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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배급의 힘을 보여준 '워킹 데드'

Shain 2010. 11. 1.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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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간으로 10월 31일에 방영되는 'The Walking Dead'는 이 포스트가 발행될 즈음에 첫방영되어 할로윈을 맞은 시청자들에게 선보였을 것입니다. 유령 분장으로 파티를 벌이는 날에 좀비 영화라니 드라마 방영 날짜를 참 잘 잡았지요.

이뿐 만이 아닙니다. 몇일 전 썼던 포스트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바로 워킹 데드(The Walking Dead)의 홍보를 위해 전 세계 26개 도시에서 좀비로 분장한 사람들이 나타났단 이야기인데요. 알고 보니 이 행사는 전세계적인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의 일부더군요. 특히 FOX 채널에서 달아준 댓글은 국내에도 관련 행사가 있다는 정보를 알려줍니다.

요약하자면 한국 정서엔 좀비 플래시 몹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 하에 극장 시사회를 준비했다는 것이죠. 한국 방송 하루전인 11월 5일(금) 밤 8시에 압구정 CGV에서 1에피소드 시사회를 가진다고 합니다. 홈피엔 시사회 초대에 관한 소식이 가득하네요. '생애 최고로 무서웠던 순간'을 적으라는 관련 이벤트도 진행 중입니다. 전세계적인 이벤트에 한국이 빠진 것은 아니었군요.




끔찍한 좀비가 등장하는 드라마 워킹데드는 이유를 알 수 없이 좀비병에 걸린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은 인물들이 맞서 싸우는 내용입니다. 몸이 썩어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의사소통도 안되는 '사람들' 앞에서 보안관 릭 그림(Rick Grimes)은 가족들과 생존자들을 지켜야 합니다. '쇼생크 탈출(The Shawshank Redemption)'의 감독 프랭크 다라본트(Frank Darabont)가 제작한 이번 드라마는 공포스러운 소재지만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될 것입니다.

이 드라마의 제작사는 고전 영화 전문 채널인 AMC 채널이지만 놀라운 이벤트를 벌이고 있는 배급 담당은 FOX international channel(FIC)입니다. 드라마 제작사와 배급사가 다른 건 여러가지 편리함 때문에 최근에 자주 볼 수 있는 현상이라지만 이런 아이디어로 장기간 준비했다는 건 대단하군요. 국내 드라마 배급사가 아직 미약한 걸 생각하면 돈버는데 탁월한 감각이 있단 생각이 듭니다.





발빠른 전세계 120개국 동시 배급

아직까지 어느 나라든 드라마가 방영되고 그 반응 여부를 봐서 전세계에 배급할 지를 결정하는게 일반적입니다. 물론 미드는 인기가 보장되는 작품의 경우 제작 전에 미리 방영 계약을 하기도 하고 최근엔 인터넷의 영향력을 고려해 재빠른 배급을 추구하기도 합니다만(미국 방영 후 한달 안에 한국 방영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방영 일주일 안에 동시 배급되는 경우는 아직도 깨나 드문 케이스입니다.

수출이 잘된다는 종류의 한국 드라마들 역시 방영 후 팔려나가는게 보통인데 그만큼 흥행에 자신이 있다는게 놀라울 따름이죠. 세계 120개국에 동시 배급. 각 지역별로 콘텐츠 판매 책임자가 있고 그들이 방영전 재빠른 배급 계약을 성사시킨다고 하는데 이런 식으로 빨리 배급된다면 홍보비가 좀 들더라도 드라마 제작자들이 컨텐츠 판매로 얻는 이익이 훨씬 더 늘어나지 않을까요.


이벤트 덕분에 좀비 드라마 좀 봐볼까 하는 생각이 드시던가요?



전세계 언론을 강타한 깜짝 이벤트

'좀비가 나타났다'라는 말에 한번쯤 기사를 클릭해보지 않을 인물은 드물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도시에서 발견되는 기괴한 분장의 사람들은 입소문을 타기 마련입니다. 직접 자기 눈으로 좀비들을 보고 충격까지 받았다면, 이게 어떤 드라마인지 궁금해지겠죠. 전세계에 동시 방영되니 예전처럼 미드 보겠다고 다운로드 하고 낑낑거리는 시대도 아니고 방영일만 기다렸다 시청하면 그만입니다.

세계 26개 도시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된 '좀비 공습' 이벤트는 로이터를 비롯한 전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배급사의 발빠른 뉴스 타전도 있겠지만 이렇게 신기한 일을 보도하지 않을 언론은 드물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은 좀비 문화가 아직 많이 낯선 편이고 죽은 사람의 시신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강도가 훨씬 더하지 않나 싶습니다. 각국의 그런 점들을 고려해 세계적으로 진행한 이 이벤트는 확실히 효과가 있었던 듯합니다.


