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장옥정이 사약받고 죽는 장면을 벌써 몇번째 보는 지 모르겠다. TV 드라마판 장희빈은 이번이 다섯번째가 넘으니 영화까지 치면 수없이 사약을 받은 여성. 사료가 남은 인물 중 이 정도로 파란만장한 여인은 장희빈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조선왕조실록이 완역되지 않은 80년대까지는 사씨남정기를 비롯한 인현왕후전, 혹은 야사를 기반으로 묘사되어 좀 억울할 정도로 악독하게 표현된 감이 없잖아 있다.
영국 역사에도 장희빈에 비유될 만큼 파란만장한 여성이 있는데 바로 헨리 8세의 왕비였던 앤불린이다. 숙종과 헨리 8세의 공통점은 수없이 많은 여자를 갈아치운 인물들이란 점이고, 상당히 강력한 왕권의 소유자였다는 점이다. 상황이나 권력의 차이는 있지만 핑계를 대 쫓아낸 부인이 있다는 점과 직접 죽인 부인이 있다는 점도 어쩌면 비슷하겠다.
세세한 상황을 살펴 보면 물론 비교하기 힘든 부분이 많긴 하다. 역사적 맥락에서 숙종은 약해진 왕권을 다시 강하게 해보고자 힘을 기울인 왕이었고 헨리 8세는 단단히 갖춰진 절대왕권의 열매를 누리기 시작하던 인물이었다. 숙종은 사대부가 치고 올라올까 걱정해야했고 헨리 8세는 주변국가의 위협을 물리쳐야했다. 그들의 파워게임이 앤불린과 장희빈의 운명을 결정했을까?
첫째, 정실을 쫓아내고 왕비가 되었다
시녀 앤불린이 캐서린 왕비를 밀어냈다는 사실은 전 유럽을 강타한 충격이었다. 덕분에 영국은 종교도 바꾸고 대규모의 처형이 있었으며 유럽 열강의 협박까지 받게 된다. 왕의 애인에서 왕비로, 장희빈 역시 일개 궁녀 신분에서 인현왕후를 밀어내고 중전 자리에 올랐고 사화를 일으켰다. 공통적으로 새 인물이 내각을 채웠기 때문에 영국은 앤불린의 측근이 조선왕조는 남인 세력이 등용되었다.
물론 장희빈의 경우 인현왕후 보다 먼저 숙종과 연인이었던 사람이라 정궁을 쫓아냈단 누명이 현대적 관점에선 매우 억울한 면이 있다(장희빈과 사귈 동안 죽은 인경왕후에겐 억울한 일이겠지만). 장희빈은 워낙 사귄지 오래라 숙종 보다 나이가 많았다고 하지만 앤불린은 10살 이상 어린 여자였다(두 여성 모두 나이는 추정입니다).
둘째, 남편에게 직접 죽임을 당했다
앤불린의 엄마는 하워드 가문 출신이었다. 노포크 공작의 집안인 이 가문은 당시 헨리 8세에게 수없이 많은 여자를 선보인 사람들이었다. 메리 불린은 말할 것 없고 앤불린이 실각할 거 같자 또다른 앤의 사촌을 밀어넣었다. 역시나 참수당했던 네번째 왕비 캐서린 하워드도 그 집안 출신이다. 헨리 8세는 앤불린이 죽을 때도 덤으로 조지 불린을 참수했지만 캐서린 하워드가 죽을 때도 노포크 집안을 거덜냈다.
장희빈이 역관 가문 출신이란 건 잘 알려져 있다. 그리로 세자를 낳고 후궁으로 득세하면서 남인들이 뒤를 받쳐준다. 세자를 지키고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장희빈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이다. 무엇 보다 그녀에겐 중전이 되기 위해 만든 적이 너무나 많았다. 왕비의 자리를 꿰어찰 정도로 대범하고 야심있고, 똑똑한 인물이기에 권력은 더욱 필요악이었을 지 모른다. 절대권력자에게 방해되는 또다른 권력자, 두 사람은 숙청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 된다. 더군다나 숙청의 이유 조차 날조된 것이라 할 정도로 마뜩치 않다.
