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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 떠난 선덕여왕에 새 인물 등장할까?

Shain 2009. 11. 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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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이 정식사서와 연대기를 기반으로 하지 않아 상황 표현에 자유로운 만큼 최근 지적되는 장면들이 많다. 고증에 맞지 않는 소품이나 시기적으로 20-30년씩 차이가 나는 사건을 이야기에 적용하는 등. 외국에도 이미 연대기와 사서를 무시하고 역사 속 한 장면이나 인물을 임의로 채택하여 만들어지는 '컨셉형 사극'들이 많지만 역사와 다른 사극을 본다는 건 시청자들에게 아직은 논란거리일 것이다.

화제가 된 48화 마지막을 장식한 미실의 활시위. 소화가 가져간 서찰의 비밀, 그리고 미실이 겨냥한 인물의 정체와 덕만이 여왕이 되기전 희생될 인물들이 있을 것이다. 미실은 50회에 최후를 맞는다.


당나라에게 큰소리치며 처세를 유리하게 만드는 미실이 통쾌하게 여겨지기는 하지만 그런 종류의 풍자(사실 풍자 부분은 몹시 좋아한다)가 약점을 커버해주는 것만은 아니다. 진평왕 54년경까지 살아 있었다면 80세가 넘었을 미실, 그리고 훨씬 더 나이가 많이 들었어야할 선덕여왕의 인물들은 화랑세기, 삼국사기를 다 따져봐도 더 늘어나야 정상이다. 이제서야 등장한 수을부(진평왕 10년의 상대등)가 반가울 지경이다.
 
선덕여왕에게 라이벌이 될만한 혹은 동조할만한 사람은 아주 많았다. 이미 죽은 것으로 처리된 천명공주와 용수공도 상당히 아쉬운 등장인물이고 선덕여왕기의 상대등이 되는 을제나 수품공(이름으로만 등장한 것으로 처리) 역시 선덕여왕의 주요 세력이 된다. 김춘추의 사위가 되는 품석이나 죽죽 등도 꽤 괜찮은 등장인물이 됐을 것이다. 그렇다면 역사에 입각해 미실이란 큰 호랑이가 나가고 나면 어떤 사람들이 드라마를 채우면 좋을까?

진평왕 10년에 상대등을 맡는 수을부는 이제 선덕의 편으로 돌아선다.


첫번째, 가장 필요한 인물은 진덕여왕이 되는 승만(勝曼)공주이다. 선덕여왕 사후에 왕위에 오른 승만은 8년동안 신라를 다스렸다. 진평왕의 동생 국반갈문왕과 월명부인 박씨의 딸(박씨는 보통 대원신통 가문이라 한다)이다. 성골 가장 마지막 왕인데다 일찍 죽은 것으로 보아 죽는 과정이 탐탁치 않았거나 나이가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춘추와 왕위를 다투려면 최소한 지금쯤은 등장해야 이치에 맞는 인물. 드라마 구조에 맞게 영웅으로 성장하려면 괘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다.

두번째는 화랑세기에만 등장하는 진평왕의 두번째 비 승만왕후(僧滿皇后)이다. 진평왕이 마야부인과 이대로 죽는다면 등장할 이유가 없겠지만(조민기씨가 다른 드라마의 주연을 맡아 진평왕이 승하할 것 같기도 하다) 아들을 낳았지만 곧바로 죽어 선왕의 아들인 용수형제를 미워하고 진평왕의 아들 보로전군을 미워한 인물로 기록되어 있다. 선덕여왕이 남편이 전혀 없는 상황으로 설정할 듯하니 이 인물이 등장 가능성이 낮긴 하다.

진평왕의 사위로 기록되어 있고, 선덕여왕 시기의 상대등이니 하차해서는 안되는 인물이었던 을제.


