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옥정이 사약받고 죽는 장면을 벌써 몇번째 보는 지 모르겠다. TV 드라마판 장희빈은 이번이 다섯번째가 넘으니 영화까지 치면 수없이 사약을 받은 여성. 사료가 남은 인물 중 이 정도로 파란만장한 여인은 장희빈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조선왕조실록이 완역되지 않은 80년대까지는 사씨남정기를 비롯한 인현왕후전, 혹은 야사를 기반으로 묘사되어 좀 억울할 정도로 악독하게 표현된 감이 없잖아 있다. 영국 역사에도 장희빈에 비유될 만큼 파란만장한 여성이 있는데 바로 헨리 8세의 왕비였던 앤불린이다. 숙종과 헨리 8세의 공통점은 수없이 많은 여자를 갈아치운 인물들이란 점이고, 상당히 강력한 왕권의 소유자였다는 점이다. 상황이나 권력의 차이는 있지만 핑계를 대 쫓아낸 부인이 있다는 점과 직접 죽인 부인이 있다는 점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