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문화

불가살, 이런 식의 괴상한 가족이 완성될 줄이야

Shain 2022. 1. 2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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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불가살'은 결국 가족극이었군요. 이리저리 관계가 꼬이고 얽히긴 했어도 권호열(정진영)을 중심으로 한 가족이 그들 가족의 핵심이었습니다. 어쩌다 그들이 서로의 원수가 되고 결국엔 그렇게 꼬인 관계의 중심이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무려 천 년 전에는 개경(아마도 부곡리, 불가살이 살던 마을 이랬으니)에 그 마을에서 자리 잡고 그때부터 살아온 것 같습니다. 아마 모든 사건의 원흉으로 짐작되는 민상운(권나라)은 처음부터 불가살이었던 것 같고 그때부터 살아왔다면 최소 천년 이상은 된 악귀인 것이죠. 어쩌다 민상운은 악귀인 것일까요. 단활(이진욱)이 악귀가 된 과정을 짚어보면 혼을 빼앗기는 과정이 달랐을 것 같은데 말이죠.

 

결국 불가살에게 살해당하는 남도윤. 그의 생사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대부분의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습니다. 뭔가를 얼핏 혜석(박명신)처럼 뭔가를 눈치챘다고 해도 주변 분위기나 읽는 정도지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본인들은 모르는 경우가 더 많죠. 무엇보다 어떤 경우에 무얼 읽는지 알 수 없다는 건 약점이라면 약점입니다. 단활은 민시호(공승연)의 환생을 보면서도 민시호의 과거는 전혀 볼 수 없고 알 수도 없죠. 그러니까 결국 대부분은 '불가살'을 중심으로 가족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가계도의 시작으로 보이는 단극(정진영)은 옥을태(이준)의 아들이었고 그 동생이 남도윤(김우석)이었습니다. 가증스럽게도 눈물까지 흘리며 옥을태는 불가살이 동생을 죽였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이게 옥을태 캐릭터의 지워지지 않는 본성인 것이죠.

 

사실 정신이 또렷하다고 해도 아들의 관계를 정확히 기술하기는 힘들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이사람이 그 사람 같은 이 화면으로는 알아본다고 해도 '쟤는 이름이 뭐였냐'며 돌려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첫 방송 때 '곡옥'이 무엇인지 몰라 다시 보기를 여러 번 돌려본 것처럼 말입니다. 누가 누구의 아들이고 누구의 동생이냐 하는 문제는 너무 헷갈려서 건너뛰어보려 합니다. 아찬(남도윤, 김우석)이 누굴 말하는지는 알겠는데 아찬(초반의 아찬 이름이 거의 안 나와서)의 발음을 못 알아들어서 헤매기도 하고 이렇게 헤매다 보면 정확한 이름을 발음하지 못하고 '걔'라고 부르다 끝나는 이야기가 나오는 거죠. 아무튼 옥을태의 동생이자 전생에 남도윤이었던 아찬은 그렇게 맞아 죽습니다.

 

죽어가는 도윤을 보내는 옥을태. 그는 왜 울었을까.

 

또 이야기가 초반부에 계속 도망치는 민상운(권나라)과 그의 뒤를 쫓는 옥을태에게 집중되어 있지만 옥을태는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는 타인을 죽일 수 없습니다. 또 옥을태는 전생에 '불가살'을 직접 죽인 혼의 주인인 것인지 옥을태를 죽이려 하면 민상운도 고통을 느낍니다. 마치 한 몸인 것처럼 고통을 느끼죠. 그들 관계의 핵심은 옥을태가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나머지 인물들은 방관자 거나 구경하는 사람들입니다. 수많은 귀물들이 그들 관계를 눈치챘습니다. 옥을태는 처음부터 인생이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검은 구멍'은 원래 피를 토하는 기침병에 광증도 있다고 했습니다. 얼굴을 보아하니 부스럼이 난 것이 원래 아픈 사람이라 해도 이상할 것 없는 얼굴이고요. 옥을태가 지금부터 400년 전쯤 출생했으니 원래 불가살이던 활은 그때까지 혼을 갖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상한 가족 - 따로 또 같이 사는 사람들

 

원래 가족도 아니었던 그들이 가족이라 엮긴 뭐하지만 그들은 좀 웃기는 관계가 이어지고 있죠. 그들 중 민상운과 혜석(박명신)을 제외한 모두가 민상운과 엮인 경험이 있습니다. 그들은 '어디서 만난 것같은 친숙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디. 그들중 가장 '감'이 좋은 민시호(공승연)가 그들의 예전 관계를 터트리기만 하면 연속 폭발하듯 다 터져버릴 관계입니다. 아니 단활 혼자만 찔러도 그들의 관계는 다 터져버릴지도 모르죠. 이미 단활의 정체를 권호열(정진영)에게 들었는데 민시호와 남도윤이 무슨 사이인지 말못 이유는 없습니다. 문제는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죽을 것이다'라며 험한 예언을 했던 혜석입니다. 그는 기억은 하지 못하지만 이미 도윤의 목숨은 굉장히 위험해졌습니다.

