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리에 방영된 'KBS 추노'에는 유난히 명장면이 많습니다만 저는 주인공 대길(장혁)의 앙숙인 천지호(성동일)의 죽음 장면을 제일로 꼽습니다. 평소에도 유난히 주인공을 괴롭혔고 대길의 뒤를 쫓으며 대길을 죽이려 했던 왈자패 천지호의 죽음에 대길은 저승갈 노자돈까지 입에 물려줍니다. 눈물지으며 통곡하는 대길의 모습을 보며 총부리를 거두는 업복(공형진)의 모습도 기억에 남습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추노꾼, 도망 노비에 맺힌 원한이 많다며 지독하게 자신을 끌고 돌아온 대길이 어디가 이뻐 살려주었을까요. 말 한마디 다정하게 주고받은 적 없는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할 리야 없겠지만 업복은 어쩐지 그를 죽여서는 안될 것 같단 느낌을 받습니다. 뺨에 도망노비란 문신은 없어도 업복과 똑같이 초라한 행색의 천지호나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