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문화 읽기

백수세끼, 간장계란밥 먹다가 차여 보셨나요

Shain 2022. 2. 1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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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매일매일 식사를 하지만 그리 대단한 요리를 먹진 않습니다. 아침밥 꼭 챙겨 먹으라는 어머니의 부탁에 따라 매일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노력할 뿐이죠. 어느 날 밤에는 족발을 얼굴에 묻혀가며 먹는 주인공에게 '평생 그렇게 살아 돼지쌔끼야'라는 욕을 먹은 적도 있습니다. 머리카락이 삐쭉 뻗칠 때까지 잠을 자는 자는 나이 32.5세의 김재호(하석진)는 아침거리가 떨어지자 장을 보러 나갑니다. 돈도 없고 우유도 떨어졌지만 그는 나름대로 바쁘게 살고 있죠. 그녀의 바쁜 여자 친구 서수정(임현주)은 그런 남자 친구가 데리러 온다니 신경 쓰이지만 그런가 보다 합니다.

 

 

그의 여자 친구는 바쁜 일상 때문에 매일 지쳐가고 멋진 차를 끌고 나타난 친구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남들은 좋은 차를 타고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데 자신은 기껏해야 걸어 나가는 친구들의 배웅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가기 때문이죠. 거기까지는 그렇다고 치는데 수정은 배가 고픈 자신에게 간장계란밥을 대접하는 재호를 보고 폭발하고 맙니다. 기분 좋아지라고 아무렇지 않게 힘내라고 하는 재호에게 더욱더 화가 나죠. 재호는 아마 수정이 '회사 안 다녀봐서 몰라'같은 말을 신경 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듯합니다. 이미 여러 번 들었거나 질리도록 들어봤기 때문이겠죠. 그렇게 그들은 헤어집니다.

 

두 사람의 갈등은 답이 없어 보입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오늘은 진짜 맛있는 거 먹고 싶었다'는 수정이의 말도 이해가 가고 드라마는 그렇게 20여분 동안 이어지는 가벼운 일상을 다루는 내용이죠. 이렇게 16회가 이어지는데요. 전반적으로 별로 진지한 이야기를 다루진 않습니다. 술 마시고 어울리는 내용이 대부분이죠. 아마 웹드라마 특징상 앞으로도 그렇게 이어질 것 같아요.

 

 

드라마를 처음 볼 때는 '혼술남녀(2016)'를 떠올렸습니다. 매끼 한 끼를 하고 술을 마시는 주인공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죠. 일단 음식을 중심으로 한 드라마는 맞지만 술을 곁들인다는 차이점이 있죠. 또 주인공들이 공시를 준비하거나 공시 학원 강사라는 점도 차이점입니다. 맛있게 술 마시고 한잔 곁들이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배고프다면서 화면을 바라본 걸 기억합니다. 2016년 보다 나이 많은 모습으로 등장하는 배우 하석진은 날카롭고 예민한 학원 강사라서 종종 까칠한 모습으로 박하선을 기죽이곤 하죠(하석진 씨 이때 정말 괜찮았어요).

 

'백수세끼'라고 해서 일 년 내내 라면만 먹고 그러진 않습니다. 가볍게 요리하는 장면도 종종 등장하는데 라면 먹는 간간이 햄버거도 챙겨 먹고 자전거를 타고 배달도 가고 그럽니다. 사실 이 '백수들'의 주된 수입원은 라이더의 월급이거든요. 주인공 여은호(고원희)는 자발적 백수로 종종 요리도 해주고 식당 알바도 합니다. 맥주 따르는 실력이 없어서 초반에 도움을 받기도 하죠. 노가리 안주를 시켜먹은 탓에 별명이 노가리가 되는 자전거 도둑 이기도 합니다.

 

 

요리는 노력한 만큼 결과가 좋기 때문에 좋아한다는 주인공의 말처럼 그들은 주인공 하석진과 함께 어떤 날은 곱창을 먹고 어떤 날은 카레도 먹습니다. 없는 돈으로 달고나를 먹기도 하면서 시험 준비를 하죠. '혼자 먹으면 외롭다'며 국밥을 먹다 누군가는 '밥 먹는 시간 아낀다고 세상이 달라지지 않는다'는다며 제육볶음을 먹기도 합니다. 확실한 건 중간광고와 함께 하는 드라마가 '나쁘지 않다'는 느낌이란 것입니다. 기대감 없이 시청했기 때문일 거예요. 뭐 하석진이란 배우의 이름값은 확실히 하네요. '혼술남녀'를 오랜만에 다시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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