캐서린 왕비와 인현왕후 역시 쫓겨난 정식 부인이란 위치 외에 공통점이 있다. 스페인 왕가란 뒷배가 있는 공주였던 캐서린은 양국 관계를 위해서도 절대 물러날 수 없었고 헌렬대비(명성대비는 명백히 틀린 표현입니다)가 지지하는 서인의 딸인 인현왕후 민씨도 정적인 장희빈 일파를 제거해야했다. 인현왕후가 귀인 김씨(후에 영빈)를 숙종에게 밀어넣는 등 정치적으로 적극적인 사람이었다는 건 잘 알려져 있지 않다(숙빈 역시 정치적 동지). 두 사람 모두 후에 신분이 복귀되었다.
셋째, 왕의 어머니가 되었다
앤불린의 등극은 신교와 구교 갈등의 원인이 되었다. 장희빈의 등극은 서인과 남인의 갈등, 나아가서 노론과 소론 갈등의 원인이 되었다. 메리 1세가 구교의 대표로 등극했듯 엘리자베스 1세 역시 신교의 대표로 왕위에 올랐다. 경종은 소론의 지지를 받으며 왕위에 머물렀고 영조는 노론의 지지를 받아 왕위를 차지했다. 두 왕의 차이가 있다면 엘리자베스 1세는 절대권력자로 장수한 강력한 왕이었다는 점이고 경종은 늘 왕권을 위협받는 단명한 왕이었다는 점이다. 공통점은 둘 모두 직계 후손이 없다(물론 엘리자베스가 결혼을 안 했기 때문이지만). 따라서 앤불린도 장희빈도 직계후손은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은 셈이다.
넷째, 백성들의 미움을 받았다
역대 장희빈을 묘사한 드라마들엔 꼭 등장한 장면이 있는데 밖으로 나간 숙종이 백성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 인현왕후에 대한 민심을 읽는 장면이다. 멀쩡한 중전을 두고 장희빈에 홀려 중전을 바꿨으니 당연한 반응인가 싶으면서도 김만중의 '사씨남정기'가 인기였단 기록을 보면 꼭 그런 것만 같지도 않다. 인현왕후의 지지자인 서인 세력이 그만큼 강했다는 반증도 되는 것이다.
여왕 캐서린을 밀어낸 앤불린에 대한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영국의 사람들은 앤불린이 마녀이며 손가락이 여섯개란 소문까지 냈다고 한다. 프랑스 패션에 영향을 받은 그녀가 손을 가리는 소매가 긴 옷을 입고 다녔는데 손가락을 가리기 위한 술수였다는 것이고 그 술수로 왕까지 홀렸다는 것이다. 이는 종교개혁까지 실시한 왕에 대한 복합적인 반발이기도 했고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앤불린의 전정에 그리 도움을 주지 않았다.
프랑스 루이 14세의 정부 퐁파두르는 프랑스 여왕에게도 공손하고 첩(?)으로 완벽하게 행동했음에도 손가락질을 받았다 한다. 모든 후처들은 비난당하는게 당연한지 모르지만 장희빈과 앤블린이 정실의 자리를 차지한 것 이외에 큰 악행이 기록된 것은 의외로 별로 없다. 장희빈이 사사될 때의 무고 조차 숙빈의 증언이 전부였다 한다. 앤불린의 참수 이유인 간통도 마찬가지다(이건 아예 날조).
장희빈은 결국 경종까지 강력한 왕이 되지 못한 까닭에 '누명(?)'을 전혀 벗지 못했지만 - 오히려 경종을 불구로 만들었단 야사만 보태어졌다 - 앤불린은 후에 헨리 8세가 워낙 난봉꾼 이미지가 강해 의연하게 죽는 모습에 감동받은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런던탑 안에서도 곧 죽을 사람 답지 않게 담담했다는 기록들이 있다. 그래서 그녀를 가엽게 여기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단다. 영리했던 장희빈의 최후도 사실 이렇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다섯째, 유난히 부인이 많았던 강력한 남편을 두었다
인경왕후, 인현왕후, 인원왕후, 장희빈, 명빈, 영빈, 숙빈, 귀인, 소의까지 기록된 부인만 9명인 숙종, 그리고 '헨리 8세와 여섯 부인들'이란 영화가 존재할 정도로 많은 부인을 두었던(애인은 아예 셀 수가 없다) 헨리 8세. 그 둘은 부인을 두는 것으로 왕권을 시험한 것처럼 보일 정도다. 물론 숙종의 인경왕후 인현왕후는 병사했고, 몇몇 부인은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은 사람이고, 헨리 8세 역시 제인 시모어는 병사했고 클레브의 앤은 이혼한 사람이긴 하다.