AMC가 제공하는 좀비 식별 요령(누르면 커집니다)




잠시도 쉬지 않는 홈페이지 이벤트

방영이 얼마 남지 않은 최근엔 정상적으로 홈페이지가 열리고 있습니다만 1-2주 전만 해도 'The Walking Dead'의 홈페이지는 제대로 열리지 않았습니다. 대규모의 홍보 이벤트로 친구들에게 소문내기 이벤트를 열기도 했고 깜짝쇼가 있을 것임을 암시하기도 했죠. 홈페이지의 역할이 광고 내지는 프로모션 이미지 소개같은 수동적인 역할을 할 경우가 많지만, 워킹데드는 몇가지를 더 추가시켰습니다.

부활절인 10월 31일엔 '부활절 달걀'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부활절 달걀(Easter Egg)이란 말 그대로 제작자가 몰래 숨겨놓은 기능이나 메시지같은 걸 말합니다. 홈페이지 어떤 곳에 'Safe Zone'이란 단어를 입력하면 좀비를 식별하는 법이나 좀비병에 걸리지 않는 법을 알려주는 포스터가 등장합니다.

술취한 사람처럼 보이거나 논리적으로 말하지 못하고 예전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거나 말대신 이상한 소리를 내고 몽유병 환자처럼 길을 걷는 것은 좀비병의 징후를 보여준다는 이 포스터는 공기나 접촉 그 어떤 것으로 감염되는지 경로를 전혀 알 길이 없으니 무조건 좀비에게 가까이 가지 말라 경고합니다. 정말 리얼한 좀비 드라마 속 공포를 느껴볼 수 있지 않나요?


총에 맞아 병원에 입원했던 릭 그림이 깨어보니 세상은 온통 시체투성이(누르면 커집니다).




컨텐츠의 품질은 기본, 배급도 전쟁이다

컨텐츠의 범람 때문에 컨텐츠 제작과 분배의 책임은 철저히 분리되는 추세입니다. 대작이다 싶은 드라마나 영화들 경우 책임있는 컨텐츠 배급 대행사를 두는게 일반적이죠. 배급 대행사는 각 지역별(주로 아시아 유럽, 미국 단위)로 판매 책임자(부사장)를 두고 각급에 컨텐츠 배급 계약을 책임지게 합니다. 우리 나라에도 NBC와 BBC 등의 배급책임자가 다녀가며 한국 컨텐츠에 대한 조언을 남기고 가기도 했죠.

이들은 전세계적인 이벤트와 홍보를 책임지면서 각국에 컨텐츠를 세일즈 합니다. 당연히 컨텐츠의 가격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수익도 늘어납니다. 시청자들은 좀 더 빨리 양질의 드라마와 다큐 등을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각국이 협력해 현지 제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상하기도 하죠. 영드나 미드를 한국에서 빨리 볼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이들의 활약입니다.


KBS '제빵왕 김탁구' 종방연. 미드는 프리미엄 파티(첫방송 파티)를 갖는데 비해 한드는 종방연이 더 많습니다.



한국 드라마에도 외국 드라마의 배급 컨셉이나 기념 파티가 도입되어 '종방연'이란 이벤트가 있습니다. 드라마 끝난걸 기념하기 위한 파티인데 대조적으로 외국엔 '프리미어 파티'란게 있습니다. 첫방영을 기념하기 위해 배우들과 제작진이 함께하는 파티죠. 미드도 100% 사전 제작은 아니지만, 우리 나라에 비해 여유가 있는 태도입니다. 우리나라는 파일럿이나 완성 대본 없이 시놉시스 만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사전 마케팅이 불가능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2009월 9월에 한국을 방영한 BBC 월드와이드 조이스 양 부사장은 한국 드라마 배급에 대해 인상적인 이야길 남겼습니다. '한국이 수출 배급사를 잘 선택하지 못해서 드라마를 비싼 값에 팔지 못한다'라는 내용입니다. 주부계층에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컨텐츠를 사장시킨다는 거죠. 'BBC 월드 와이드가 대장금이나 겨울연가를 배급했다면 세계적인 히트 상품으로 만들었을 거'란 말도 잊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능력과 배급망에 대한 자신감이기도 하고 전문화된 세계시장에 어울리는 마인드이기도 합니다. 한국 드라마를 딱히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만 분명 소비되는 나라는 있을 것이라 봅니다. 한국 드라마가 이런 판매망을 갖추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을까요? 워킹데드의 이벤트를 지켜보면서 드라마의 품질향상과 더불어 재미있는 이벤트가 많아졌으면 좋겠단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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