 

아무래도 옥을태는 사람을 죽인 범인 같다.

 

과거의 예언이라 치부했던 일은 더 이상 과거의 일이 아닌 게 돼버리죠. 마치 예언을 완수하기 위해 대기하는 것처럼 그들은 점점 더 예언에 가까워집니다. 과거에 죽었던 단아찬과 단솔(공승연)은 벌써 죽어버렸습니다. 그들이 첫 번째 예언을 완수하고 죽은 것인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이대로라면 그들이 미치도록 살리고 싶어 했던 그 두 사람은 이미 세상에 없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운명의 옆을 떠도는 사람들처럼 그들은 업을 쌓아갈 뿐입니다. 옥을태와 불가살은 서로 운명이 얽혀 있어서 그들은 다 죽어야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둘 중의 하나만 죽으면 업보를 풀 수 있는 관계일까요. 확실한 건 600년이나 살아온 단활도 그 관계의 전부를 모르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600년이나 쫓아왔지만 단활은 민상운이 어떤 인물인지 모릅니다. 그냥 아이라는 생각에 한번 놓아줬더니 재빨리 도망친 것이 민상연과의 인연의 전부죠. 당시에 민상운은 그가 피하려는 인물이 민상운지 단활인지 구분도 못했습니다. 알고 보니 필사적으로 도망치고 피하려 했던 상대는 민상운이 아니라 옥을태였고 단활은 어떻게든 민상운을 만나야했던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민상운은 막연히 민상운을 만나야겠다 생각하고 민상운을 무서워하는 DNA는 몸에서 빼놓은 것처럼 행동합니다. 아마 옥을태는 불가살이 원한을 지기 전에 이미 저승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그때부터 400년 동안 불가살은 자매로 살아남은 것 아닐까요(그때 이미 자매가 있었습니다). 자매나 형제가 혼을 나누고 살아남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키워드가 형제, 자매와 꽤 자주 겹치네요.

 

아무리 봐도 수상한 이 가족의 동선 또 다시 다 죽는것인가

 

가족은 보통 한 곳에 모여삽니다. 그런데 민상운의 가족은 마치 저주받고 따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처럼 모두 죽거나 사라졌습니다. 지금 남은 형제는 민시호, 민상운 정도인데 그 마저도 쌍둥이 중 하나는 죽었죠. 일부러 갈라놓으려 해도 그렇게까지 갈라놓긴 힘들 정도입니다. 하나는 민상운 자매처럼 스스로 희생한 것 같아요. 도윤도 그랬지만 전생에 형제로 태어나 꽤 여러 차례 죽은 적이 있습니다. 불가에서 말하는 겁(劫)의 인연은 그냥 '긴 시간' 정도로 해석합니다. 굉장히 많은 인연이 닿고 연이 닿아야 가능하다는 것인데 민상운은 마치 꼭 만나야 하는 사람처럼 필연적으로 만났죠. 그냥 단순한 인연이 아니라 필사적으로 서로 떼어놓아야 하는 인연 - 정말 궁금한 관계입니다.

 

 

 

 

그래서 또다시 가족인가

 

사실 이럴 때 가장 의심스러운 사람은 사라진 사람들이죠. '이럴 때'라는 표현이 좀 이상하긴 한데 한번 가족이었던 인연은 계속 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려서 양친을 사고로 잃고 질긴 목숨이라 살고 있다는 무녀 혜석(박명신)야 말로 수상하기 짝이 없는 인물이죠. 피를 토하는 기침병에 어머니가 죽은 후로 광증이 있다는 옥을태는 가족 간의 인연도 관계도 밝혀지지 않은 인물입니다.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가 옥을태의 아이일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왜 혜석만 가족이 없고 인연이 없는 것일까요. 오랫동안 불가살과의 인연도 관계도 숨기고 조용히 숨어든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 옥을태는 자신의 병과 도윤과의 인연을 숨기고 있습니다.

 

한번 제대로 안아본적도 없는 아들인데 - 기약없는 이별

 

불가살 원혼은 혼이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불가살이 다시 혼을 얻기 위해서 활을 죽이고 그렇게 혼을 얻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 그 혼의 주인은 원래 활이죠. 이유는 한 번도 말을 안 했지만 불가살은 그 혼을 자신이 차지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네가 꾸민 짓'이라는 그 원망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 듯합니다. 워낙에 여기저기 살살거렸으니 옥을태의 수작에 넘어갔을 가능성이 가장 높구요. 그 사이 얼굴 한번 보여주지 않고 천년 넘게 살아온 원래의 불가살(옥을태)은 천년 동안 쌓은 원한을 곧 쏟아낼 수 있겠지요. 민상운이 나타나면 그대로 환생할 생각이었을텐데 그의 환생 코스는 꽤 많이 꼬여버렸습니다. 쌓은 업과 쌓은 한이 워낙 많아 이거 다 죽는다고 쳐도 복잡하겠어요. 마지막지 시청이 함 힘든 드라마다 싶지만 힘을 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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