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풍선/有口無言

홈페이지가 가졌던 많은 이름들

Shain 2007. 5. 3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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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를  맨처음 만든 날이 언제였는지 사실 기억이 정확히 나지 않습니다
태그를 배워서 공짜로 주어진 계정에 올리기 시작한 날이라면 기억이 한번쯤 날 법도 한데

꽤 바깥 날씨가 좋았던 봄날이었다는 것 말고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어쨌든, 웹사이트를 모은다는 그 프로젝트 사이트에서 찾아보니..
그때의 홈페이지는 참으로 유치찬란 하더군요!!

지금도 외우고 있는 그때의 HTML은 매우 단순하다 못해 간결했고
그때의 속도와 기술로 할 수 있는 것이 제한되어 있던 것도 사실입니다..
당시엔...업로드가 되고, 서버 사용이 가능한데다, 독자적인 주소까지 얻는,
무료 계정을 가지는,
.. 운좋은 일도 사실... 몇몇 사람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으니까요..

물론, 게시판이나 기타 등등의 서비스가 가능한 홈페이지는 그 당시에도 드물었습니다.
그저 html파일과 이미지 파일을 올릴 수 있는 정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

;; 티스토리 블로그가 새로 생겼어요 이것이 마지막 형태의 블로그가 될 수 있을까요?;;


어쨌든 그렇게 한 시절이 지나가면서
여전히 서버 이용은 하기 힘들지만 이용할 수 있는 무료계정들이 제법 많아졌습니다.
네띠앙이나 천리안, 하이텔 등에서 제공하는 계정
외국 서버를 이용한 FreeSevers 등.. 가입만 하면 가질 수 있는 넷 상의 공간은
제법 넉넉해 보였죠..그때쯤 쉽게 홈페이지 만드는 방법도 유행했고 그런 프로그램들도 슬슬 나타났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씌이는 건 거의 없지만)

물론 그 시기는 생각 보단 짧게 지나갔고
게시판같은 보드를 올릴
수 있는, 진짜 무료 계정의 시기가 왔습니다..
Interpia 같은.. 계정들이 좀 안다 싶은 사람들 사이에선 꽤 인기를 누렸고
Crazy Board의 무료 게시판이나 무료 방명록을 이용하던 사람들은
점차 서버에 직접 설치할 수 있는 여러 언어의 종합적인 게시판들을 홈페이지의 한 형태로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테크노트나 몇몇 이름이 기억 안나는 PERL계열의 게시판들이죠..

하지만 이용자들의 욕심은 그걸로도 만족이 안 되서..
수많은 멀티미디어를 이용가능한 공간을 필요로 하면서, 안정적인 유료 계정들이 생기기 시작했고..최근엔 개인 홈페이지들은 제로보드같은 사용자가 맘대로 조정하는 방식의 홈페이지를
거의 기본인듯이 운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그  때부터 온라인의 개인 공간에 대한... 개념도 조금쯤은 변해서
계정을 이용하지 않고, 아이디를 이용해서 만들 수 있는 미니 홈피, 블로그, 플래닛 서비스들도
함께 발전하기 시작한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구형 제로보드를 사용한 홈페이지랍니다 폐허가 됐다고 본인이 중얼댈 정도로 요새 자료 못 올린다.. 무섭다;;;


뭔가에 끈질긴 성격을 가지기 보단,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은 아무래도 이 모든 걸 한번씩 다 써보기 마련일테고 그런 사람들이 대개 그러하듯이,
저 역시 웬만한 계정에는 아이디 하나쯤이 있고
그 오랜 세월 동안 자리를 채우지 않아 빈터 내지는 폐허가 되어버린 블로그와 서비스들이
인터넷에 넘쳐 납니다..

이젠 기록도 찾기 힘든 미니 홈피들의 글을
읽다 읽다 지쳐서.. 새로운 글은 더이상 기대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차라리 없애는 것이 어떠냐는 무서운 협박의 말을 날리면서.. 은근한 압박을 가하기도 합니다..
근데, 나의 편집증(?) 내지는 성실함은 한계가 뚜렷하고 저작권이나 기타 등등의 위험을 무릎쓰고 무언가를 자신있게, 계속 해서 써올릴 만큼.. 전 여유로운 사람이 아니란 말이죠..

그것도 모자라서.. 저 블로그 들이나 홈페이지들은 스팸이나 테러의 온상이 되곤 합니다..
얼마전에도 정치적인 주장을 담은 개인 홈페이지가
자동 리로드 테러로 인해, 홈페이지 트래픽을 꽉 채우기도 했고(접속 불능 사태)
성폭행 관련 글이 올라온 블로그에는
수시로 음란 광고와 도박 광고가 도배되서 덧글 쓰기를 차단했죠..
이젠, 질릴 만큼 질리고 겪을 만큼 겪었다고.. 자부하는 이 세계에서..
테러의 형태 만은... 장담할 수가 없네요..


그래서 .. 이젠 마지막일까 싶어서 여기 와봤습니다.
홈페이지라고 불리고, 블로그라고 불리고 홈피 또는 웹페이지라고 불리는 그 수많은
하이퍼링크들,
그 개인적인 역사 조차 이젠 다 기록할 수 없는 세월이고
앞으로 어딘가로 어떻게 옮겨갈 지 또 알 수도 없는데 ..

또 마지막일까 싶어서 '디지털 유목민'
여기 저기 이사를 다니는 겁니다. 짐싸들고.. 또는 새살림 차리러..
그 많은 폐허들을 뒤로 하고 이사를...


그 동안 나와 함께 해준.. 많은 하이퍼링크들에게.. 무한한 묵념과 감사를 표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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