중요한 건 그들이 왕비를 바꾸는 걸로 왕권을 과시하곤 했다는 점이다. 많은 작품에서 두 여자가 적극적으로 왕을 유혹한 것처럼 그려지지만 그들의 왕은 역사적으로 그리 호락호락한 인물들이 아니었다. 숙종이 능동적으로 정권을 교체했음은 잘 알려진 이야기고 헨리 8세의 주변엔 그를 대신해 영국을 뒤집어줄 인물들이 다수 있었다(토마스 크롬웰같은 인물이 대표적). 누구한테도 휘둘림을 당할 사람들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강력한 왕에게 희생된 두 명의 불운한 여인이라 해야할지 강력한 왕을 휘둘렀던 두 명의 여걸이라 해야할 지 역사적 평가는 각자 내릴 수 있겠지만, 확실한 건 장희빈에 대한 사료는 다시 점검해봐야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점이다. 야사 중심의 평가가 이루어지기엔 아까운 인물이 아닌가 한다. 판타지 사극 동이에서 가장 점잖은 장희빈의 최후가 등장한 건 어쩐지 재미있기도 하다.
이미지 출처, 참고기사 :
영국 역사에도 장희빈에 비유될 만큼 파란만장한 여성이 있는데 바로 헨리 8세의 왕비였던 앤불린이다. 숙종과 헨리 8세의 공통점은 수없이 많은 여자를 갈아치운 인물들이란 점이고, 상당히 강력한 왕권의 소유자였다는 점이다. 상황이나 권력의 차이는 있지만 핑계를 대 쫓아낸 부인이 있다는 점과 직접 죽인 부인이 있다는 점도 어쩌면 비슷하겠다.
정선경, 김혜수, 전인화 등이 연기한 악랄한 장희빈의 최후는 야사다. 이렇게 독한 모습으로 아들까지 해하려 했단 기록은 전혀 없다. 세자 모후의 사사를 기록했기 때문에 몹시 조심스럽게 '자진'이란 표현을 쓸 뿐이다.
세세한 상황을 살펴 보면 물론 비교하기 힘든 부분이 많긴 하다. 역사적 맥락에서 숙종은 약해진 왕권을 다시 강하게 해보고자 힘을 기울인 왕이었고 헨리 8세는 단단히 갖춰진 절대왕권의 열매를 누리기 시작하던 인물이었다. 숙종은 사대부가 치고 올라올까 걱정해야했고 헨리 8세는 주변국가의 위협을 물리쳐야했다. 그들의 파워게임이 앤불린과 장희빈의 운명을 결정했을까?
첫째, 정실을 쫓아내고 왕비가 되었다
시녀 앤불린이 캐서린 왕비를 밀어냈다는 사실은 전 유럽을 강타한 충격이었다. 덕분에 영국은 종교도 바꾸고 대규모의 처형이 있었으며 유럽 열강의 협박까지 받게 된다. 왕의 애인에서 왕비로, 장희빈 역시 일개 궁녀 신분에서 인현왕후를 밀어내고 중전 자리에 올랐고 사화를 일으켰다. 공통적으로 새 인물이 내각을 채웠기 때문에 영국은 앤불린의 측근이 조선왕조는 남인 세력이 등용되었다.
두 사람 모두 확실한 건 세계를 뒤집을 만큼 사랑받았다는 사실이다.
물론 장희빈의 경우 인현왕후 보다 먼저 숙종과 연인이었던 사람이라 정궁을 쫓아냈단 누명이 현대적 관점에선 매우 억울한 면이 있다(장희빈과 사귈 동안 죽은 인경왕후에겐 억울한 일이겠지만). 장희빈은 워낙 사귄지 오래라 숙종 보다 나이가 많았다고 하지만 앤불린은 10살 이상 어린 여자였다(두 여성 모두 나이는 추정입니다).
