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이야기/마의

마의, 두창에 걸린 숙휘공주 백광현이 치료할까

Shain 2013. 2. 1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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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서 천연두나 페스트는 인류가 정복한 질병들 중 하나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천연두를 치료할 수있는게 아니라 대부분 예방주사를 맞기 때문에 발병하는 사람이 거의 없고 일단 발병해도 증상에 맞춰 처치를 하기 때문에 사망하는 사람이 드뭅니다. 호흡기로 전염되던 천연두는 한번 발병해서 나으면 면역이 생겨 안전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적당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죽고 말았습니다. 잉카같은 고대문명도 천연두 때문에 멸망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있고 한때는 천연두균을 이용해 생화학 무기를 만든다고도 했었죠.

숙종은 장희빈과 인현왕후 사이를 왔다갔다한 성질급한 왕으로도 유명하지만 천연두(두창)에 걸렸다 나은 왕으로 유명합니다. 조선왕실은 전염병이 돌면 왕부터 피신시키도록 조치했습니다. 거주하는 궁을 옮기고 도성에 사람 출입을 금했습니다. 젋은 숙종이 두창을 앓자 숙종의 어머니 명성왕후는 지극히 숙종을 간병했다고 전해집니다. 이미 인경왕후를 두창으로 잃었던 명성왕후는 숙종이 죽을까 노심초사했고 왕실의원들이 숙종의 두창을 처치하는데 한달이 걸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백광현도 함께했지만 전염병 전문의원인 두의 유상의 공이 컸습니다.

두창이 유행하기 시작하자 왕실과 도성은 아수라장이 된다. 즉각 조치를 취하는 현종.

'증보산림경제'의 저자인 실학자 유중림의 아버지 유상은 현대의 두창처치법과 유사한 과정으로 숙종을 돌봅니다. 천연두를 '마마'라고 불렀던 것은 병의 원인도 치료법도 알 수 없는 천연두에 대한 두려움이 컸기 때문입니다. 숙종의 어머니가 찬물로 목욕한 후 기도하고 그 휴우증으로 사망했다는 기록에서 알 수 있듯 저절로 낫기만 기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동의보감'의 두창치료법으로 주문을 외라 적혀 있을 정도니까요. 그러나 어떻게 하면 두창을 잘 버텨낼 수 있는지 알고 있는 의원들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닙니다. '마의'에서는 지금부터 숙휘공주(김소은)를 통해 숙종의 두창이 낫는 과정을 보여주려나 봅니다.

이미 한번 결혼을 해서 과부가 된 숙휘공주는 인선왕후(김혜선)와 현종(한상진), 명성왕후(이가현)의 배려로 궁에 사는 것으로 설정되었습니다. 서은서(조보아)와 어울려 어서 빨리 백광현(조승우)과 강지녕(이요원)을 혼인시켜야겠다며 옷감을 사고 물건을 준비하는 그녀는 고양이 달이를 안고 등장했던 옛모습 그대로입니다. 두창을 피해 궁을 떠나느랴 바쁜 왕실에서 숙휘공주가 두창에 걸렸다는 소식은 왕실을 발칵 뒤집어놓을 큰일입니다. 궁안에 발병했다는 건 왕 역시 두창에 전염될 수 있단 뜻이기 때문입니다. 신분을 따져 병을 찾아오는 것이 아니니 말입니다.

은서와 함께 '광녕 커플'을 맺어주려 바쁜 숙휘공주. 두창에 전염된다.

과연 깜찍한 숙휘공주가 두창을 이겨내고 건강을 회복할 수 있을까 아니면 숙종의 제 1왕후였던 인경왕후처럼 죽음을 맞을 것인가. 백광현은 도성에 창궐한 두창 때문에 바쁘면서도 숙휘공주가 병을 앓을지도 모른단 생각에 걱정하기 시작합니다. 제 아무리 세자의 주황 치료법을 알아내고 외과술로 각종 종기를 천재적으로 치료한 백광현일지라도 '치종지남'을 배우고 익힌 최형욱(윤진호)이라도 천연두라는 병을 뿌리채 뽑아낼 방법은 모릅니다. 사람들을 치료하고 질병을 정복하기 위한 백광현의 임상 실습이 다시 시작된 것입니다.

