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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선덕여왕 미실의 최고 장면 베스트

Shain 2009. 11. 1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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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배역, 미실의 마지막이 방영되고 아쉬워하는 사람이 평소 보다 많았다는 말이 들린다. 비록 뜻이 올바른 영웅은 아니었을 지라도 최고의 능력과 시야를 갖웠던, 여왕에 버금가는 야망을 가졌던 그녀는 시청자를 사로잡은 최고의 주인공이었다. 자신의 야망으로 사람들을 죽게 만든, 악녀의 최후가 아름답길 바라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그녀는 최소한 자신의 신념에 확신을 가지는 정치인이었으니 그리 미워할 수가 없다.

'옥처럼 깨어지리라' 마야 부인의 저주처럼 아프다는 말 조차 하지 못한 채 죽어간 미실의 마지막은 아름답다. 왕의 마음으로 신라를 걱정하고 최고의 권세을 누린 그녀의 전성기 모습 그대로이다.


'이제 이 미실의 시대입니다' 진흥왕을 죽이는데 실패했지만, 자신을 척살하라는 밀서를 숨긴 채 진지왕을 옹립한 미실. 궁주 신분으로 즉위식에 함께 했으니 왕후가 될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화랑의 수장 원화로서 사도왕후, 귀족과 대신들의 뜻을 받들어 진지왕을 폐위하는 미실. 황후가 되고야 말겠다는 꿈이 깨어진 이상 또다른 도전을 향해 간다. 가장 박력있는 장면.


자신의 인생을 조율하듯 물이 담긴 컵을 연주하며 진평왕과 마야부인의 출산을 기다리는 미실. 이 연주 장면은 긴박감과 초조함, 아름다움을 조화시킨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이다.


정치에 대해 알고 날면 '나라를 사랑하여 망가트릴 수 없노라'는 말이 얼마나 듣고 싶은가. 신라 국경 곳곳에 내 전우들의 피가 뿌려지지 않은 곳이 없으니 어떻게 국경경비을 맡은 군인들을 내전에 불러올 수 있겠는가? 진평왕 후반기, 선덕여왕 시기까지 끊임없이 신라를 도발한 백제와 의자왕은 틀림없이 신라의 내분을 반길 것이란 판단에 미실은 자신의 야망을 거두게 된다. 왕이 되려 전쟁을 일으켰을지언정 최고의 자세를 갖춘 정치인이 아닐까?

덕만공주, 천명공주, 진평왕, 알천랑, 비담을 통틀어 가장 시선을 끌었던 미실. 그녀의 아군들과 후광이 유난히 든든한 까닭에 빛나 보일 뿐이라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그녀의 캐릭터가 유난히 빛나던  장면들은 자신감과 확신에 찬 담대한 모습들이다. 어찌 보면 드라마 초반부의 미실이 훨씬 더 아름답지 않았을까 한다. 50회를 통틀어 미실이 가장 매력적이었던 장면을 골라보자.

'미안하구나 아가야, 이제는 네가 필요없다' 진지왕에게 버림받자 아들이 필요없다며 냉정하게 돌아서는 미실. 가상의 설정으로 버려 비담은 미실의 인생을 바꿔 놓는 열쇠가 된다.


"그래도 웃지는 말거라. 살짝 입꼬리만 올리거라 그래야 더 강해 보인다"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을 닮은 아들 때문에 웃음짓는 미실. 서로가 모자 간임을 알지만 아는 척하지않는다.


'사랑은 아낌없이 빼앗는 것이다. 덕만을 사랑하고도 그리 하라' 마지막 등장할 때까지 따뜻하게 어머니 대접을 하진 못하고 애틋하게 바라보기만 하는 미실의 마지막 양심.


"싸울 수 있는 날엔 싸우면 되고, 싸울 수 없는 날엔 지키면 되고. 지킬 수 없는 날엔 후퇴하면 되고. 후퇴할 수 없는 날엔 항복하면 되고. 항복할 수 없는 날엔 그 날 죽으면 그만이네" 드라마는 후궁으로서의 미실 보다는 화랑과 함께한 미실을 훨씬 더 큰 비중을 주었다. 신라의 대표적인 병폐가 귀족이었다면 신라의 대표적인 장점은 화랑이라 할 수 있다. 그 점을 미실에게도 강조한 것이다.

