의상비 등을 대거 투자한 사극은 더욱 그렇습니다.
최근 '대왕의 꿈'을 촬영중인 배우 박주미가 교통사고를 당해 하차설이 돌았습니다. 장편 사극은 유난히 하차하는 배우가 많은데 그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교통사고입니다. 문경같은 지방 세트장에서 촬영하고 서울 스케줄을 소화하러 이동하는 중 사고를 당하는 것입니다. 스태프와 배우 모두가 피곤하고 일정이 바빠 사고가 자주 발생합니다. 배우의 개인적인 사정과 다른 드라마 출연 문제로 하차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박주미는 예전에 '여인천하(2001)'에서 기생 옥매향 역할을 하던 중 하차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박주미가 도중 하차를 하게 된다면 배우 박주미의 사극 징크스가 될 뻔 했습니다만 큰 부상에도 불구하고 박주미는 촬영장에 복귀할 것이란 뜻을 강력히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사극만 출연하면 하차하는 배우들이 있는가 하면 몇몇 배우들은 사극에 출연했다 하면 드라마가 망하는 일명 '사극 징크스'가 있다고 하죠. 그중 하나가 '대풍수'의 주연으로 출연하는 지성입니다. 지성은 출연하는 사극 마다 낮은 시청률로 고전했습니다. 이번에 그가 맡은 역할은 이성계(지진희)를 위해 풍수를 읽어주는 지상이란 인물입니다.
지성이 출연한 드라마 '왕의 여자(2003)'은 광해군과 선조의 후궁이었던 김상궁 개시의 이야기를 다룬 사극으로 故 김재형 PD가 만든 드라마입니다. 조선 왕조에 두 임금을 모신 후궁은 김개시가 유일하다고 알고 있는데 광해군을 옆에서 보필하며 정치적인 지략을 펼쳤던 그녀의 이야기는 꽤 흥미롭게 전개되었습니다. 임동진의 선조나 김개시 박선영, 임해군 김유석 등 모두 자기 역할을 잘해냈습니다. 김재형 PD의 드라마라면 웬만한 흥행률도 보장이 되는데 하필 대진운이 좋지 않아 조기종영한 사극입니다. 당시 경쟁작이 이병훈 PD의 '대장금(2003)' 이었습니다.
2010년 방영된 MBC '김수로'에서도 지성의 불운은 계속됩니다. 유명 사극 작가 임충이 감수하고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김수로'는 시청한 입장에서는 그닥 나쁘지 않은 사극이었습니다. 그동안 한번도 조명되지 않은 가야 건국 이야기와 이진아시, 석탈해 등의 인물을 등장시킨 설정은 꽤 참신했습니다만 시청률은 단한번도 15%를 넘지 못합니다. 200억 제작비를 투여한 드라마라 많은 비난도 많이 받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김수로'의 경쟁작이 '인생이 아름다워'였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많은 부분 밋밋했던 것도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성이 이번에 선택한 '대풍수'는 사실 정통 사극이 아닌 그냥 판타지입니다. 땅의 흐름을 읽는 대풍수가 국운을 결정하고 나라의 미래를 정한다는 이 내용은 화제를 불러일으키긴 했으나 시청률 경쟁에서는 역시 뒤지고 있군요. 자극적인 대사나 노출 등으로 선정적이란 평을 듣고 왜곡이나 고증 문제로 비판받기도 했지만 연기자들 하나하나는 호평받는 드라마입니다. 사극이든 사극 코스프레든 시대물이라면 다 좋아하는 저로서도 이 드라마의 매력이 뭔지 잘 모르겠다 싶으니 괴작 한편이 또 탄생하나 싶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지성이 왕이 아닌 지관이네요.
'대풍수'는 고려의 패망과 조선 개국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만 노국공주와 공민왕 그리고 반야의 이야기는 이미 '신돈(2005)'에서도 다루었던 소재이고 이성계의 조선 건국은 정통사극에서 수없이 다루었던 내용입니다. 소재는 식상한데 관점과 전개방식은 신선한 이 판타지는 선정적인 연출에 치중하다 보니 상당히 어수선하게 전개되는 편입니다. 제작진은 아역의 시청률이 저조했어도 성인들이 등장하고 나면 시청률 반등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식으로 극의 중심을 잡지 못하면 앞으로도 비슷할 것입니다.
전반적으로 '대풍수'를 본 감상은 보여주는 건 많은데 볼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이미 사극과 판타지가 범람한 시대에 화려한 의상으로 시선을 잡아둘 것도 아니고 공민왕은 질릴 만큼 보았습니다. 죽은 줄 알았는데 땅을 파고 살아나는 아이도 고문당하는 아이도 선정적인 베드신도 참신하다기 보단 어디선가 봤던 장면입니다. 흔하게 본 익숙한 장면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잡아두려면 확 다르거나 특별한게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런 장면들만 계속 나열되니 이야기는 눈에 안 들어오고 산만하고 질린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성계 역의 지진희는 '대장금(2003)'과 '동이(2010)' 등에 출연하며 사극을 흥행시킨 대표적인 배우입니다. 한때는 지성의 경쟁작 주인공이었다는 말이죠. 그런 지진희라도 이렇게 전개되는 '대풍수'에서는 빛을 보기 힘들거라 봅니다. 일부 네티즌은 '지성이 사극에 출연하면 망한다'는 말까지 하며 배우 지성과 사극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건 사극 징크스라기 보다는 드라마 고르는 눈을 더 키워야 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이대로 '대풍수'의 시청률이 10% 초반에서 고정된다면 '결과적으로' 지성의 고질적인 사극 징크스가 되버릴 것입니다. 시청률 급반등을 해야 지성이 징크스에서 벗어날텐데 배우 지성으로서도 고민이 많을 것 같네요.