조선시대 의술을 하찮다며 무시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 시대의 '최선'이란 것은 있었습니다. 조선의 의원들은 두창을 낫게할 방법은 없어도 그 병에 걸렸던 사람은 다시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도 또 두창의 경과를 지켜보며 처치하면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사실도 임상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사람을을 치료하며 쌓은 경험을 책으로 남겼고 현종 4년에도 '두창경험방'이라는 책이 발간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한때 허준을 대신에 내의원 의원을 교육했던 전유형의 두창처방도 실려 있습니다.

백성들과 숙휘공주의 두창. 백광현의 의술 연구이 다시 시작된다.

조선 시대의 가장 유명한 한방외과의가 백광현이라면 조선 최초의 해부학자는 '전유형'이란 사람입니다. 의병을 일으키기도 했던 전유형은 전쟁 중에 시신을 해부하여 해부도인 '오장도'를 남기기도 했고 각종 임상경험을 통한 처방을 남기기도 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나라에 충성하고 의학적 업적을 남긴 인물이지만 해부(부술)를 했다는 사실 때문에 전유형이 이괄의 난에 연루되어 처형될 때 사람들은 천벌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전유형의 처방이 '두창경험방'에 실려 있는데 천연두의 발병 단계에 맞춘 처치과정이 자뭇 현대적이라 신기합니다.

두창 감염시 주의할 음식과 발열 초기 대처법, 발진, 수포가 생겨 딱지가 앉을 때까지 어떤 탕재를 처방하라 상세히 적은 '두창경험방'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이 '흑함'을 치료하기 위한 사성회천탕입니다. 천연두는 발열해서 수포가 생기고 딱지가 앉는 과정만 잘 버티면 어떻게든 낫습니다. 두창 초기 발열 때는 승마갈근탕을 반점이 올라오기 시작할 땐 화독탕을 수포가 생기고 고름으로 바뀌어갈 떄는 보원탕을 쓴다고 합니다. 전유형은 두창이 갑자기 악화되는 '흑함'이 오면 석웅황을 사용한 '사성회천탕'을 쓰라 처방합니다. 숙종은 이 과정을 무사히 잘 이겨내고 살아납니다.

고열로 광현 앞에서 쓰러진 숙휘공주. 이번에도 최형욱이 두창의 처치법을 알고 있는 것일까.

실제 역사 속에서 인경왕후가 사망했으나 숙종 시대를 현종시대에 맞춰 연출하고 있는 만큼 숙휘공주는 죽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어 백광현의 속을 끓이겠지요. 처음으로 두창을 앓은 환자가 병이 나았다고 하니 그 과정이 백광현의 치료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완치법은 없고 대처법만 있는 천연두같은 병 때문에 속앓이는 좀 하겠지만 살아날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니까요. 백광현에게 쓰러지며 앓기 시작한 숙휘공주가 참 안쓰럽고 공주 때문에 인선왕후와 현종이 안절부절하는 모습도 보기가 딱합니다. 가족이 아프면 모두 비슷한 마음이겠죠.

실제 역사에서도 남편과 자식을 잃은 과부로 살아 인선왕후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숙휘공주 - 드라마 속에서는 딱하다는 주변의 시선은 모두 무시하고 용감하고 씩씩하게 온 궁안을 휘젓고 다닙니다. '마의'의 마스코트이자 최고 인기캐릭터 중 하나인 숙휘공주는 곽상궁(안여진)과 마군관(이관훈)이 걱정되서라도 어떻게든 일어날 것입니다. 백광현과 지녕이 결혼하는 모습을 보기전에는 절대 눈을 감을 수 없는 숙휘일테니 말입니다. '마마가 마마라'며 백광현을 자극하는 최형욱이 '오장도'를 연구했다면 이번에도 두창 처치법을 알고 있는게 아닐까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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