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풍선/말풍선수다

산만하고 바쁜 메모광을 위해 나타난 포스트잇 - 레몬펜

Shain 2008. 3. 1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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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이하윤이란 사람의 수필 중 '메모광'이란게 있다. 자면서도 메모를 하고 싶을 정도라 항상 필기구를 소지한다는 이 사람처럼 산만한 사람들은 수시로 낙서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은 많이 무딘데다 게을러 자주 그런 일을 하지 않지만 아이디어를 적을 노트나 다이어리 펜 등을 소지하지 않은 채 돌아다니는 일이 거의 없었다. 가끔 낙서 비슷한 아이디어 노트 조차 정자체로 필기하는 엽기행각(?)을 벌이기도 했었다.

이 산만한 성격은 인터넷을 사용하게 되면서 더 심각해졌는데 그건 순전히 멀티태스킹 탓이다. 한 구석에서 메모하고 정리하다 다른 구석에 동그라미를 치고 낙서하던 습관을 버리지 못해 윈도우를 제법 여러개 켜놓고 작업하기 일수였던거다. 지금은 탭이 있으니 좀 덜하지만(파이어폭스) 한참 바쁘게 창을 켜놓을 땐 도저히 뭐가 뭔지 찾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지금은 좀 깔끔을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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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찾아낸 내용을 복사해 붙여 정리한 웹페이지도 있었고(주로 비공개로 정리하거나 스크랩한다), 또 그 내용을 다시 오프라인으로 옮겨 적어 종합해보기도 했다. 혹은 아이디어가 나올 때 마다 글 제목을 잡아 포스팅 비슷하게 정리해서 비공개 포스트 만 수없이 늘어난 개인 웹페이지들이 존재한다(계정 자체를 잊어버려 아예 없어진 네띠앙 홈페이지도 있다). 지금 이 블로그도 비공개 포스트가 제법 많다.


낙서장 + 메모장 + 각주 + 형광펜 + 포스트잇 = 레몬펜

이렇게 차곡차곡 정리하기 보단 생각날 때 마다 한두마디씩 적는 산만한 타입에겐 메모나 쪽지가 딱이다. 오죽하면 업무상 건내던 메신저 쪽지들을 하나씩 저장해뒀다 정리하는 버릇이 생겼을까. 사소한 주제들은 정리 조차 할 가능성이 줄어들지 모르겠지만, 메모 좀 해본 사람은 안다. 이 메모하고 싶은 습관은 절대 말릴 수 없다는 사실! 비록 그것이 텍스트와 이미지로 가득찬 웹페이지라도 할 지라도. 아무것도 적지 못할 것이라 여겼던 웹페이지 아무곳에나 메모를 달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아이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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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 좀 만져 본 사람에겐 또다른 취미가 한가지 쯤 더 있게 마련인데 바로 다이어리 꾸미기. 지금은 스탬프도 많이 팔고 스티커도 많지만, 과거엔 형광펜, 싸인펜, 색연필, 색색의 중성펜 정도가 전부였다. 검은 펜으로 글씨를 쓰고 색색의 애딩펜들로 장식하거나 하던 추억들. 색색의 펜으로 다른 색의 글씨를 쓰기도 하고 색연필로 애딩하던 기억들. 다이어리 만큼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꾸밀 수 있는 공간은 드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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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레몬펜이 바로 이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줬다. 작은 포스트잇, 작은 메모장, 작은 형광펜 기능, 본문 중에 넣을 수 없는 말을 넣는 애딩 기능(각주나 미주 기능도 가능할 듯) 등을 모두 합친 레몬펜! 확실히 레몬펜 플러그인이 설치된 사이트에서는 손쉽게 메모도 쓰고 형광펜 질도 할 수 있다. 필통을 가득 채우던 싸인펜, 색연필, 컬러펜을 그대로 재현할 수는 없지만 화려한 웹페이지에 어울리게 보다 가볍고, 익숙하고, 간단하다.


레몬펜을 사용하면서 생각했던 것들

사용해보고 처음 느낀 느낌은 설치가 쉬운 만큼 사용이 쉬운 건 아니다라는 것. 사용법이 어려운 탓이 전혀 아니다. 반가운 형광펜으로 낙서하기가 힘들었던 이유들을 몇가지 적어보고 싶다. 바라는 모든 기능이 다 선택된다면, 미니 블로그가 넘치는 시대에 한가지 더 귀찮은 공간이 늘어나버렸구나 싶을 정도로 무거워지겠지만, 최소한 편리하게 쓸 수 있는, 간단한 쪽지, 스크랩, 애딩 기능을 원한다.


