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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회의 대장정을 마치는 동안 영웅 만들기 사극이 하나 더 나오지 않았으면 싶었지만 영조란 임금이 마지막을 장식하고 보니 제작자가 원하던 모습이 무엇인지 대충 그려지는군요. 현대의 서민이라 할 수 있는 천민 출신의 후궁이고 강력했던 왕의 어머니가 된 여자, 모든 서민들의 희망이니 당연히 행복해져야 합니다.
실질적인 마지막회는 어제 59회였고, 60회의 내용은 꿈이라고 봐야할 거 같습니다..
전에도 말했지만 이병훈PD는 이야기 사극의 달인입니다. 어떤 역사 소재도 그 PD의 손에 들어가면 한편의 전설이 되버리죠. 우리 나라 퓨전 사극의 형식을 완성시킨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런 영웅식 퓨전 사극의 원조랄 수 있는 '허준'의 패러디가 어제 등장하더군요. 이병훈의 사극에 자주 등장하던 임현식의 '줄을 서시오'를 강유미씨가 따라하는 장면을 보니 반갑더군요. 하긴 우리의 상궁 마마를 비롯한 여러분들도 허준에서 뵙던 분이죠.
"옛날 옛적에 어머니도 없는 동이란 이름의 천인 여자아이가 살았는데 아버지까지 잃은 동이는 고생고생하다가 궁에 들어가 후궁이 된단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평생 어머니가 천인이라는 컴플렉스를 안고 살았다는 영조 임금의 꿈이기도 합니다. 세 명의 정부인과 여섯명의 후궁을 두었던 아버지 숙종이 평생 어머니 신분에도 불구하고 숙빈 최씨 만을 사랑했으면 하고 바랐던 아들의 꿈이겠지요. 그래서 그들 부부는 드라마 마지막에 나란히 손잡고 어디론가 영원히 함께 합니다.
마지막회의 시작은 이미 숙빈의 회상장면입니다. 마지막 장면과 연결된 그 장면은 그녀의 죽음을 암시하고 있지요. 출궁 이후의 이야기는 그렇게 하나의 야사인 듯 꿈인듯 경계가 불분명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그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아는대로 30대 초반에 궁을 나온 숙빈 최씨는 49세경 죽을 때까지 홀로 살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회의 동이는 실현 불가능한 일들을 해냅니다. 명색이 왕가의 후궁이란 사람이 궁의 담을 다 허물어 버리라 했고, 어려운 사람들이 모두 모여 누구든 어려움을 하소연하게 했으며 그들이 문의하는 내용을 해결하겠다 도성 여기저기를 가리지 않고 뛰어다닙니다.
숙빈의 지인들은 '수사'를 위해 뭉쳐 다닙니다. 이유없이 관아에 끌려가 매를 맞게 된 사람, 살인 누명을 뒤집어쓴 사람 모두가 숙빈을 찾아옵니다. 뒷조사를 해 양반들의 비리를 캐기도 하고 서민들을 대신해 억울함을 풀어주기도 합니다. 그에 장단을 맞춰 금부도사와 왕은 부당한 관료들을 처벌하는 신속함을 보여줍니다.
왕은 궁궐에 정부인이 있음에도 사가의 동이와 평범한 부부처럼 투닥거리고 거리를 활보합니다. 여염집 부부처럼 샘을 내기도 하고 투정을 하기도 하며 선물을 사주겠다 합니다. 정말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숙빈 최씨에 대한 기록을 살펴보면 알겠지만, 양반 가문의 사람이 아니라서 아버지나 할아버지에 대한 기록이 정확치 않습니다. 영조가 추존하기 대부분의 출생을 위조한 것 같다고 합니다. 출생지와 가계를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을 거라 합니다.
