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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entalist - 탁월한 수사 감각 VS 못말리는 허풍

Shain 2008. 11. 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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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이 많을수록 부지런해지지 못하고 다른 쪽으로 눈길을 놀리는 게 사람인가 보다.  하고자 하는 일들은 자꾸 늘어만 가는데 여유가 날 때마다 잡고 있는 건 드라마 아니면 '여가시간'이니 블로그를 볼 때마다 아쉬워진다. 내가 초능력이라도 있어 모든 일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TV에 출연해 거만도 피워 보고 여기 저기 신출귀몰해 남들과 다른 방법으로 일을 해결하고 그렇지만 평소의 삶은 여유 만만하게 남들 바쁜 거 구경이나 할 수 있는 처지라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 소개할 드라마 주인공은 그런 느낌을 주는 캐릭터이다. 주인공 패트릭 제인은 만물박사인 듯 척척박사인 듯 자신만만하게 사건을 해결하러 나서고 TV에 영능력자처럼 출연해 호감을 주고 유명세를 타던 인물.

TV쇼에 출연하여 The Mentalist를 소개 중인 Simon Baker.


상대방의 사소한 단서를 놓치지 않고 읽어낸 다음 마치 영능력자처럼 그 증거를 파헤치고 심문한다. 혹은 예상 외의 방향으로 사건을 예측해 해결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독심술을 하는 것처럼 사람을 읽고 최면을 걸어버린 것처럼 상대방을 뜻대로 요리한다. 'The Mentalist'의 주인공은 이런 특별한 캐릭터를 갖춘 주연이다. 즉 이 드라마는 주연 배우 사이먼 베이커(Simon Baker)의 추리로 사건이 해결되는 내용의 범죄 수사 드라마이다.

주인공이 단독으로 추리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제시카의 추리극장(Murder, She Wrote, 1984)'이라던가 '몽크(Monk, 2002)'류의 계보를 이으면서도 '하우스(House M.D., 2004)'처럼 캐릭터 만의 고유 특징이 매력으로 다가오는 드라마이다. 대신 '패트릭 제인(Patrick Jane)'이란 캐릭터는 단독으로 사건을 해결하지도 않고(반장이나 탐정같은 인물이 아니다) 많은 사람의 조력을 받는 CBI라는 수사팀의 자문진이다.


이런 류의 수사 드라마들이 노리는 오락적인 요소엔 여러가지가 있다. 전형적인 성범죄나 폭행 범죄이지만 단서를 잡을 수 없는 사건, 의외의 곳에서 나타나는 사건 해결의 열쇠,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수사의 정확성이나 기묘함 같은 것을 노리고 'CSI시리즈'나 'Law and Order' 시리즈들이 인기를 얻곤 하는 것이다. 특히 'Law and Order:SVU' 시리즈는 일반 범죄수사에서 다루지 않는 성범죄를 주제로 삼는다.

그러나 요즘같은 시절에 독특한 사건 만으로는 시청자들을 잡아둘 수 없는 노릇이다. 작가의 창의력이 제아무리 뛰어나다 한들 워낙 많은 범죄 장면들이 TV 화면으로 방송된 이 시절에 시청자를 만족시킬 기발하고 인상적인 범죄를 찾아내는 것도 어려운 일. 범죄의 독특함 만을 추구하다간 엽기적인 호러 TV 쇼를 찍게될 가능성이 높다.

테레사 리스본, 킴볼 조, 웨인 릭츠비, 그레이스 반 펠트.


또는 수사를 해결하는 사람들의 놀라운 추리실력이 눈길을 끌기도 한다. 대개의 드라마들은 범죄 수사에 덧붙여 캐릭터의 독특함을 살리려 노력한다. '클로저(The Closer, 2005)'의 범죄들은 키이라 세즈윅이 연기한 브렌다 리 존슨을 만나면서 독자적인 매력을 갖게 되었고 그들의 LAPD 구성원들이 각자 선명한 성격을 유지하는 덕에 고정 포맷을 살릴 수 있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범죄수사, 독창적인 메인 캐릭터, 선명한 주변 캐릭터를 살려 그 궁합을 유지하는 것이 이 드라마들의 생명이다. 때에 따라 그 비율의 강약을 조절하는 것이야 말로 작가와 제작자의 능력 아닐까.