둘째, 남편에게 직접 죽임을 당했다
앤불린의 엄마는 하워드 가문 출신이었다. 노포크 공작의 집안인 이 가문은 당시 헨리 8세에게 수없이 많은 여자를 선보인 사람들이었다. 메리 불린은 말할 것 없고 앤불린이 실각할 거 같자 또다른 앤의 사촌을 밀어넣었다. 역시나 참수당했던 네번째 왕비 캐서린 하워드도 그 집안 출신이다. 헨리 8세는 앤불린이 죽을 때도 덤으로 조지 불린을 참수했지만 캐서린 하워드가 죽을 때도 노포크 집안을 거덜냈다.
장희빈이 역관 가문 출신이란 건 잘 알려져 있다. 그리로 세자를 낳고 후궁으로 득세하면서 남인들이 뒤를 받쳐준다. 세자를 지키고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장희빈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이다. 무엇 보다 그녀에겐 중전이 되기 위해 만든 적이 너무나 많았다. 왕비의 자리를 꿰어찰 정도로 대범하고 야심있고, 똑똑한 인물이기에 권력은 더욱 필요악이었을 지 모른다. 절대권력자에게 방해되는 또다른 권력자, 두 사람은 숙청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 된다. 더군다나 숙청의 이유 조차 날조된 것이라 할 정도로 마뜩치 않다.
캐서린 왕비와 인현왕후 역시 쫓겨난 정식 부인이란 위치 외에 공통점이 있다. 스페인 왕가란 뒷배가 있는 공주였던 캐서린은 양국 관계를 위해서도 절대 물러날 수 없었고 헌렬대비(명성대비는 명백히 틀린 표현입니다)가 지지하는 서인의 딸인 인현왕후 민씨도 정적인 장희빈 일파를 제거해야했다. 인현왕후가 귀인 김씨(후에 영빈)를 숙종에게 밀어넣는 등 정치적으로 적극적인 사람이었다는 건 잘 알려져 있지 않다(숙빈 역시 정치적 동지). 두 사람 모두 후에 신분이 복귀되었다.
셋째, 왕의 어머니가 되었다
앤불린의 등극은 신교와 구교 갈등의 원인이 되었다. 장희빈의 등극은 서인과 남인의 갈등, 나아가서 노론과 소론 갈등의 원인이 되었다. 메리 1세가 구교의 대표로 등극했듯 엘리자베스 1세 역시 신교의 대표로 왕위에 올랐다. 경종은 소론의 지지를 받으며 왕위에 머물렀고 영조는 노론의 지지를 받아 왕위를 차지했다. 두 왕의 차이가 있다면 엘리자베스 1세는 절대권력자로 장수한 강력한 왕이었다는 점이고 경종은 늘 왕권을 위협받는 단명한 왕이었다는 점이다. 공통점은 둘 모두 직계 후손이 없다(물론 엘리자베스가 결혼을 안 했기 때문이지만). 따라서 앤불린도 장희빈도 직계후손은 아무도 남아 있지 않은 셈이다.
엘리자베스 1세는 어머니를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경종은 어머니를 잃어 꽤 크게 상심한 것으로 보인다. 두 왕의 차이는 어쩌면 그런 부분에서 나온게 아닐까.
넷째, 백성들의 미움을 받았다
역대 장희빈을 묘사한 드라마들엔 꼭 등장한 장면이 있는데 밖으로 나간 숙종이 백성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 인현왕후에 대한 민심을 읽는 장면이다. 멀쩡한 중전을 두고 장희빈에 홀려 중전을 바꿨으니 당연한 반응인가 싶으면서도 김만중의 '사씨남정기'가 인기였단 기록을 보면 꼭 그런 것만 같지도 않다. 인현왕후의 지지자인 서인 세력이 그만큼 강했다는 반증도 되는 것이다.
여왕 캐서린을 밀어낸 앤불린에 대한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영국의 사람들은 앤불린이 마녀이며 손가락이 여섯개란 소문까지 냈다고 한다. 프랑스 패션에 영향을 받은 그녀가 손을 가리는 소매가 긴 옷을 입고 다녔는데 손가락을 가리기 위한 술수였다는 것이고 그 술수로 왕까지 홀렸다는 것이다. 이는 종교개혁까지 실시한 왕에 대한 복합적인 반발이기도 했고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앤불린의 전정에 그리 도움을 주지 않았다.