일설에 의하면 정읍에서 거지 몰골로 살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인현왕후의 어머니가 배곯는 모습이 불쌍하고 딸과 너무 닮은 것 같다며 데려다 키웠답니다. 숙빈이 인현왕후와 특별히 친했던 이유가 입궁하면서 데려왔던 말동무이자 하녀이기 때문이라는 거죠(다른 이야기도 많습니다).
영조는 왕위에 올라 이런 어머니의 존재를 격상시키려 애씁니다. 시호를 높이고 묘의 이름을 높이는 작업을 시도하는데 신하들이 신분의 차이를 이유로 들어 극렬히 반대했다고 하죠. 그런 영조에게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처럼 아버지와 평생 뜻을 함께 했고, 가장 사랑했던 아내가 어머니라는 건 꽤 위로가 되는 일이지 싶습니다.
물론 현대인들도 이 이야기에 살을 덧붙이길 원했습니다. 단순히 눈에 띄여 사랑받은 후궁이 아니라 검계수장의 딸로 천인들을 사랑했고 정의로웠던 동이를 탄생시켰고 숙종과 죽을 때까지 알콩달콩하게 살았던 부부의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천인들도 기죽지 않고 왕과 대등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야 말로 현대인들의 구미에 맞는 스토리가 아닐까요.
동이란 이름을 가진 또다른 천인아이(김유정)의 등장은 바로 이런 바람을 담은 구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다른 동이가 태어나서 신분의 한계를 극복하고 숙빈최씨가 되지 말란 법이 없겠죠. 어제 동이는 역사이기 보단 영조가 바라는 꿈이자 현대인들이 바라는 한편의 이야기를 마친 것 같습니다.
".. 동이가 왕의 사랑을 받아 후궁이 될 때 궁에는 착하고 현명한 인현왕후가 있었단다. 그리고 중전이 되려는 못된 장희빈과 그의 무리들이 있었지. 동이는 인현왕후를 도와 그 무리들을 물리치고 숙종의 사랑을 받게 되었단다....그래서 남편 숙종 아들 연잉군과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단다 "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가 끝나는 동안 촬영하는 분들이 매우 힘들었을 듯 합니다. 이젠 이 사극 역시 과거에 묻히겠군요. 다음 버전의 숙빈 최씨가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실질적인 마지막회는 어제 59회였고, 60회의 내용은 꿈이라고 봐야할 거 같습니다..
전에도 말했지만 이병훈PD는 이야기 사극의 달인입니다. 어떤 역사 소재도 그 PD의 손에 들어가면 한편의 전설이 되버리죠. 우리 나라 퓨전 사극의 형식을 완성시킨 사람이기도 합니다.
모두가 바라는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해피엔딩
이런 영웅식 퓨전 사극의 원조랄 수 있는 '허준'의 패러디가 어제 등장하더군요. 이병훈의 사극에 자주 등장하던 임현식의 '줄을 서시오'를 강유미씨가 따라하는 장면을 보니 반갑더군요. 하긴 우리의 상궁 마마를 비롯한 여러분들도 허준에서 뵙던 분이죠.
"옛날 옛적에 어머니도 없는 동이란 이름의 천인 여자아이가 살았는데 아버지까지 잃은 동이는 고생고생하다가 궁에 들어가 후궁이 된단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평생 어머니가 천인이라는 컴플렉스를 안고 살았다는 영조 임금의 꿈이기도 합니다. 세 명의 정부인과 여섯명의 후궁을 두었던 아버지 숙종이 평생 어머니 신분에도 불구하고 숙빈 최씨 만을 사랑했으면 하고 바랐던 아들의 꿈이겠지요. 그래서 그들 부부는 드라마 마지막에 나란히 손잡고 어디론가 영원히 함께 합니다.