'The Mentalist'의 조연들, 수사팀의 인물들은 주인공 패트릭 제인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아니지만 각자 개성을 잘 살리고 있다. 다른 수사 드라마에 비해 특이한 점은 '주인공' 중심의 드라마들은 모든 사건을 주로 주연들이 해결하고 전형적인 수사물들은 증거를 파헤치는 형식이지만 이 멘탈리스트의 조연들은 주연 보다 훨씬 더 나은 능력을 보여줄 때도 있다. 실마리는 패트릭 제인이 주더라도 해결은 수사팀들이 해내는 경우가 종종 있단 말씀(솔직히 패트릭의 뒷바라지 때문에 바쁜 경우도 많다).

CBI의 팀원들 테레사 리스본, 킴볼 조, 웨인 릭츠비와 그 자문진 패트릭 제인.


극중 주인공 패트릭 제인은 사건 자문을 하러 가 엉뚱한 돌출행동을 자주 벌인다. 그 사이 반장 테레사 리스본(Teresa Lisbon, 배우: Robin Tunney)은 팀원들을 지휘해 다른 단서에 관한 정보를 모으고 심문을 진행한다. 제법 깐깐해 보이는 이 리스본 반장은 패트릭이 저지른 사건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뒷감당을 하기 위해 정신없이 일해야하는 캐릭터. 그러나 다른 CBI의 요원들이 패트릭을 좋게 생각하듯 그녀 역시 패트릭의 성격에 웃음보를 터트리곤 한다.



위 동영상은 혼자 사건의 자취를 조사하러 나섰다 아주 우발적으로 범인의 자백을 받아낸 패트릭 제인 탓에 기분이 저조해진 리스본 반장님, 그녀를 웃기기 위해 패트릭 제인이 종이 개구리 쇼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종이 개구리가 펄쩍 뛰어오르는 비밀도 비밀이지만 패트릭의 능청스러운 표정이 압권이라 한동안 멘탈리스트 주인공의 별명이 멘탈 개구리였다나 뭐라나.

침착하게 팀을 받쳐주는 킴볼 조(Kimball Cho, 배우: Tim Kang), 건강한 체격을 갖춘 멋진 수사관이지만 종종 패트릭에게 놀림을 받고 총쏘기에 겁먹는 웨인 릭츠비(Wayne Rigsby, 배우:Owain Yeoman), 똑똑한 성격에 다부진 수사관이지만 신입에 경험이 없어 늘 자리를 지키는 미모의 수사관 그레이스 반 펠트(Grace Van Pelt, 배우: Amanda Righetti)까지 공통적으로 패트릭이 저지르는 일에 화를 내기도 하지만 그의 넉살에 웃어넘기며 그의 범죄 컨설팅을 존중한다. 비록 패트릭 제인이 저지르는 일들은 아래와 같은 엉뚱한 일들 뿐일 지라도.

범인을 찾겠답시고 주변 수색대원을 모두 모아 범인이면 오른손을 내려보라고 하는 패트릭 제인. 최면술이나 자기 암시란 단어를 자주 들먹이지만 성공 여부는 미지수.

정원에서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주변사람들을 뒤로 하고 몰래 집안으로 들어와 이곳저곳을 뒤져보는 패트릭 제인. 부엌에서 샌드위치까지 만들어먹는 여유를 보이다 사고를 친다.

바쁘게 수사하는 다른 팀원들은 제쳐두고 홀로 멋지게 바닷가를 산책하는 패트릭 제인. 이 날 패트릭은 거대한 모래성까지 만들었다.