프랑스 루이 14세의 정부 퐁파두르는 프랑스 여왕에게도 공손하고 첩(?)으로 완벽하게 행동했음에도 손가락질을 받았다 한다. 모든 후처들은 비난당하는게 당연한지 모르지만 장희빈과 앤블린이 정실의 자리를 차지한 것 이외에 큰 악행이 기록된 것은 의외로 별로 없다. 장희빈이 사사될 때의 무고 조차 숙빈의 증언이 전부였다 한다. 앤불린의 참수 이유인 간통도 마찬가지다(이건 아예 날조).
장희빈은 결국 경종까지 강력한 왕이 되지 못한 까닭에 '누명(?)'을 전혀 벗지 못했지만 - 오히려 경종을 불구로 만들었단 야사만 보태어졌다 - 앤불린은 후에 헨리 8세가 워낙 난봉꾼 이미지가 강해 의연하게 죽는 모습에 감동받은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런던탑 안에서도 곧 죽을 사람 답지 않게 담담했다는 기록들이 있다. 그래서 그녀를 가엽게 여기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단다. 영리했던 장희빈의 최후도 사실 이렇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다섯째, 유난히 부인이 많았던 강력한 남편을 두었다
인경왕후, 인현왕후, 인원왕후, 장희빈, 명빈, 영빈, 숙빈, 귀인, 소의까지 기록된 부인만 9명인 숙종, 그리고 '헨리 8세와 여섯 부인들'이란 영화가 존재할 정도로 많은 부인을 두었던(애인은 아예 셀 수가 없다) 헨리 8세. 그 둘은 부인을 두는 것으로 왕권을 시험한 것처럼 보일 정도다. 물론 숙종의 인경왕후 인현왕후는 병사했고, 몇몇 부인은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은 사람이고, 헨리 8세 역시 제인 시모어는 병사했고 클레브의 앤은 이혼한 사람이긴 하다.
중요한 건 그들이 왕비를 바꾸는 걸로 왕권을 과시하곤 했다는 점이다. 많은 작품에서 두 여자가 적극적으로 왕을 유혹한 것처럼 그려지지만 그들의 왕은 역사적으로 그리 호락호락한 인물들이 아니었다. 숙종이 능동적으로 정권을 교체했음은 잘 알려진 이야기고 헨리 8세의 주변엔 그를 대신해 영국을 뒤집어줄 인물들이 다수 있었다(토마스 크롬웰같은 인물이 대표적). 누구한테도 휘둘림을 당할 사람들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강력한 왕에게 희생된 두 명의 불운한 여인이라 해야할지 강력한 왕을 휘둘렀던 두 명의 여걸이라 해야할 지 역사적 평가는 각자 내릴 수 있겠지만, 확실한 건 장희빈에 대한 사료는 다시 점검해봐야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점이다. 야사 중심의 평가가 이루어지기엔 아까운 인물이 아닌가 한다. 판타지 사극 동이에서 가장 점잖은 장희빈의 최후가 등장한 건 어쩐지 재미있기도 하다.
이미지 출처, 참고기사 :
http://elenatintil.blogspot.com/2009/03/i-posted-facebook-status-last-night.html
http://www.deseretnews.com/article/695211474/Trio-of-historical-epics-on-DVD.html
http://www.deseretnews.com/article/695211474/Trio-of-historical-epics-on-DVD.html
728x90
반응형
'미국 드라마를 보다 > 튜더스(The Tudors)'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e Tudors, 헨리 8세와 절대 권력 추종자들의 몰락 (2) | 2009.07.07 |
---|---|
The Tudors 시즌 3 - 이번엔 두 명의 부인이 사라진다?! (4) | 2009.05.21 |
앤블린없는 'The Tudors' 어떻게 될까? (6) | 2008.08.12 |
이 앤블린, '천일의 스캔들' 못지 않겠는걸 - The Tudors Season 2 (8) | 2008.04.29 |
The Tudors - 앤블린의 마지막을 향하여 (Season 2, 2008년 3월 30일) (12) | 2008.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