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문화 읽기

세월호 침몰, 속터지는 국정조사 막말 그만하고 쇼를 인정하라

Shain 2014. 7. 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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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79일째. 여전히 11명의 승객들이 가족들에게 돌아오지 못했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왜' 이런 끔찍한 참사가 일어났는지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침몰 과정부터 구조대책까지 하나같이 부실했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세월호 침몰의 원인을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청해진해운과 유병언이 잘못 개조된 세월호로 손해를 입을 것같자 보험금을 노리고 세월호 사고를 조작했을 것이라 추측하고 흔적없이 사라진 유병언은 이미 죽었다는 루머도 돌고 있습니다. 세월호 침몰의 폭발설부터 음모론까지 - 세월호 3등항해사의 주장이 음모론을 증폭시키긴 했지만 사람들은 그 음모론이 모두 진짜라고 믿는게 아닙니다. 캐면 캘수록 불거지는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들려달라는 아우성일 뿐이죠.


김광진 의원 발언을 문제삼아 국조특위를 중지한 새누리당. 막말이 나왔다고?


그러나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요구할 자격이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엔 꽤 많은 시간이 걸릴 듯합니다. 6.4 지방선거 이전 세월호 실종자 가족과 유가족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듯 굽신거리던 정치인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거만하기 짝이 없습니다. 세월호 국조 특위 중 졸았다는 국회의원, 유가족에게 삿대질 했다는 국회의원도 나왔습니다. 그 모든 모욕을 감수하고서라도 진실이 밝혀지면 다행인데 아쉽게도 그들에게는 그 간절함이 전해지지 않는 모양입니다. 어제는 VIP 관련 내용을 꼬투리 잡아 국조특위 현장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시간을 끌고 변명을 해봐도 하나씩 하나씩 드러나는 증거로 보아 확실한 건 4월 16일부터 꾸준히 제기되던 해경에 대한 의혹 대부분이 사실이었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세월호 침몰 당시부터 해경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걸 속시원히 인정해야할 때입니다. 16일 당시 전원구조라는 오보가 날 수 밖에 없었던 것도 완전 침몰 이후 공기를 주입하겠다고 생쇼를 했던 것도 모두 '구조하는 척'에 불과하다는 걸 인정하고 책임을 질 때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행방이 묘연한 유병언이 세월호 참사의 전부가 아닙니다. 지방선거 이전과 이후가 아무리 달라도 그렇지 이렇게 안면몰수해도 되는 것일까요?


늦게 제출된 자료와 중지된 특위 도대체 왜 아직 인정하지 않는가?


4월 16일부터 지금까지 언론에 발표한 해경의 대책이란 건 대부분 부실하거나 현장 상황을 잘 모르거나 면피용인 것들이 더 많았습니다. 내부적으로 구조를 포기하고 시신수습에 집중했단 정황은 여러 대안언론을 통해 밝혀진 내용들입니다. 며칠전 뉴스타파가 취재한 내용에 의하면 시신유실과 수습을 위해 이용한 저인망 쌍끌이 어선도 진도 부근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고 합니다. 이미 시간이 한참 지나서 뒷북 대책을 실시한 셈이죠(자료출처 : 뉴스타파, '쇼쇼쇼'와 '슈퍼갑질'의 나라). 그동안 선거를 의식한 것인지, 금방 드러날 거짓말로 여론몰이하고 국민을 속여왔다는 점에 분노합니다.


어제는 김광진 의원의 발언을 문제삼아 사퇴를 요구하며 새누리당 의원이 국정조사를 보이콧하기도 했습니다. 이유를 들어보니 김광진 의원의 VIP 언급이 문제였습니다. 공개된 해경의 녹취록에는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과 해경청의 통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청와대 쪽 발언에서 VIP라는 단어가 등장한 것 사실이지만 김광진 의원은 녹취록을 착각했고 그 부분에 새누리당 의원이 반발한 것입니다. 사과까지 했는데 국조특위까지 중단할 정도로 반발할 일이었냐는 제쳐두더라도 중요한 건 녹취록이 인명구조 보다 의전에 더욱 신경쓰는 내용(상황파악 못하고 영상가능한 함정 요구)이라는 것이죠. 


녹취록 내용이 구조 보다 의전을 중요시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컨트롤 타워 기능을 잃은 정부기관과 무능한 해경의 언딘 호출. 딱 잘라 말을 못해서 그렇지 이미 국민들은 정부와 해경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국정조사에 필요한 자료를 3%만 제출하고 야당 의원들에게 자료 점검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는다고 해서 진실이 덮히지는 않는다는 것도 압니다. 그들의 무성의한 시늉 속에 여전히 세월호 참사 수습 현장에는 민간잠수사와 자원봉사자들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말싸움으로 질질 끌고 언급하지 않는다고 해서 300여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상황이 바뀌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언제까지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할 생각일까요?










