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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 마음아픈 오지영의 눈물 마애리가 궁금하다

Shain 2014. 1. 1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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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에 여성들은 모유 수유를 끊을 때 식혜를 마시곤 합니다. 엿기름물로 만드는 식혜가 달달하면서도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는데요. '미스코리아'의 마애리(이미숙) 원장이 엿기름물을 맛보고 체리미용실 후보인 임선주(강한나)가 출산했다는 걸 알아챈 것은 출산한 여성의 경험 덕분이겠지요. 마애리는 자신의 퀸미용실 후보인 김재희(고성희)가 진이 아닌 선이 되었다는 것도 불쾌한 듯하지만 아이까지 낳은 자격없는 후보가 미스 서울 진을 차지했단 사실을 알고 뭔가 대책을 고민하는 것같습니다.

오지영 앞에 다시 한번 닥친 시련. 민낯심사에서 1위를 했지만 수상엔 실패한다.

 

오지영이 호감을 가진 이성은 김형준(이선균)이지만 오지영(이연희)이 미스코리아 대회에 출전할 수 밖에 없는 절실한 심정에 공감하는 사람은 오히려 마애리와 김재희 쪽 이겠죠. 명동 뒷골목 대포집 딸로 태어나 경쟁자들의 유언비어에도 굴하지 않았던 마애리나 잘 나가는 정치인 아버지 김성철(고인범)의 사생아란 이유로 외국으로 쫓겨날 수 밖에 없는 김재희의 절박함은 엘리베이터걸 오지영의 고단한 삶과 맞닿아 있습니다.

직원들을 먹여살려야하는 김형준의 위기도 오지영의 절박함과 통하는 구석이 있죠. 어떻게 보면 그네들이 겪는 일들은 힘없는 우리가 도전하고 부딪혀서 깨질 때 마다 겪는 고통입니다. 돈도 없이 미스코리아가 되겠다고 했던 오지영처럼 많은 사람들이 용기있게 도전했다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다른 문제로 실패를 겪기도 합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더욱 오지영이 미스코리아가 되길 바라게 됩니다. 울다가 다시 웃고 또 도전하다 깨지는 그런 모습이 바로 우리 삶의 모습 이기 때문입니다.




 

마애리가 미스코리아 후보들에게 엄격한 훈련을 시키면서도 품위를 잃지 말라 조언하고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하는 것도 자신이 미스코리아의 수혜자였기 때문입니다. 미스코리아가 되기 위해 남들 앞에서 수영복을 입고 당당하게 걸을 수 있는 자신감과 어떤 상황에도 악착같이 웃을 수 있는 독기,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끈기를 중요시하는 것도 그런 이유죠. 오지영의 삶을 첫눈에 눈치챈 마애리는 혼자 힘으로 미스코리아가 될 수 없는 여성들에게 최고의 도움을 줍니다.

오지영의 처지를 한눈에 알아본 마애리. 김형준 보다 오지영을 더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

어제 방송분에서 미스 서울 진 선발대회가 열렸죠. 드라마 '미스코리아'가 겨울에 촬영되니까 IMF 경제위기로 미스코리아 대회가 겨울로 밀렸다고 묘사했지만 진짜 97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5월에 정상적으로 개최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미스 서울 진으로 당선된 사람은 방송인으로 활약중인 김지연씨였습니다. 미스서울 진이 미스코리아진이 된다는 속설대로 본선까지 올라갔죠. 드라마는 생략되었지만 원래 지역대회도 드레스를 입었습니다. 그런가하면 69년 미스코리아 진 김지연(동명이인)은 기혼자로 밝혀서 자격이 박탈된 적이 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진짜 미스코리아 대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여러 사례가 등장합니다. 오지영은 직장생활을 하다 참가제한 나이에 출전하는 걸로 나오는데 1992년 미스코리아 미 이승연은 전직 스튜어디스로 나이가 제한자격에 딱 걸리는 25세였습니다. 역대 미스코리아 중에는 호스티스 출신임이 드러나 자격 박탈된 사람도 있고 몇년전에도 낙태 파문과 성인화보 촬영 문제로 왕관을 빼앗긴 사람이 있습니다. 17세에 미스코리아가 된 장윤정처럼 어떤 경우는 용납이 되지만 일단 출산이나 결혼 문제는 민감하죠.