 1. 업데이트 여부를 빨리 파악할 수 없다
블로그를 펼쳤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최근 포스트이다. 티스토리 경우 '레몬펜' 플러그인을 설치해두고 업데이트되는 위젯을 통해 레몬펜 쪽지를 확인하지 않는 이상, 뒷페이지에 달린 레몬펜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이건 분명 빠른 방법은 아니다. 또는 '내 스크랩북 보기 기능'을 통해 일부러 확인할 때만 가능하다. 즉 실시간 업데이트를 하자면 계속 스크랩북 페이지를 확인하는 수 밖에 없다. 위젯없이는 질문이나 간단한 안부가 올라와도 바로 댓구할 수 없는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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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펜 메모가 실시간으로 뜨는 건 바라지 않지만 '아름다운 재단' 배너처럼 최소한 눌렀을 때 업데이트 내용을 바로 보여줬으면 한다. 다른 사람 레몬펜을 방문했을 때도 비슷한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2. 레몬펜 기능이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할 떄가 있다.
한구석에 있는 레몬펜을 보고 레몬펜 기능을 생각해내기도 하지만 우연히 마우스로 긁은 내용이 쪽지를 남길만한 내용일 떄도 레몬펜을 떠올린다. 그러나 생각 보다 마우스 긁기 기능이 금지된 사이트가 많다(오른쪽 마우스 사용금지 포함). 이런 사이트에서 레몬펜을 사용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또 오픈 아이디 로그인이 유지되지 않으면 레모펜은 무용지물일 때가 있는데 파이어폭스나 IE나 일부러 로그인 유지 기능을 실행해놓지 않는 이상 계속 유지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3. 종종 뜨지 않으면 블로그 모양 자체가 망가질 수 있다
레몬펜 플러그인이 생기기 전 이 문제 때문에 레몬펜을 사용중지한 적이 있는데 이건 내가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환경' 문제와도 관련이 있고, 사이드바가 상대적으로 무거웠다는 점과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레몬펜' 로딩 시간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로딩 순서가 느린 오른쪽 사이드바 로딩시간이 한참 걸려서 로딩이 중지되는 현상이 일어났었다. 사이드바의 다른 요소들도 이 현상은 마찬가지다. 최근에도 종종 메뉴바에 '읽는 중'이란 메시지가 뜨면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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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개인적인 용도와 공공용도를 구분하면 좋겠다
사용하는 사람을 위한 서비스와 방문하는 사람을 위한 서비스를 분할했으면 한다. 레몬펜 쪽지 왼쪽엔 비공개 옵션을 선택하는 란이 있지만(최근에야 발견했다) 태그나 공개/비공개 옵션이 귀찮을 때도 많다. 또 블로그나 홈페이지 주인이 레몬펜이 설치하지 않은 사이트에선 무용지물이다. 개인화되어 따라다니는 레몬펜도 필요하다고 본다.

나만의 낙서장처럼 사이트를 방문할 때 마다 따라다니면서 레몬펜을 사용
할 수 있는 기능 말이다. 일종의 개인 쪽지 기능같기도 하고 스크랩북으로 모아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상대방이 설치해주지 않아도 모든 사이트에서 쓸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고. 가끔은 남의 블로그에 첨삭지도를 한다거나 어지럽게 어질러놓는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사적인 용도로 나에게만 보이는 서비스라면 이런 문제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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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화면에 레몬펜을 못 쓰도록 할 수 있는 모양이다. 가독성 문제?


 5. 내게 쪽지 정렬 기능을 주소서!
레몬펜이 화면의 가독성과 집중력을 떨어트린다는 사실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이 부분은 남의 사이트에 레몬펜을 사용할 때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또 레몬펜을 공유하기 힘들게 만드는 요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특정한 위치에만 레몬펜 메모를 달 수 있도록 조정하거나 레몬펜 쪽지들을 정렬하는 기능을 쓰거나, 특정 주소만 레몬펜을 쓸 수 있는 페이지로 지정할 수 있는 기능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레몬펜 메인화면처럼 쓰고 싶지 않은 페이지는 뺄 수 있게).

한마디로 치우고 싶을 땐 안 보이게 치울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 한쪽 편에 설치된 레몬펜 마크 위에 모든 레몬펜 쪽지 한쪽으로 정렬하기 기능같은게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기능은 방문자든 주인장이든 모두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가독성이 필수인 사이트에서 공지사항을 레몬펜으로 가득 채울 수는 없다. 반면 레몬펜 쪽지들 만의 가독성도 높힐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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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레몬펜은 좀 더 개인화 서비스를 지향해야하는 것 아닐까? 편리해서 사용하더라도 사용하는 사람의 입장은 다양할 수 밖에 없다. 윈도우의 정렬방식 비슷하게 창으로 정렬 내지는, 오른쪽으로 정렬, 또는 일렬로 정렬 기능 정도는 사용해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화면채우기, 위쪽으로 몰아보기, 모두 접기, 모두 펼치기, 한쪽으로 정렬하기, 계단식으로 정렬하기 등등. (이미지에 사용된 사이트는 레몬펜 공지사항 사이트인 http://www.lemonpen.com/notice#lemon-451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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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형광펜 3가지 색 만 주면 안 잡아먹지!
비공개 쪽지와 공개 쪽지는 색이 다른 것으로 기억하는데(왼쪽에 달린 접기, 다른 쪽지 접기 옵션은 최근에 알았다 - 눌러볼 생각도 안 했는데 늦게 알아서 아깝다) 현재 쪽지 색은 비공개/공개끼리 달라도 레몬펜 색은 형광색(?) 하나 뿐인 걸로 안다. 블로그 포스트의 화면이 지저분한 건 나도 싫지만 개인적으로 낙서하는 레몬펜은 색이 좀 다양했으면!  좋겠다. (옛날 생각이 나서;; )

 7. 개인적인 용도를 확장시키자면
최소한 불량 유저 차단 / 검색어 제한 / 스크랩북 카테고리 관리 등이 필요해진다. 이런 건 용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지나치게 다양해지면 '미니' 아이템의 장점을 살릴 수 없을 것이다. 작은 플러그인 하나가 부담스러워질 수도 있겠다. 그래도 최소한 내 레몬펜 관리 페이지에서 기존 블로그 기능 중 몇가지는 볼 수 있었으면 한다.

* 레몬펜 사용법이 혹시 궁금하신 분 : http://www.lemonpen.com/about/expl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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