이 팀원들이 속한 조직은 CBI(California Bureau of Investigation)라는 특별수사팀으로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출장을 다닌다. 포도농장이나 깊은 숲 속으로 갈 때도 있고 아름다운 바다를 거닐 때도 있고 유명 정치인의 거대한 저택이나 사막 속의 휴양지로 날아가기도 한다. 사건의 특징이나 주변 배경도 다양하고 패트릭의 통찰력 역시 빛을 발하곤 한다.

이 드라마엔 많은 인기 요소들이 잠재해 있다. 위에서 설명한 캐릭터나 수사 드라마의 특징 이외에도 모든 배우들이 대부분 다른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빛을 발하던 탄탄한 배우들이란 점도 특징적이다. 특히 주연 사이먼 베이커(Simon Baker)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The Devil Wears Prada, 2006)'를 비롯한 여러 영화에서 잘 알려진 주연급 배우. 이 독특한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선한 미소로 한층 인기를 끌고 있다.

악마는 프라다들 입는다(The Devil Wears Prada)에서 앤 헤서웨이를 유혹하는 Christian Thompson 역을 맡았던 Simon Baker. 매력적인 미소가 유난히 빛을 발했다.


Mentalist의 뜻은 독심술사, 심령술사 같은 것으로 남의 마음이나 행동을 잘 읽어내는 사람, 남을 뜻대로 조정하는 사람을 뜻한다. 별 의미없어 보이는 패트릭의 엉뚱한 짓들은 의외의 성과를 낳곤 한다. 주변을 잘 관찰해보면 사건 관련자들의 성격이나 특징을 잘 파악할 수 있다는 말이다. 드라마 중간에 패트릭 제인이 영능력자처럼 TV에 출연했다는 장면이 등장하긴 하지만 실제론 관찰력이 뛰어난 탓에 사건의 열쇠를 쉽게 보는 것이다.

종종 대사로 영혼이나 초능력같은 건 없다고 이야기하는 패트릭 제인. 한동안은 그의 능력이 전부인 듯 모든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유명세를 탔지만 이런 그에게도 라이벌이 있다. 수많은 사건을 해결하러 돌아다녔지만 몇년이 지나도 해결하지 못한 연쇄살인 사건. Red John 케이스. 그는 형사도 아닌 패트릭 제인의 가장 큰 마음의 짐이다.

원래 TV쇼에 출연하던 패트릭 제인은 영능력자로 알려져 있었다.


사이먼 베이커가 맡은 '패트릭 제인'이란 캐릭터는 단순히 사건을 해결하는 '컨설턴트'에서 끝나지 않는다. 드라마 전체를 끌고 나가는 미스터리, 연쇄살인범 'Red John'에게 집착을 보이는 패트릭은 레드존 전문가로 유사 범죄와 레드존의 범죄를 모두 구분해낸다. 첫 에피소드에 나왔던 피로 그린 붉은 동그라미는 이 캐릭터의 비밀을 보여주는 특별한 표시.

'Red John'이 벌인 사건으로 추정되는 사건 현장에 나타난 패트릭 제인은 사건 현장을 둘러보며 레드존의 흔적을 구분해낸다. 연쇄살인범이 흔적을 남기는 스마일 마크가 인상적이다.


에피소드 곳곳에서 과거 가족들과 행복했던 시간들을 기억하곤 하는 패트릭 제인이 레드존에게 집착하며 자책하는 사연은 과연 무엇일까. 아름다운 아내와 귀여운 딸이 함께 하는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 낙천적이고 통찰력있는 성격과 숨겨진 미스터리에 이 드라마를 끌고 갈만한 매력이 있다. 아직 5 에피소드 정도 방송된 상태지만 풀시즌 오더(20개 에피소드 예정)를 받았다.

방영된 에피소드와 앞으로 방영될 에피소드의 제목엔 모두 'Red'란 단어가 포함되는데 이 제목을 두고 'Red John'의 위치나 정체를 추적할 수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고. Pilot을 제외한 지금까지 방영된(혹은 예정인) 에피소드 제목은 'Red Hair and Silver Tape,  Red Tide, Ladies in Red, Redwood, Redwood, The Thin Red Line, Red Brick and Ivy, Flame Red' 등이다.

이미지 출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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