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Inside/오락가락

국민TV가 넘어야할 또다른 난관은 기성 언론

Shain 2013. 6. 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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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관 혹은 기업에서 홍보 담당을 해본 사람들은 알 것입니다. 기자가 해당 기업이나 정부 사업을 취재하러 와서 기사를 직접 작성하는 경우는 '큰일'이 아니면 거의 없고 대개는 보도자료나 홍보자료를 뿌려야 기사를 게재해주는 시늉이라도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홍보부서의 입장이 공식적인 입장이니 자료를 배포한 사람이나 기자로서는 그 내용을 존중하는게 맞지만 이런 '관행'을 처음 접해본 사람들은 어째서 기자가 취재를 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적느냐며 의문을 표시하곤 합니다.

물론 이런 '홍보' 기사는 말그대로 홍보성이기 때문에 취재가 필요없지 않느냐 반문할 수 있으나 때로는 홍보 내용 자체가 과장되고 잘못되어 독자에게 불편을 주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기자 자신도 정확한 상황을 모르고 게재한 것입니다. 기자의 사명이 취재와 진실 보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기자들의 관행은 비난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뉴스타파'의 조세피난처 보도를 그대로 인용하는 공중파와 언론의 행태에 많은 사람들이 비난을 퍼부은 것도 바로 그 이유 때문입니다.

공중파와 기성언론에서 이런 훌륭한 기획취재를 본게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특히 KBS를 비롯한 몇몇 언론은 조세피난처 관련 보도를 방송하며 기사의 출처를 '뉴스타파'가 아닌 '한 인터넷 언론'이라 했습니다. 사람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으니 보도는 해야겠고 메이저 언론의 자존심에 해직기자들이 만든 '뉴스타파'를 언급하기 싫으니 이런 말장난을 한 것같은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언론의 진실성은 그 보도 내용에 있지 언론사의 건물크기와 역사, 규모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혀 모르는 것같습니다. 전세계를 발칵 뒤집어놓곤하는 위키리크스는 절대로 거대 기성언론은 아니었습니다.

예전부터 우리 나라의 언론사들이 그 본분과 윤리를 벗어났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습니다. 성폭행 피해자의 집까지 찾아가서 집 내부를 촬영하고 주변 주민들을 인터뷰하는 무개념 언론사나 연예인 신상털기를 하다 못해 가족들에게 카메라를 집중하는 옐로페이퍼는 이제 대세가 되었고 이제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 언제 터트리나 싶어 불안할 정도입니다. 이런 저런 기사들을 읽다 보면 제대로된 탐사, 취재 보도를 읽어본게 언제적인가 싶습니다.

아무리 복잡한 내용의 다큐라도 진실에 목마른 사람들을 TV 앞에 앉혀놓듯 오랜 기간 취재한 품질좋은 기사는 독자를 기쁘게 합니다. 그런데 기자들의 그런 '취재' 풍경은 영국 드라마 'State of play(2003)'같은데서나 본 환상인 것 같습니다. 살인사건과 한 정치인에 얽힌 미스터리를 취재하는 내용의 이 드라마의 기자들은 사건 취재를 위해 발로 뛰며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여러 사람들을 인터뷰했고 마지막엔 자신들이 직접 취재한 사건의 진실을 대중들 앞에 내놓습니다.

'일베'와 '나꼼수'를 비교한 경향신문의 한 기사. 견제성 보도일까?

편집장과 기자들이 사무실에서 주인공의 타이핑을 매마른 눈으로 지켜보던 장면과 한때 연인이었던 친구 아내의 치부까지 까발리면서 진실을 파헤친 기자가 신문이 인쇄되는 소리를 들으며 감상에 빠지는 장면은 '언론'의 본질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하는 장면입니다. 기자의 취재가 영화 속 판타지가 된 이 시대. 기성언론은 진짜 기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한 인터넷 언론'의 이름을 가린다고 해서 조세피난처 특종을 '뉴스타파'가 이뤄냈다는 진실을 숨길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정치인 친구의 사생활 파헤치기가 연예인 신상털기와 동급이 될 수 없습니다.

'기성 언론'들의 이러한 견제는 최근 문제가 된 경향신문의 한 기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최근 경향신문은 '일베 현상'에서 한국 사회를 본다' 시리즈의 일부로 '일베'와 '나꼼수'를 비교분석하는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많은 네티즌들이 '욕설'이라는 부분만 콕 집어 반사회적인 행동을 보이는 '일베'와 각종 사회비리를 폭로한 '나꼼수'와 비교한다며 불쾌감을 표시했습니다. 일부는 진보, 상식적인 언론으로 인정받던 경향신문이 현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냐며 불신을 표시하기도 합니다.

어제 6월 6일, '국민TV 라디오'에서 김용민과 서영석 이사는 '서영석 김용민의 정치토크'에서 경향신문의 해당 기사를 논평하며 이런 부분이 기성 언론의 견제 혹은 자충수가 아닌가 지적합니다. '나꼼수'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기존의 경향이 보여준 보도 방향을 좋아했던 사람들이 많습니다. '진보'라고 뭉뚱그리기도 힘들고 '민주당파'라고 당적을 가르기도 뭐하지만 여당을 반대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MB정부와 현정부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던 경향을 좋게 보았다는 뜻입니다.

신생 언론 '국민TV'가 겪게될 새로운 난관은 기성언론의 견제가 아닐까?

경향신문은 조중동을 비롯한 기성언론과 마찬가지로 '나꼼수'와 '국민TV'를 경계하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김용민은 이를 두고 '나꼼수 지지자가 결국 경향신문 독자라는 걸 모르는 걸까요'라며 경향신문의 무리한 비교를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어제 방송에서 서영석 국민TV 이사와 김용민씨가 지적한대로 이런 현상은 할일도 하지 않고 새롭게 변신하지 않으면서 아직 정당도 창당하지 못한 안철수를 비난하는 민주당의 행동과 유사합니다. 올바른 언론이라면 동시에 지지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부당한 견제입니다.

이 문제는 '국민TV'가 직면하고 있는 또다른 난관으로 직결됩니다. 대기업의 광고를 거부하며 조합원의 출자금으로 운영되는 '국민TV'는 기존의 광고 방법을 이용하고 있지 않기에 언론보도에서도 배제되고 홍보하기 힘들다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한때 경향신문에 조합원 모집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으나 현 조합원 수는 13000명이 못됩니다. 기성언론이 담합이라도 한듯 '국민TV'를 외면한 이 때 진정한 TV 방송으로 나아갈 때까지는 갈 길이 먼 것입니다.

거기에 기성 언론이 '국민TV' 방송의 특종을 '한 인터넷 방송'으로 폄하하고 '나꼼수'를 '일베'와 비교하듯 '국민TV'를 '종편'과 비교한다면 왜곡된 진실이 전달될 수 밖에 없습니다. 기성 언론이 이미 사라져버린 '나꼼수'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또 '국민TV'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지 그 자세한 속사정은 알 수 없으나 신생 언론을 왜곡하는 행동은 더 이상 보여주지 않았으면 합니다. 기성 언론 대신 미디어협동조합을 선택한 국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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