왕족과 결혼하여 아이를 낳는 가문의 여식, 대원신통의 미실은 전군의 부인으로 시작하여 궁궐의 세를 장악하고 진흥왕으로 하여금 원화를 부활하게 했다. 세종 전군, 사다함, 설원랑, 진흥왕, 진지왕, 진평왕 등에게 사랑받은 궁주이자 권세를 누린 새주로서,  마지막 순간까지 아름답게 죽는 대원신통의 여성이자, 화랑의 수장으로 살다간 미실의 마지막 모습이 인상적인 드라마다.

'도망쳐, 마지막 연민이다' 자신을 방해할 쌍둥이 중 하나인 천명공주를 평생 동안 괴롭힌 미실. 진흥왕은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고 했지만 미실은 자신의 적수가 될 자에겐 한치의 용서가 없었다.


문노를 찾아 떠난 천명공주, 천명공주의 뒤를 쫓는 보종. 아들 보종의 생사가 묘연한 가운데 진평왕의 뒤를 쫓아와 아들도 구해야하고 약점도 잡히지 않아야 하는 처지. 미실의 양면성이 돋보인 장면.


미실은 진흥왕의 교훈처럼 사람의 신의를 얻는데 능숙했다. 남편과 아들, 가족들 이외에도 자신에게 충성하는 사람들에겐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미실을 위해 평생을 바친 칠숙.


연인에 대한 태도를 볼 수 있었던 명장면. 화랑세기에 미실을 가장 사랑한 것으로 기록된 설원랑. 그는 미실을 대신해 병을 앓다 죽은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드라마 상에서도 설원과 세종을 대하는 미실의 태도는 사뭇 다르다.


개인적으로 위의 장면들 중 가장 좋아한 것은 누가 뭐래도 미실의 유리잔 연주 장면이다. 음악과 춤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다는 미생이 정확한 음을 맞춰주고 마치 춤을 추듯이 아름답게 유리잔 소리가 들리는 장면은 화려하고 강하게 시작하여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다 파국을 맞는 미실의 삶을 표현한 듯하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순간에 들리는 아름다운 화음이기에 훨씬 더 인기를 끈 듯하다.


유난히 신경쓰이고, 똑똑해서 괴롭히고 싶었던 어린 소년 덕만이 중국으로 쫓겨간 또다른 쌍둥이임을 알게 된 미실은 그 어느 때보다 충격을 받는다. 미실의 인생은 이때 부터 다른 궤도를 걷기 시작한다.


'네 이년. 네 년도 죽을 것이다. 네 년이 가진 모든 것을 잃고 빼앗기고 짓밟히고 혼자서 외로움에 떨다 죽을 것이다' 천명공주가 죽고 마야부인의 한스러운 저주를 고스란히 받고 있는 미실.


'무엄하다. 어디 감히 성골 몸에 손을 대느냐' 처음 공주로 즉위하고 떨고 있는 덕만에게 손을 내밀었으나 자신의 신분으로 이미 우위에 있음을 내세운 덕만. 덕만의 등장 이후 미실의 몰락이 이어진다.


벌써 50회라니 언제 시간이 흘러간 것인지 아쉽기만 하다. 미실이란 캐릭터가 처음 보는 유형의 인물이기에 더욱 큰 기대를 가졌다. 그러나 화랑세기에 익숙하다 생각했음에도, 이런 식의 드라마 구도가 탄생할 거라곤 처음엔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었다. 어쩐지 미실이 제외된 마지막 12회가 싱거울 것같단 상상 마저 들 정도다. 백제군의 침략이 가까운 이 시점에서 그런 생각이 드는 건 안타깝지만.  이런 미실의 명장면은 더이상 볼 수 없으니 당연한 실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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