어린 동이가 바라보던 꽃등의 꿈
마지막회의 시작은 이미 숙빈의 회상장면입니다. 마지막 장면과 연결된 그 장면은 그녀의 죽음을 암시하고 있지요. 출궁 이후의 이야기는 그렇게 하나의 야사인 듯 꿈인듯 경계가 불분명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그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아는대로 30대 초반에 궁을 나온 숙빈 최씨는 49세경 죽을 때까지 홀로 살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회의 동이는 실현 불가능한 일들을 해냅니다. 명색이 왕가의 후궁이란 사람이 궁의 담을 다 허물어 버리라 했고, 어려운 사람들이 모두 모여 누구든 어려움을 하소연하게 했으며 그들이 문의하는 내용을 해결하겠다 도성 여기저기를 가리지 않고 뛰어다닙니다.
영조는 어머니의 어린시절을 알고 있었을까?
숙빈의 지인들은 '수사'를 위해 뭉쳐 다닙니다. 이유없이 관아에 끌려가 매를 맞게 된 사람, 살인 누명을 뒤집어쓴 사람 모두가 숙빈을 찾아옵니다. 뒷조사를 해 양반들의 비리를 캐기도 하고 서민들을 대신해 억울함을 풀어주기도 합니다. 그에 장단을 맞춰 금부도사와 왕은 부당한 관료들을 처벌하는 신속함을 보여줍니다.
왕은 궁궐에 정부인이 있음에도 사가의 동이와 평범한 부부처럼 투닥거리고 거리를 활보합니다. 여염집 부부처럼 샘을 내기도 하고 투정을 하기도 하며 선물을 사주겠다 합니다. 정말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숙빈 최씨에 대한 기록을 살펴보면 알겠지만, 양반 가문의 사람이 아니라서 아버지나 할아버지에 대한 기록이 정확치 않습니다. 영조가 추존하기 대부분의 출생을 위조한 것 같다고 합니다. 출생지와 가계를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을 거라 합니다.
일설에 의하면 정읍에서 거지 몰골로 살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인현왕후의 어머니가 배곯는 모습이 불쌍하고 딸과 너무 닮은 것 같다며 데려다 키웠답니다. 숙빈이 인현왕후와 특별히 친했던 이유가 입궁하면서 데려왔던 말동무이자 하녀이기 때문이라는 거죠(다른 이야기도 많습니다).
영조는 왕위에 올라 이런 어머니의 존재를 격상시키려 애씁니다. 시호를 높이고 묘의 이름을 높이는 작업을 시도하는데 신하들이 신분의 차이를 이유로 들어 극렬히 반대했다고 하죠. 그런 영조에게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처럼 아버지와 평생 뜻을 함께 했고, 가장 사랑했던 아내가 어머니라는 건 꽤 위로가 되는 일이지 싶습니다.
물론 현대인들도 이 이야기에 살을 덧붙이길 원했습니다. 단순히 눈에 띄여 사랑받은 후궁이 아니라 검계수장의 딸로 천인들을 사랑했고 정의로웠던 동이를 탄생시켰고 숙종과 죽을 때까지 알콩달콩하게 살았던 부부의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천인들도 기죽지 않고 왕과 대등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야 말로 현대인들의 구미에 맞는 스토리가 아닐까요.
동이란 이름을 가진 또다른 천인아이(김유정)의 등장은 바로 이런 바람을 담은 구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다른 동이가 태어나서 신분의 한계를 극복하고 숙빈최씨가 되지 말란 법이 없겠죠. 어제 동이는 역사이기 보단 영조가 바라는 꿈이자 현대인들이 바라는 한편의 이야기를 마친 것 같습니다.
".. 동이가 왕의 사랑을 받아 후궁이 될 때 궁에는 착하고 현명한 인현왕후가 있었단다. 그리고 중전이 되려는 못된 장희빈과 그의 무리들이 있었지. 동이는 인현왕후를 도와 그 무리들을 물리치고 숙종의 사랑을 받게 되었단다....그래서 남편 숙종 아들 연잉군과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단다 "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가 끝나는 동안 촬영하는 분들이 매우 힘들었을 듯 합니다. 이젠 이 사극 역시 과거에 묻히겠군요. 다음 버전의 숙빈 최씨가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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