소위 '막장 드라마'를 계속 시청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배우들의 열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면 전혀 이해하기 힘든 불합리한 상황의 연속이지만 신들린듯 연기하는 연기파 배우들에게 눈을 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요즘도 질높은 연기를 선보이는 중견연기자들은 예전부터 다수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를 단련한 베테랑들입니다. 때로는 다급하게 나오는 쪽대본 때문에 캐릭터가 흔들리고 합판에 대충 붙인 조악한 세트에서 연기하는데도 배우들은 최선을 다합니다. 이런 노력에 시청률이라도 보답을 해주면 다행인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쉽게 종영되는 드라마가 많습니다.
'대풍수'에 출연중인 지성과 지진희. 위화도 회군 장면.
최근 '대왕의 꿈'을 촬영중인 배우 박주미가 교통사고를 당해 하차설이 돌았습니다. 장편 사극은 유난히 하차하는 배우가 많은데 그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교통사고입니다. 문경같은 지방 세트장에서 촬영하고 서울 스케줄을 소화하러 이동하는 중 사고를 당하는 것입니다. 스태프와 배우 모두가 피곤하고 일정이 바빠 사고가 자주 발생합니다. 배우의 개인적인 사정과 다른 드라마 출연 문제로 하차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박주미는 예전에 '여인천하(2001)'에서 기생 옥매향 역할을 하던 중 하차한 적이 있습니다.
'왕의 여자(2003)'와 '김수로(2010)'에 출연했던 배우 지성. 지성의 사극 필패론?
지성이 출연한 드라마 '왕의 여자(2003)'은 광해군과 선조의 후궁이었던 김상궁 개시의 이야기를 다룬 사극으로 故 김재형 PD가 만든 드라마입니다. 조선 왕조에 두 임금을 모신 후궁은 김개시가 유일하다고 알고 있는데 광해군을 옆에서 보필하며 정치적인 지략을 펼쳤던 그녀의 이야기는 꽤 흥미롭게 전개되었습니다. 임동진의 선조나 김개시 박선영, 임해군 김유석 등 모두 자기 역할을 잘해냈습니다. 김재형 PD의 드라마라면 웬만한 흥행률도 보장이 되는데 하필 대진운이 좋지 않아 조기종영한 사극입니다. 당시 경쟁작이 이병훈 PD의 '대장금(2003)' 이었습니다.
화려한 의상과 자극적인 연출. 보여주는 건 많은데 볼 것이 없는 '대풍수'
지성이 이번에 선택한 '대풍수'는 사실 정통 사극이 아닌 그냥 판타지입니다. 땅의 흐름을 읽는 대풍수가 국운을 결정하고 나라의 미래를 정한다는 이 내용은 화제를 불러일으키긴 했으나 시청률 경쟁에서는 역시 뒤지고 있군요. 자극적인 대사나 노출 등으로 선정적이란 평을 듣고 왜곡이나 고증 문제로 비판받기도 했지만 연기자들 하나하나는 호평받는 드라마입니다. 사극이든 사극 코스프레든 시대물이라면 다 좋아하는 저로서도 이 드라마의 매력이 뭔지 잘 모르겠다 싶으니 괴작 한편이 또 탄생하나 싶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지성이 왕이 아닌 지관이네요.
연기자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어수선하다.
전반적으로 '대풍수'를 본 감상은 보여주는 건 많은데 볼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이미 사극과 판타지가 범람한 시대에 화려한 의상으로 시선을 잡아둘 것도 아니고 공민왕은 질릴 만큼 보았습니다. 죽은 줄 알았는데 땅을 파고 살아나는 아이도 고문당하는 아이도 선정적인 베드신도 참신하다기 보단 어디선가 봤던 장면입니다. 흔하게 본 익숙한 장면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잡아두려면 확 다르거나 특별한게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런 장면들만 계속 나열되니 이야기는 눈에 안 들어오고 산만하고 질린다는 느낌이 듭니다.
시청률 일등공신들이 있어도 이렇게는 힘들지 않을까.
728x90
반응형
'한국 드라마 이야기 > 한국 드라마 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사랑나비부인, 우스꽝스런 복수극 그리고 김영애 염정아의 고부갈등 제 2라운드 (1) | 2012.11.05 |
---|---|
메이퀸, 해주와 이별한 창희 왜 악마가 되기로 했을까 (1) | 2012.11.03 |
메이퀸, 일문의 유전자 검사 조작 대놓고 뻔한 수법을 쓰다니 (2) | 2012.10.29 |
아들녀석들, 때로는 불편하지만 공감가는 부모들의 욕심 (1) | 2012.10.28 |
못난이송편, 약자가 되지 않기 위해 기를 쓰는 우리들 (0) | 2012.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