세번째는 백제의 왕인 의자왕이 등장했어야 한다. 진평왕이 죽을 때까지 신라는 수없이 많은 백제의 침략을 받았다. 진평왕 말기에 용춘과 서현은 대장군으로서 전쟁에 나가 화백회의같은 건 꿈도 꾸지 못할 만큼 바빴다. 선덕여왕 즉위 이후에 641년 백제왕이 된 의자왕은 신라를 공격했고(백제 윤충의 공격), 이 공격에서 김춘추의 사위 품석이 죽었다. 김춘추에게는 삼국통일을 꿈꾸게 된 원인이 되는 셈이다. 이 시기에 김유신과 알천의 맞선 백제의 배후, 의자왕 역시 김유신, 선덕여왕의 라이벌로 적합하다.

네번째는 김춘추의 아내, 보량의 라이벌이 될 문희와 보희 자매이다. 이미 만명부인은 문희의 존재를 언급하여 문희가 태어났다는 점은 명백히 했고, 가야의 월야 왕자가 김유신의 남동생 김흠순을 담당하지 않을까 짐작되지만(그래서 화랑이 되었을 것이다) 보희와 문희의 얼굴은 전혀 보여주고 있지 않다. 문희는 김춘추의 정식 아내가 되고 보희는 후에 첩으로 들인다 하니 선덕공주가 문희를 구해주는 야사에 비춰 얼굴 한번 쯤은 내밀어줘야하는 것 아닐까?

수려한 미남으로 기록된 김춘추는 보량, 김문희, 김보희 이외에도 다른 아내를 두었다.


다섯번째는 지난번에도 언급한 자장율사이다. 불교를 빼놓고 신라를 언급할 수 없다. 특히 화랑출신으로 김선종랑이란 이름을 가진 왕족 출신의 승려, 자장율사를 빼고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특이 이 인물은 진덕여왕이 당나라의 복식과 제도를 따르게 하고 당나라의 연호를 쓰게 추천한 당사자이다. 중국 출신으로 당과의 연결고리를 돈독하게 만드니 김춘추의 미래를 생각해보면 충분히 등장했어야 할 인물이다.

삼국사기에는 자장율사의 아버지를 무림(茂林)이라 적고 있고 화랑세기는 호림(虎林)공이라 적고 있는데 호림공은 복승갈문왕과 송화공주의 아들로 선덕여왕의 어머니인 마야부인과 남매지간이다. 즉 선덕여왕의 외삼촌이 호림공이고 김선종랑인 자장은 선덕여왕의 사촌이 되는 것이다. 가까운 외척을 주변에 등용하는게 나은 선덕이 그를 곁에 두려 애쓴 까닭을 알 것도 같다. 자장, 원광를 비롯한 여러 귀족 승려들은 전쟁과 국정을 이끌어가는 정신력이 된다.

염종 캐릭터는 용수, 용춘의 형제인 염장의 캐릭터를 공유하고 있다. 화랑이나 왕족이란 설정은 아니다.


여섯번째는 지난번에도 적은 적있는 비담의 형제(설정이다) 염장(廉長)이다. 용수, 용춘과는 이부동모형제가 된다. 그리고 보종공과 매우 친밀하게 지내며 보종의 일도 대신 치뤄낸 화랑 풍월주이기도 하다. 재물을 많이 탐내고 여러 명의 자녀를 낳아 화랑들과 진골들과 혼사를 치르게 했다. 칠숙, 석품의 난때 공을 세워 선덕여왕 시기에 관직에 등용되었고 김춘추에게 풍월주를 물려준다. 드라마 안에서는 염종(廉宗)이 그가 해야할 김춘추의 보좌와 돈을 벌어들이는 비열한 역할을 모두 맡고 있는 셈이다.

미실이 권력을 잡고 선덕여왕의 출생한 후 그녀가 여왕이 될 때까지 긴세월의 이야기를 그리므로 개연성있는 설명이 가능하자면 수많은 인물이 등장해야한다. 백제와 전투 한판이라도 벌어져야할 이 시점이 10회 정도 미실의 최후에 할애되는 건 어떤 의미에서 시간이 아깝다. 60회의 시간에서 10-12회 정도만 선덕여왕의 외교와 정치가 기틀을 잡아야한단 이야기다. 최소한 승만공주, 의자왕, 자장율사, 김문희 정도는 어서 등장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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