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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지던트, 진흙탕 싸움의 시작

Shain 2011. 1. 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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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프레지던트'를 볼 때 마다 대통령 경선 후보 장일준(최수종)이 김경모(홍요섭), 그리고 조소희(하희라)와 갈등하면서 지키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장일준은 무엇을 위해 대통령이 되고자 필사적인 걸까요. 형인 장일도를 죽음으로 몰게 한 간첩사건, 그 후에 장일준은 어떤 결심을 하고 독일으로 간 것이었을까요. 또 혼외자인 유민기(제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진심'이 무엇인지 궁금해집니다.

초반의 여유로운 '선의의 경쟁' 모드는 지나가고 바야흐로 이제는 후보들 간의 진흙탕 싸움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장일준의 박을섭(이기열) 불륜 사실 폭로를 시작으로 박을섭은 신희주(김정난)를 노골적으로 비난하며 공격해대고 있고 새물결 미래당의 대세인 김경모 역시 장일준의 청와대 해킹을 기점으로 폭로전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정책대결을 선호하고 원리원칙을 주장하던, 점잖은 김경모가 이렇게 화가 난 건 이수명(정한용)과 최정임(양희경)이 서로 자신이 원하는 후보를 지원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이수명은 당선에 도움이 될만한 공약을 김경모에게 주었고 장일준은 최정임을 통해 그를 알아내 먼저 공개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수찬(김흥수)의 청와대 해킹이 동원된 것입니다.

장일준에게 크게 실망했다는 김경모는 백찬기(김철규)를 동원해 대일그룹 재산 승계 과정의 비리를 신문에 폭로합니다. 장일준이 그 그룹의 사위라는 걸 모르는 국민들이 없으니 간신히 김경모를 TV 토론에서 제압한 장일준은 큰 위기를 맞게 됩니다. 대일그룹의 이미지가 망가지는 건 장일준의 경선에 큰 타격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장일준의 선택, 잘못일까?

장일준은 때로 '이중적이다' 싶을 정도로 다른 선택을 합니다. 조소희가 고상렬(변희봉)에게 돈을 줘서라도 장일준을 지지하게 만들어야한다고 할 땐 절대 돈으로 정치인을 매수해서는 안된다며 단호히 거절하고 아들 장성민(성민)이 언론에 김경모에 대한 폭로 기사를 터트려 문제가 되었을 때도 정공법으로 김경모를 찾아가 사죄합니다. 같은 캠프의 정책 담당 윤성구(이두일)는 물이 너무 깨끗해 고기가 살 수 없는 타입이 장일준이라 평합니다.

그는 자신의 깨끗함을 유지하기 위해 아내의 애정을 무시했고 김경모에게 사과하기 위해 아들의 체면과 명예가 깎이는 부분까지 감수하는 냉정함을 보이기도 합니다. 과연 거물 김경모에게 맞설 만큼 멋진 인물이기에 백찬기의 전 아내였던 오재희(임지은)가 장일준에게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재희는 정석을 추구하고 비겁한 방법을 경멸하는 인물입니다.


돈과 권력층의 힘을 믿는 조소희와 인맥과 지식의 힘을 믿는 기수찬은 이들 두 사람과는 다른 방법을 추구하는 타입입니다. 장일준은 김경모의 '비밀 공약' 앞에서는 기수찬의 해킹된 자료 또는 최정임이 조소희에게 준 자료를 이용하기로 맘먹습니다. 대통령의 특정 후보에 대한 특혜와 자신을 제거하고자하는 의중에 맞설 방법은 그 방법 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장일준이 해킹으로 청와대의 정책 자료를 빼냈다는 사실 만을 알고 있는 김경모에게는 이런 장일준의 행동이 '비윤리'와 '비열함'으로 보일 뿐입니다. 장일준이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진흙탕 싸움에 뛰어들겠다는 자신의 예전 선언대로 대일그룹의 비리 사실을 언론에 터트린 김경모는 한치의 양보도 인정도 보이지 않습니다. 장일준의 선택은 과연 정당한 것이었을까요?



비열함 또는 정당함, 한끝 차이의 윤리

이들이 선거라는 전쟁에 나선 이상 누군가의 말대로 '승자' 만이 정의일 뿐 패자의 정의는 변명이라 합니다. 빚보증 잘못 서서 신용불량자가 되고 아이들을 돌볼 시간 조차 넉넉하지 않은 윤성구(이두일)도 이혼한 후 이기적인 남편 때문에 아이들도 만나지 못하는 오재희(임지은)도 장일준의 형 장일도와 모종의 사연이 있는 듯한 이치수(강신일)도 장일준의 승리를 바라고 있습니다.

돈과 권력의 장점을 잘 아는 조소희, 정치를 게임이나 승부로 생각하는 기수찬과는 다른 입장의 사람들이 '정도'를 요구한다는 건 의미심장한 현실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장일준이 '변한 것같다'는 윤성구의 말에 장일준은 자신이 변한게 아니라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고 이번 대통령 선거에 모든 걸 걸었을 뿐이라고 답변합니다. '이기는 것' 만이 지지자들에 대한 보답이라 여기는 것이죠.


'맑았던 물이 지금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구정물'이 되었다고 평가하는 유민기(제이)의 표현처럼 선거 동안 장일준은 사느냐 죽느냐의 선택을 하게 될 것입니다. 때로는 박을섭의 뒤를 치고 김경모의 공약을 몰래 빼았듯 치사한 방법을 사용하게 될 것이고 때로는 정당한 고집을 부릴 지도 모릅니다. 확실한 건 유민기의 말처럼 진정성을 무시한 수단을 택한 경우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란 거죠.

장일준의 해킹은 중요한 범죄이지만 이수명의 범죄까지 노출될 가능성이 있기에 은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장일준은 그를 알고 그 도박을 허용한 것입니다. 대통령이 될 때까지 위기를 탈출할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장일준은 스스로를 조절하지 못하고 수단과 방법의 정당성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면 한끝 차이로 '비리 정치인'이 되고 맙니다.

대일그룹의 불법상속 문제는 공작정치에 능한 백찬기에게 앞으로도 계속 이용당할 카드입니다. 조소희의 눈물, 처가의 피해없이는 넘어설 수 없는 장애물이겠죠. 장일준의 정치비자금과도 연루될 수 있는 중요한 사건입니다. 이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김경모와 어떤 협상을 벌이게 될 지 다음주 '바닷가 협상'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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