유가족에게 '유가족이면 가만히 좀 있어라'


오늘 아침 일찍 유경근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원회 대변인은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김광진 의원의 VIP(대통령) 언급 논란이 과연 국조를 중단시킬 만한 사유인가'라며 '국조가 파행되면서 충분한 질의응답이 이뤄지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고 합니다(세월호 유가족 대변인 "과연 국조 중단시킬 이유였나 의문"). 보고 있는 국민들의 마음도 이렇게 애가 타는데 황망하게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이 국정조사를 바라보는 심정은 어떨까요? 4월 16일 그날부터 지금까지 구조는 하지 않고 '쇼'하는 모습을 보며 속태웠을 생각을 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국민들과 유가족들은 4월 16일부터 일정 기간 동안은 승객들이 살아 있었을 거라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밝혀진 뉴스에 의하면 이미 선체가 가라앉자 마자 해경은 구조를 포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까지 유가족과 국민들 앞에서 그날 구조를 포기했노라 인정하지 않고 있을 뿐이죠. 어제 7월 2일 방송된 JTBC '뉴스9'에는 침몰하는 배를 '지켜보고 있다'는 해경의 녹취록과 '일단 뚫는 흉내라도 내고 이런 것까지 해봤다는 것이 나을 것같단 내 생각이고', '해군 해난구조대는 다이빙 불가로 18분에 철수'했다는 내용 등(JTBC, 해경 "유가족들이 성화, 일단 흉내라도" 눈가림 급급) 당시에 정부가 거짓말을 했다는 증거는 이미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습니다.


선거 끝났다고 유가족에게 이러나? 유가족에게 함부로 말하는 국회의원들.


국조특위장에서 울부짖는 세월호 유가족의 모습을 보는 마음이 편치가 않습니다. 침몰한 세월호 안에서 죽어가는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그들이 하는 거짓말에 속고 있었다는 사실도 원통한데 그들은 지금도 상황을 인정하지 않고 드러나는 증거에도 불구하고 아니라며 부정하고 있습니다. 시신수습 위치를 조작하고 VTS와의 무전 내용이 없어지고 가족들의 통화 내역도 삭제되고 해경은 수색 악조건만 나열해 수색 진행의 어려움만 호소하고 - 구조는 0명인데 '면피'용 정부 보고만 읽고 있어야 하는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국조특위 중단도 언론의 관심흐리기와 시간끌기의 일부 아니었나요?


여당은 4월, 5월에는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에게 사과하더니 선거가 끝난 지금은 국조특위도 연기할 정도로 여유만만해 보입니다. 그 와중에 심재철 위원장과 조원진 간사는 피조사기관인 해경청장을 별도 면담했다고 합니다(세월호 유가족, 與·해경 단독 면담 의혹 제기). 한마디로 김광진 의원 발언을 문제삼고 사퇴 요구를 한 것도 쇼일 수 있다는 이야기죠. 거기다 조원진 의원은 여당과 야당의 분쟁에 반발하는 유가족을 보고 '유가족이면 좀 가만히 있어라'고 막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세월호 국정조사 조원진 의원 막말 논란 " 유가족이면 가만있으라"). 어쩌면 이렇게 태도가 달라질 수 있는지 보는 사람들이 더 속터집니다.


생존자 증언을 고소했다는 해경. 이제는 쇼였다는 걸 인정할 때 아닌가요?


'가만히 있으라(잘 좀 있으라)'는 말에 한이 맺힌 사람들에게 또 무서운 말을 내뱉은 것입니다. 유가족들이 애태우며 가만히 있는 동안 한 것이 '쇼' 밖에 없는 해경의 과실과 그날의 진실을 추궁하는 자리에서 나올 말은 아니었습니다. 선거 전에는 굽신대던 정치인들이 선거가 끝나자마자 피해자들 앞에서 '갑'행세를 하는 듯해 입맛이 쓰기도 했습니다. 대체 언제까지 국민들이 말도 안되는 쇼에 속아줄 것이라 기대하는 것일까요. 앞으로 일어날 불행을 막기 위해서라도, 유가족을 위해서라도 팩트TV 등을 통해 우리들은 생방송되는 세월호 국조특위를 꼭 지켜봐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오늘도 11명의 승객들이 가족들에게 돌아오길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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