실제로는 5월에 정상적으로 열렸고 드레스 입고 왕관을 썼다 - 뜨거웠던 당시 이야기는 그대로.

미스코리아 대회가 최전성기를 이루던 90년대에는 정말 미스코리아 대회를 두고 돈문제(특히 뇌물)로 잡음이 많았죠. 지영이 당하는 것처럼 미용실을 등에 업지 않고는 텃세를 이겨내기 힘들 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드레스 대여료나 미용비 등 부대비용이 억대 가까이 든다고 하고(최근엔 그렇다네요) 상금을 받아 상금을 도로 토해내야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경험 없고 순진하고 방해하는 사람만 잔뜩 있는 오지영 팀의 도전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였습니다.

그런데, 세상 일이란게 참 알 수 없습니다. 이윤(이기우)이 오지영을 접대부처럼 희롱하고 김형준에게 함부로 대하면서도 미스코리아 대회가 무산될지 모른다고 하니 돈을 후원한 것처럼 마애리가 조력자 없는 오지영을 위해 사자머리의 비결을 알려준 것처럼 누구든 한번쯤은 오지영에게 도움을 줍니다. 마애리는 임선주가 출산한지 얼마 되지 않은 임산부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체리미용실의 서울 후보이자 강력한 미스코리아 후보인 임선주를 밀어내기 위해 마애리가 비밀을 폭로할까요?

출산 사실이 발각된 임선주. 이윤과 마애리는 이번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마애리는 오지영을 97년 미스코리아 진감으로 생각할 정도로 기대했던 인물입니다. 그러나 이제 오지영은 퀸미용실 김재희의 강력한 라이벌일 뿐이고 체리미용실 임선주도 초반에 떨궈낼 이유가 있습니다. 심사위원들에게 입김을 넣은 건 체리나 퀸이나 서로 마찬가지인 듯하니 제쳐두더라도 임선주의 비밀을 이용할 이유가 있습니다. 그 어느 쪽을 선택해도 이상하지 않지만 마애리가 폭로해도 딱히 오지영에게 유리하단 보장은 없습 니다. 마애리측 후보와 공동 4위니 말입니다.

마애리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은 묘하게 기괴한 면이 있습니다. 와인 한잔을 마시며 베사메무초에 맞춰 춤을 추는 마애리는 생전 처음 본 낯선 아이에게 예쁜 몸 함부로 굴리지 말라고 할 정도로 아름다움에 집착합니다. 규격화된 사이즈에 똑같은 미소로 무장한 미스코리아가 진짜 아름다움이냐 하는 문제는 이론이 있을 지 몰라도 마애리의 가치관 속엔 '격'이란게 있습니다. 미스코리아 자격이 박탈된, 많은 여성들의 과거를 생각해보면 출산 사실을 들킨 임선주가 격있고 품위있게 퇴출되긴 무리 겠죠.

이제 오지영의 운명은 마애리에게 달렸다. '미스코리아의 품격'에 유리한 쪽으로 결정하지 않을까?

가끔 유입되는 검색어를 보면 왜 오지영이 '와이키키'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분이 많은데 사진찍을 때 '치즈', '김치'라고 하는 것처럼 '와이키키'는 미스코리아의 미소를 위한 단어입니다. 발음 교정을 위해 입에 연필을 물고 말하기 연습을 하는 것처럼 스튜어디스를 비롯한 많은 서비스 직종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웃기 위해 연습하는 단어가 '와이키키', '하와이', '위스키' 같은 것들입니다. 마애리는 미스코리아의 기본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사자머리 비밀까지 알려준 마애리 원장. 이대로 상황을 두고볼 것같진 않은데 체리미용실의 후보다 보니 그냥 대놓고 폭로하기엔 뭔가 볼썽사나운 것도 사실입니다. 기자를 시켜 임선주에게 쪽지를 전했듯 임선주를 압박해서 스스로 물러나게 만들지도 모릅니다. 마애리의 기준에선 그게 미스코리아의 품격에 어울립니다. 아니면 오지영의 비비화장품 쪽에 정보를 흘려 자격박탈 절차를 밟게할까요. 어느 쪽이든 마애리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같은데 말입니다. 오지영은 한번더 '와이키키'를 외칠 수 있을까? 벌써부터 마애리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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