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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레이디는 비싼 옷을 입는다?

Shain 2010. 12. 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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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프레지던트가 방영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있습니다(12월 15일). 당초 하희라는 여주인공 후보 중 한사람이라 일축했던 담당 PD는 결국 최수종, 하희라 부부를 두 주인공으로 결정한 모양입니다. 같은 시간 방영되는 'SBS 대물'의 영어 제목도 'President'인데 KBS도 같은 제목으로 같은 제목을 드라마화한다니 경쟁구도는 피할 길이 없어 보입니다. 1화의 내용이 '클리프행어'로 시작되어 과거의 시간으로 거슬러간다는 부분도 비슷하겠네요. 총 20화로 분량까지 비슷합니다.

연말에 양 방송국이 왜 두 편의 '대통령' 드라마를 내놓은 것인지 알 길은 없습니다. 반면 안티가 많은 주인공 두 사람 외에 나머지 연기자들은 보기 드물게 연기력이 탄탄한 사람들이고 캐릭터도 'SBS 대물'에 비해 꼼꼼하게 선택된 편이라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실제 정치권에 발담근 적이 있는 연기자 정한용(극중 이수명 대통령 역)은 드라마가 정치적 의도없는 순수 '정치극'이라 강조하기도 합니다.


'대물'과의 공통점을 찾자면 이 드라마 역시 야권은 거의 양념 수준이고 여권 내에서의 대립구도를 훨씬 강조합니다. 그리고 여성정치인과 남성정치인의 대립구조가 돋보인다는 점도 비슷합니다. 대물의 서혜림이 여성 정치인으로 구심점이 된다면 '프레지던트'는 강태산같은 재벌의 사위 정치인이 대권을 잡는 구도입니다. 같은 당의 대통령이 이미 정권을 잡고 있는 상황이란 점도 굳이 비교하자면 비슷하네요.

물론 이 부분은 가와구치 카이지의 원작 '이글'이 미국 '클린턴 부부'와 신생 정치인 부부의 대립을 비꼬아 그렸기 때문에 훨씬 더 강조되지 않나 싶습니다. 'KBS 프레지던트'는 과연 '대물'과 다른 정치극의 모습을 보여줄까요. 특이한 이력 중 하나는 정한용씨도 국회의원 출신이지만 극본 담당 중 한명도 보좌관 출신이라는군요. 좀더 리얼한 정치판 묘사가 가능해질까요.



전체 시놉시스와 주요 출연진

원작이 미국을 배경으로 했기 때문에 한국에 적용하기 힘든 부분이 많지 않을까 했지만 왈츠를 추는 장면 등이 촬영된 것으로 봐서는 많은 부분 분위기가 그대로인 것 같기도 합니다. 대부분은 대통령이 될 장일준의 가족들, 참모진, 그리고 여당내 인사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체 연출은 김형일 PD이고 각본은 손영목, 정현민, 손지혜 세 사람이 맡았습니다. 각본 정현민이 실제 국회 입법 보좌관 출신이에요.

'대통령 선거과정을 통해 정치의 정도(正道)와 미래상에 적합한 대통령의 자질을 생각해보고, 정치인의 인간적 고뇌와 야망을 쫓아가본다'는 기획의도에 따라 드라마는 '새물결미래당'의 국회의원 장일준의 대권 도전 과정을 그립니다. 대통령 선거 3개월전 장일준 선거캠프에서 다큐 제작 의뢰를 받은 유민기는 대통령 후보가 자신의 친아버지라는 걸 알게 됩니다. 가스폭발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유민기로서는 친부의 존재가 충격일 수 밖에 없습니다.


여당 내에서 경쟁구도를 거쳐 대통령 후보로 나서게 되는 장일준은 선거 한달전 전격적인 비자금 수사를 받게 되고, 대국민 선언을 하려는 도중 저격수의 총탄에 쓰러지게 됩니다. 선거에 가까워질수록 부부인 장일준과 조소희의 대립은 점점 더 서로를 적대시하는 갈등구도가 변해가고 유민기는 어머니의 죽음에 의문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되죠.


