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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 불륜일까 스릴러일까

Shain 2010. 10. 23.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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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7일 첫방송될 이 드라마의 대본 담당은 유현미 작가라고 한다. 전작을 훑어보니 멜로물이 아닌 'SBS 신의 저울'을 썼던 사람이다. 불륜 만 파고들 드라마로 보이진 않는다. 시나리오를 보아하니 미스터리 멜로 스릴러를 꿈꾸는 드라마다.

악녀와 불륜은 이제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코드가 되어가고 있다. 이 드라마 역시 악녀와 불륜이란 소재를 쓰고 있다. 황신혜는 최고의 악역이 될 것이라 했고 공지영은 불륜 드라마가 내 소설 제목을 쓴다며 화를 냈다.

진부하고 식상한 불륜 악녀 드라마가 될 것이냐 미스터리 멜로 스릴러가 될 것이냐의 차이는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 시청자들은 재미만 있다면 대부분 다 용서해준다. '즐거운 나의 집'은 과연 '도망자 Plan B'와 '대물'에 도전할 만한 멋진 미스터리 스릴러일까?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던 김진서(김혜수), 모윤희(황신혜), 이상현(신성우), 이 세 사람의 관계가 드라마의 핵심이다. 모윤희는 이상현을 좋아했지만 이상현은 그것도 모른 채 김진서와 결혼했다. 모윤희 역시 명성대 제단 이사장인 성은필(김갑수)과 결혼해 살던 중 성은필이 사고사를 당하게 된다.

명성대 시간강사로 일하는 이상현의 불륜으로 냉전 중이던 김진서는 성은필의 죽음이 수상하다 생각하고 강력계 형사 강신우(이상윤)에게 조사해달라 부탁한다. 모윤희는 남편의 죽음을 자신의 짓으로 생각하는 성은숙(윤여정)과 남편의 의붓동생이던 성은재(이설아)로부터 명성대 이사장 자리를 지키려 애쓴다.


명성대 제단 이사장으로 누나 성은숙과 여동생 성은재가 가족의 전부이고 아버지는 명성대의 창립자이다. 모윤희의 남편으로 독특한 카리스마를 선보이던 성은필(김갑수)은 아내와 다투던 중 첫회에 사망한다. 전처를 잃고 사진을 취미로 찍다 모윤희를 만난 성은필은 이중인격자라 할 정도로 화낼 때와 평소의 모습이 다르다. 김갑수는 올해만 작품 내에서 죽는 역할을 여섯번째 했다고 한다.

모윤희와 다투다 죽은 건 분명하지만 어떻게 사망으로 처리된 것인지는 불명확하다. 그의 죽음이 사고사가 아니라 믿고 있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리고 그의 전처 수림은 대체 어쩌다가 죽어버린 것일까? 첫회에서 죽었지만 극의 미스터리를 쥐고 있는 인물 중 하나.



37세의 정신과 닥터라는 설정의 김진서는 어릴 때부터 부족함없이 자라 머리도 외모도 모두 우수했던 인물이다. 시간강사로 일하는 남편이 제자이던 여대생과 불륜 관계였던 걸 알고 갈등 중이다. 무엇 보다 그 여대생을 자신의 환자로 보내준 사람은 다름 아닌 라이벌 모윤희이기 때문에 두 사람을 용서할 수가 없다.

8개월 동안 자신의 환자로 찾아오던 성은필이 운전하길 싫어하는 인물임을 알고 있고 모윤희의 수상한 언행을 의심쩍게 생각해 접촉사고로 만난 강력계 형사 강신우에게 재조사를 부탁한다. 놀랍게도 자신이 그렇게도 증오하며 미워하던 모윤희가 성은필이 죽던 날 함께 있던 인물은 바로 남편 이상현이었다.



40세의 명미술관 관장이자 명성대 이사장인 성은필의 아내 모윤희는 어릴 때부터 이상현을 짝사랑해왔다. 이상현의 집에 세들어 살던 가난뱅이에 술주정뱅이 아버지에게 자라 늘 무시받던 그녀. 첫사랑을 김진서에게 뺏기고 성은필과 결혼했지만 성은필 역시 자신은 귀한 집안 자손이라며 가난한 출신의 모윤희를 무시했다. 남편의 죽음을 묻어둬야 하는 모윤희는 김진서를 어떻게든 이겨야한다.

지금까지 맡았던 역 중 가장 독한 역을 하게 될 거 같다는 황신혜는 남편의 죽음을 감추면서도 라이벌의 남편을 유혹하고 김진서를 괴롭히며 시누이들을 상대해야하는 상황이다. 여전히 혀짧은 발음이 이 미묘한 역할에 어울리지 않는 듯하지만 화려하면서도 강렬한 인상 만큼은 배우들 중 최고가 아닌가 싶다.



어릴 때부터 천성적으로 착하고 다정다감해 아버지에게 맞고 우는 모윤희를 달래주곤 했다. 모윤희의 마음을 모른채 첫사랑 김진서와 결혼해 영원히 행복할 줄 알았다. 김진서는 성공한 정신과의사인데 비해 자신은 늘 시간강사 자리를 면치 못해 열등감에 시달린다. 모윤희를 만나 그 남편 이사장의 덕으로 교수가 되어보나 했는데 그 욕심이 굴레가 되어 사건에 연루되게 만든다.

신성우는 연기를 아주 잘 하는 배우라기 보단 잘 생기고 자유분방한 남편 이미지를 충족시키는 배우로 보인다.  이런 타입이 너무 능숙한 연기를 펼치면 오히려 이질감이 들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 비해선 자신의 역할 컨셉을 참 잘 잡는 듯하다. 아이의 아버지, 아내 김진서를 끝까지 사랑하고 싶지만 마음이 약해 '모든 걸 다 주겠다'는 모윤희의 유혹에 흔들리는 남자 역할을 기대해본다.

 

프로모션 사진에 비해 MBC가 제공하는 트레일러는 그렇게 강렬한 인상을 풍기진 않는다. 대작은 아니기 때문에 이미 기존 팬을 확보한 대물이나 도망자에 도전장을 내밀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아직까진 불륜 드라마의 일종이란 느낌이 훨씬 더 강하다. 그럼에도 기대가 되는 부분은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조수민(최수린, 성은필의 전처와 관련된 인물이라 생각한다)의 역할이다. 일명 빨간 원피스라 불리며 극의 미스터리를 쥐고 있는 듯하다.

과연 악녀 모윤희가 모든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인가? 누군가 이들의 미스터리에 개입한 인물이 더 있는 것일까? 이 드라마의 성공 여부는 방영 이후에 결정나겠지만, 불륜 막장 드라마가 아니라 '멜로 스릴러'로 거듭난다면 후한 점수를 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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