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풍선/有口無言

멋진 디자인의 티스토리 개편 이런 점은 아쉽다

Shain 2011. 11. 13.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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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 관리센터가 개편된지 꽤 시간이 지났군요. 개편이 있던 날 새벽, 평소처럼 쓰던 글을 저장하던 중 갑자기 글이 저장되지 않는 오류가 발생해 깜짝 놀랐습니다. 관리센터 메인 화면을 클릭하니 '페이지가 없다'는 메시지까지 뜨더군요. 뭔가 이상하다 싶어 공지를 뒤져보니 그 날이 바로 개편 날이었습니다. 이전 개편 때는 베타테스터로 참여했기에 소소한 변화까지 모두 놓치지 않을 수 있었는데 그 사이 티스토리에 익숙해져 이런 일도 잘 모르고 있었나 봅니다.

이전 2008년 관리센터 디자인도 꽤 깔끔하고 직관적인 편이 별 불편은 느끼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모든 메뉴가 왼쪽에 나열되어 있지만 2008년에는 메인에 일부 메뉴만 드러나고 다른 메뉴는 모두 드랍다운 형식으로 접근하게 되어 있어 예전 디자인도 상당히 편리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개편이 반갑기 보다는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던 쪽에 속합니다. 또 드랍다운으로 접근 가능했던 몇가지 메뉴가 이제는 한단계 이상 클릭해 들어가야하기 때문에 처음엔 귀찮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저같은 사용자가 느끼는 불편은 티스토리 관리센터의 많은 메뉴들을 거의 다 이용하는 사용자들에게는 공통된 불편이지 않을까요. 다양한 기능을 쓰는 사람들은 메인 화면에서 모든 기능에 금방 접근할 수 있는 쪽을 선호합니다. 티스토리 스킨 디자인을 위해 스킨 관리를 자주 쓰던 사람들, 댓글 목록 관리, 휴지통의 댓글 복원, 또 사이드바 편집을 제법 자주 점검해 보는 사람들에게는 드랍다운형태의 메뉴, 즉 한번에 클릭해서 들어갈 수 있는 메뉴가 훨씬 편할 것이라 봅니다.


그러나, 글쓰기를 비롯한 몇몇 제한된 기능을 주로 이용하는 사람들에겐 메인 화면에 자주 쓰는 메뉴가 동시 등록되어 있는 지금 형태가 훨씬 더 눈에 잘 들어올 것이라 봅니다. 전체 메뉴 중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기능들은 메인에 바로 링크가 되어 있습니다. 댓글, 글쓰기, 글목록 등을 금방금방 이용할 수 있다면 나머지 자주 쓰지 않는 기능은 찾아들어가는 쪽이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특히 예전 디자인에서처럼 메인화면은 사용자가 직접 선택해서 정렬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하면서도 유용하게 주요 기능을 지정가능하다는 점은 장점 중의 장점이라 생각됩니다.

또 예전에 티스토리의 약점으로 지적된 이웃 블로거 관리 기능을 '네트워크 기능'으로 추가시켜 티스토리 역시 타 포털 사이트처럼 이웃들을 링크할 수 있는 기능이 생겼습니다. 물론 타 포털에 비해 로그인하지 않고 글쓰는 사람들이 더 많긴 합니다만 효율적으로 이웃 관리를 통해 블로거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기본 기능이 생겼음은 환영할만 합니다. 그 외에도 페이지 로딩에 부하를 주던 카테고리 글 정렬을 이젠 '목록'을 기본으로 선택하게 된 점도 몹시 반갑네요.

이번 '개편'은 정확해 말해서 기능의 개편이 아닌 디자인 개편입니다. 2008년에 있었던 신 관리자 메뉴 개편은 이전 티스토리에서는 볼 수 없었던 플러그인, 서식, 표 기능을 비롯한 각종 위지위그 기능이 추가 되었지만 이번 개편은 메뉴의 인터페이스를 드랍다운에서 나열형으로 바꾼 것입니다.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더욱 깔끔해지고 나름 장점이 있지만 이번 디자인에 익숙해져도 자잘한 아쉬움은 어쩔 수 없는 듯합니다. 몇가지를 거론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첫번째, 메인 관리 화면에 들어갈 수 있는 메뉴가 한정적입니다. 이 부분은 개개인 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검색 유입 사이트 통계 보다는 유입 경로 또는 검색 유입어에 훨씬 더 관심이 많습니다. 검색 유입어를 메인에서 간략히 볼 수 있는 쪽을 선호하기 때문에 관리센터에 들어간 '블로그 유입'를 비롯한 메뉴 중 반 이상은 쓸모가 없습니다. 전체 관리 메뉴를 등록 가능하도록 해두는 게 효율적이라 봅니다(이 부분은 개편을 약속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두번째, 어떤 포털 블로그도 마찬가지겠지만 비로그인 사용자 댓글을 허락하는 티스토리 역시 스팸 폭탄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비로그인 사용자의 자율성은 상당 부분 존중해줄 만한 부분이지만 프락시로 접근해서 악플을 다는 블로거 내 특정 유저나 스패머들은 강력한 'IP 차단'이나 링크 차단, 금칙어 차단을 통해서만 접근 금지시킬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차단 기능이 너무도 강력해 때로는 억울하게 삭제된 댓글이나 트랙백도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프락시를 쓰든 쓰지 않던 스패머는 계속 늘어날 것이고 강력한 스팸 차단을 포기할 수 없으니 사용자는 수동으로 억울한 댓글을 구제하는 방법을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두 단계(메인, 글목록, 휴지통 순으로 접근 가능)를 통해 클릭할 수 있게 된 댓글 목록, 휴지통 관리 기능을 좀 더 앞으로 뺄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지금 관리센터 맨 위에 나온 글설정이나 스팸필터 보다 오히려 더 필요한 기능이 댓글이나 휴지통, 방명록 쪽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세번째, 메인 화면에는 메뉴들을 분류해둔 큰 제목들이 있습니다. 아래의 세부 메뉴들 즉, 글목록의 글이나 알리미의 댓글은 직접 클릭해서 들어갈 수 있지만 큰 분류로는 직접 이동할 수 있는 링크가 없습니다. 아마 그 큰 메뉴를 이미지로 처리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모든 유저가 세부 메뉴를 직접 클릭하길 원할 수도 있겠지만, 전체 목록을 보고 싶은 사용자도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굳이 왼쪽 메뉴에서 다시 찾아서 클릭해 들어간다는 건 불편하게 느껴지더군요.