▶ 장일준(최수종) : 시민운동을 시작으로 정계에 입문한 3선의원.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형인 장일도를 잃었다. 형이 사형되고 독일로 유학가 조소희와 만나 결혼하고 두 자녀를 두었다. 여당 내 후보들을 제치고 대통령 후보로 나선다. 민주화 투사 경력에 재벌가 사위라는 위치 때문에 '박쥐'라는 평을 듣고 있다.
▶ 조소희(하희라) : 대일 그룹 조태호 회장의 외동딸로 현 독문과 교수. 일준이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되었을 땐 대신 선거에 나서 당선되었을 정도로 당찬 구석이 있다. 정치적 야망을 가진 '철의 여인'이란 평을 듣고 있다. 남편이 결혼전 가졌던 아이, 유민기의 출현으로 장일준과 갈등하고 가정을 지키고 싶어한다.


헐리우드 대통령이란 느낌이 강하다

아직까지 등장인물이나 전체적인 상황묘사가 영화 속 미국 정치인들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 원작이 미국 정치권 이야기를 묘사한 '이글'이란 점을 떠올려 보면 약간은 이질적인 이 드라마의 분위기가 이해갑니다. 왈츠를 추며 환영 리셉션을 갖는 주인공 부부나 귀족적인 이미지의 정치인 라이벌 김경모(홍요섭)가 주는 느낌 등은 약간 낯설기까지 하지요.

'KBS 프레지던트'sms 대물의 서혜림이 정의를 구현하겠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초기 행태를 보인 것과 달리 대통령 경선과정부터 대통령 선거과정까지의 모습을 집중 묘사해 권력투쟁의 현장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는 현실을 반영해 정치 컨텐츠까지 '부정부패' 척결 의지가 강하지만 외국 경우 그런 타락함이나 비리까지도 오락거리로 삼는 경우가 많죠.


'SBS 대물'이 주는 이질적인 느낌과는 또 차원이 다른, 묘한 정치컨텐츠가 탄생한 것 같습니다. 언론에서도 장일준이 만드는 캐릭터가 '한국형 오바마' 같은 리더 스타일이라 설명한 적 있죠. 물론 국내 정치인이 모델이란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외국의 인물을 언급한 것이겠지만 이것과 별개로 점점 더 드라마 속 대통령 모습은 현실에서 멀어진, 속된 말로 '안드로메다' 이미지를 구축해가고 있네요.



수천만원짜리 퍼스트 레이디룩

예전에 모 대통령 영부인은 공식행사 때 마다 한복을 차려입고 나왔습니다. 그때 주변 사람들은 그 드레스같은 한복을 손가락질하며 한벌에 수천만원이 넘는다 수근거렸던 것 같습니다. 꽤 오랫동안 서민들 사이엔 영부인의 화려한 옷차림이 '국격'엔 맞는 지 몰라도 비난의 대상이 되어왔죠. 한편 미국의 영부인 미셀 오바마는 옷차림으로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젊은 감각 못지 않게 화제가 된게 미셀 오바마의 패션 감각입니다. 과감하고 파격적인 드레스를 입고 취임식에 나타나 사람들의 환호를 받은 퍼스트 레이디 오바마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는 존 케네디의 아내인 재클린 케네디의 개성을 잘 드러낸 옷차림과도 비교할 수 있는 개성입니다. 종종 이렇게 남다른 감각을 선보이는 영부인들이 있죠.


극중 장일준 역을 맡은 최수종, 대통령 역할을 위한 그를 위해 '갤럭시'에서 전용 패션을 마련했듯 영부인 조수희를 위해서도 수천만원대를 호가하는 패션이 협찬된 모양입니다. 재클린 케네디를 모델로 초고가의 화려한 물품을 선보일 예정이라는데 재벌가의 외동딸이란 설정을 이런식으로 잘 활용할 모양입니다. 그들이 모토로 삼는 정치 컨셉이 '친서민적'은 아니라는 뜻이 되겠지요.

아직 방영이 되기 전이라 단언하긴 힘들지만, 정치물에는 빠지지 않고 나오는 대립구도가 있습니다. 때로는 그것이 부정함이냐 깨끗함이냐, 정의로움이냐 비겁함이냐 뭐 이런식으로 표현이 되기도 하지만 이상적으로 추구하는 가치관 중 어떤 것을 고르느냐에 따라 드라마 속 캐릭터의 가치가 결정됩니다. 귀족적이고 품위있는 이번 영부인의 캐릭터는 어떤 면에선 '서민적인' 대통령 캐릭터와 많은 부분 방향을 달리할 것 같네요.

미셀 오바마의 패션 '감각'이 '가격'을 따진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지만 드라마에서 구현하는 패션과 약간은 구시대적인 '귀족'과 '품위'라는 개념은 돈과 무관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이미지 출처, 참고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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