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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 범인의 윤곽이 드러날까

Shain 2010. 11. 5.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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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4일 방영된 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이 시청율이 8.6%까지 올랐다고 한다. 심장이 찢어질 것 같은 배신의 고통을 연기하는 김혜수(김진서 역)의 파국도 속셈을 아무도 알 수 없는 성격의 악녀 황신혜(모윤희 역)의 비밀도 자극적이란 평가를 받는 동시에 시청자들의 호감을 얻고 있다. 얽히고 섥힌 출연배우들의 감정싸움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치정 싸움 만큼 좋은 이야기 소재는 역시 없는 모양이다.

드라마와 함께 발매된 OST, 바비 킴의 '그래도' 역시 가사도 드라마의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한몫하고 있다. 남편에게 배신당한 슬픔에 울고 있는 김진서, 쓸쓸하게 읖조리는 가사처럼 죽을 만큼 미워해도 그만큼 사랑하는 인물에 대한 정을 끊을 수 있는 그녀의 감정이 충분히 표현되고 있다. 그녀의 가정은 어떤 문제 때문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을까.




이상현(신성우)의 어머니 박둘남(정혜선)의 말처럼 바람을 피운 배우자를 참고 산다는 건 '평생을 깨진 심장을 안고 산다'고 표현할 만큼 힘겨운 일이다. 배우자를 볼 때 마다 심장이 터질 것같다.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남편 앞에서는 말 못했지만 모든 걸 이해하는 시어머니 앞에서는 토로하는 김진서는 어쩐지 측은하다. 이상현 역시 학자로서의 양심을 버리면서라도 돈을 빌려 교수가 되려 했던 사연을 털어놓는다.

이 드라마는 신기할 정도로 독특하다. 이렇게 서로를 죽일 듯이 갈등하면서도 화합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놓는 '유기체'같은 부부의 감정을 지켜보는 것도 드라마의 재미 중 하나다. 부부 중 한 사람의 감정이 바닥까지 추락하면 아들을 포함한 다른 가족이 그들의 감정을 중재해준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그들이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대부분 타인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성은필이 모윤희의 생일에 불렀던 인물은?

성은숙(윤여정)은 사고 당일 있었던 제 3의 인물을 이상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모윤희는 성은필(김갑수)의 전처 조수민(최수린)을 의심하고 있다. 강신우(이상윤)은 사건이 일어났던 날 의문의 인물과 통화를 했고 그 핸드폰의 소유주가 성은필 인 것으로 보아 내연녀일 거라 짐작한다. 오늘 드러난 사진으로 보아 김진서 역시 제 3의 인물일 가능성이 있다.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이준희' 역시 후보 중 하나다.

이 인물의 정체가 성은필의 죽음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은 뻔하다. 모윤희는 그의 사망이 자살일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하지만 모윤희와 성은필의 진실을 덮기 위해 사고사로 위장했을 수도 있고 원한이 쌓인 전처의 복수일 수도 있다. 나머지 인물들 역시 아주 무관하다고만 할 수는 없다. 미지의 인물인 이준희는 어떤식으로 드라마에 등장하게 될까?


오늘의 반전, 성은필과 김진서의 사진. 사진으로만 등장하신 김갑수씨.




이상현은 왜 윤희를 두둔하나

사랑하는 김진서를 배신하면서까지 이상현은 같은 대사를 반복한다. 격렬한 감정싸움 뒤에도 '윤희 그런 애 아냐'라는 말로 늘 모윤희를 두둔하고 불쌍하고 괴로웠던 그녀의 부부 생활을 덮어주려 한다. 모든 경제적인 문제를 아내가 해결한다는 열등감 속에서도 모윤희에게 미안해하는 것 같은 그의 표정은 무엇 때문일까. 이상현은 모윤희와 공유하는 비밀이 있는 것같다. 모윤희의 집착 역시 비정상적이다.