네번째 , 이전 기능에서는 관리센터에서 메일로 직접 클릭이 되었습니다. 티스토리 로그인 아이디를 다음 아이디로 변경하고 또 티스토리 도메인과 연결된 아이디로 전환된 후에는 티스토리에서 다음 메일을 직접 클릭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다음뷰로 인해 다음도 늘 로그인된 상태라서 아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지요. 그런데 이제는 그 직접 링크가 사라져 티스토리로 이동한 후 이용가능해졌습니다. 티스토리와 다음이 불가분의 관계임을 따져보면 살려둬도 괜찮지 않았을까요.


다섯번째, 이번 디자인은 상당히 간결하면서도 깔끔합니다. 이런 디자인을 상당히 좋아하고 또 각 글목록 등에 새로운 글 표시 기능이 생긴 것은 좋은데 전체 방문자수가 백만 이상이 넘어가면 화면에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다는 걸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인기 블로거들 중에는 일일 방문자가 백만이 넘는 분도 종종 있다는데 방문자 통계에 표시할 수 있는 공간이 처음부터 백만 단위를 기준으로 디자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랬을 거라 봅니다.

여섯번째, 이번에 생긴 네트워크 기능은 한 그룹당 저장을 50개 까지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과거에 있던 링크 기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했기 때문에 상대방이 나에게 몇번 댓글을 달았는지까지 파악 가능해 꽤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신 과거 링크 기능의 흔적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 저처럼 예전에 링크한 사람이 120명이 훨씬 넘는 사용자는 분류, 정리가 생각 보다 중노동이더군요. 50개씩 나눈다는 것도 생각 만큼 쉽지는 않았습니다. 로딩이나 반응이 느리기 때문에 훨씬 더 복잡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조금은 편리한(라디오 버튼 식의) 분류가 가능했어도 좋을 뻔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 N모사에서 블로깅을 처음 시작한 저는 각 포털 사이트에서 천편일률적으로 내놓는 '테마' 형식의 블로그를 탈피하고 싶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제공되던 무료 홈페이지의 시대가 끝나고, 직접 디자인하는 복잡한 홈페이지의 시대도 끝난 그 시점, 간단하게 블로깅하는 포털 블로그들은 복잡한 html같은 거나 디자인을 몰라도 된다는 점에서 획기적이었지만 조금 더 다양하고 개인적인 공간을 바라던 사람들에겐 답답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같은 이웃이 두번씩 등록되는 건 오류입니다.

설치형 블로그 티스토리는 유저 각자의 취향에 맞춘 설계가 가능하면서도 블로그 활동이 가능하다는 두가지 장점을 갖춘 블로그였습니다. 물론 강력한 포털 사이트에 비해 이웃 관리하기가 번거로운 측면이 있고 검색 순위에서 밀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올블로그를 비롯한 각종 메타 블로그를 통해 접근성을 키웠습니다. 이후 티스토리가 다음에 인수된 후에는 다음뷰 등을 통해 조금 더 원활하게 네티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티스토리가 네티즌들에게 늘 완벽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아닙니다. 최근에도 잦은 에러로 다수의 사람들이 방문할 땐 '뻗어버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종종 글이 삭제되어 유저들을 속상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또 자신의 블로그 컨텐츠를 다운받을 수 있게 한 것은 좋은데(덕분에 각종 설치형 블로그로 쉽게 이사갈 수 있습니다) 분할 다운이 안된다던지 전체 용량을 가늠할 수 없는 문제 등은 여전히 아쉽습니다. 그외에도 대체적으로 편리한 위지위그를 구현하고 있음에도 종종 불편하게 느껴지는 작은 문제들이 있습니다만 그 정도는 장점에 비하면 감수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언제나 그랬듯 티스토리가 늘 발전하는 자세를 보여준다는 점은 칭찬해줄만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포털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장점이 많은 서비스라 오랫동안 블로그 서비스의 대명사로 남아주길 기대하고 있구요. 또 네트워크 기능을 만들기만 할 것이 아니라 '함께 링크'라는 다소 모호한 서비스로 남겨둘 것이 아니라 또다른 블로그 스피어로,  메타 블로그로 거듭날 수 있도록 큰 그림을 그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요즘 어디나 블로그 시장이 예전 만큼 활발하진 않습니다만 독특한 색깔이 있는 티스토리라면 색다른 붐을 기대해볼 수도 있겠지요. 디자인 개편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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