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래도 기자 자격은 없는 모양이다. 낯선 사람들의 풍경을 향해 카메라들 들이댈 수 없다. 한밤중까지 붐볐던 영화관이나 마트, 그 만큼이나 가득찬 쇼핑카트를 카메라에 담을 만도 하건만 그냥 고개를 돌리곤 한다. 여기다 다른 인간적인 이유까지 보태어지면 아무리 '이슈거리'라고 한들 입에 담거나 사진에 담는 일은 불가능해질 것이다. 기껏해야 영화티켓 한장 정도 만 남겠다. 때늦은 쇼핑이라기 보단 극장에 가기전 시간이 남아돌아서 들렸던 마트. 꼭 필요한 물건은 없어도 할인 판매하는 도서나 평소에 보기 힘든 문구류 앞에서 기웃거리는 일이 잦다. 내 문구 욕심은 워낙 대단해서 펜, 노트, 형광펜, 색연필, 크레파스 등 자그마한 것을 하나둘 사들이기 일수이고, 어머니는 자꾸 상표 만 다른 검정 중성펜이나 비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