안쓰러운 듯 '윤희의 행복을 바란다'는 이상현의 태도는 배려 차원이라고만 하기엔 뭔가 오버스럽다. 불쌍하게 자란 어릴적 친구에 대한 애정이라기에도 과하다. 그는 성은숙이 의심하는대로 성은필이 죽었던 자리에 분명 있었고, 지금의 분위기로는 충분히 성은필의 사망을 덮어주었을 법도 한 인물이다.



넌 아직도 모르는구나. 내가 왜 이러는지

모윤히는 이상현을 뺐는게 목적의 전부가 아니라고 한다. 모윤희는 김진서에게 더 큰 것을 원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빼았겼다고 하지만 이상현과 김진서는 서로 사랑해서 결혼했다. 모윤희가 빼았겼다고 느끼며 김진서에게 증오를 품는 건 더 큰 이유가 있는 것이다. 모윤희는 김진서가 비열한 방법으로 이상현을 빼았았다고 믿고 있다.

'주정뱅이 모씨딸, 지 여편네 잡아먹은 모가놈 딸'이라는 평가에서 알 수 있듯 모윤희에게서 이상현을 뺏어간 건 어머니 박둘남과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 박둘남은 어릴 때부터 김진서라면 무조건 편들어주고 의지하고 믿어줬다. 모윤희는 얼굴도 보려고 하지 않는다. 이상현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죄책감, 유일한 위로가 되는 존재를 김진서에게 뺏깄을 밖에 없었던 사연은 무엇인가.


오늘의 반전, 이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정체는?




빨간 원피스와 이준희, 그리고 김진서

이준희는 미술계의 인물, 혹은 화가이다. 기자들이 한번도 사진을 찍어보지 못한 오리무중의 인물이자 성은필이 초대하고 싶어 안달했던 사람이다. 오늘 예고편에서 보았던 것처럼 그는 윤희와도 무관하지 않은 사람이다. 성은필은 모윤희에게 생각 만큼 다정하거나 애정있게 행동한 적이 없고, 아내 조차 카메라에 담았던 적이 없지만 김진서와는 다정하게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장례식에 나타난 성은필의 전처, 빨간 원피스는 미쳐 있을 때만 빨간색 옷을 입는다. 모윤희는 성은필과 결혼하기 전엔 수수한 옷차림이었지만 남편과 함께 있을 때, 그리고 요즘은 파격적일 정도로 화려하고 대담한 옷을 입는다. 이는 부유층 사모님답지도 않을 뿐더러 성은숙이 몹시도 싫어하는 취향으로 보인다. 빨간 옷은 정렬의 상징이자 광기의 상징이기도 하다.


아버지의 유언이자 자신의 모든 것인 명성학원의 재산을 지키려는 성은숙.



개인적으로 이준희의 정체가 이름을 바꾼 모윤희의 친아버지가 아닐까 생각한다(목소리로 보아 남자인 것만은 분명하다). 어디에서도 모윤희의 아버지가 죽었다는 말은 없다. 술주정뱅이 간판업자로 자신의 광기 때문에 아내가 죽이고 딸까지 고생시켰지만  성장한 모윤희가 남편 성은필에게 험한 대접을 받는다는 걸 알게 된 후 두둔하기 위해 범죄를 숨겼을 수도 있다.

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의 매력은 쉽게 넘어갈 수 없는 각각 인물들의 미스터리 아닐까 싶다. 단순한 치정 문제같지만 단 한사람의 주인공도 사연이 허술하지 않고 제대로 얽혀 있다. 서로가 밝히지 않은 비밀 뒤에는 제 3의 사연이 숨겨져 있다. 극중 선정적인 장면, 희수(장지은)의 거짓말과 이상현의 욕설로 물의를 빚었다고 하는데 방송분에선 매우 자연스럽게 넘어갔던 기억이 난다. 부디 미스터리 멜로 스릴러라는 장점을 잘 살리길 바란다.


이미지 출처, 참고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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