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Inside/오락가락

김부선, 사유리, 김학의 끊임없이 불거지는 성접대 파문

Shain 2013. 3. 22. 12:39
728x90
반응형
1983년 영화배우로 데뷰한 김부선씨의 연기를 본 기억은 거의 없습니다. 최근에야 영화나 드라마에 특별출연 형식으로 한두번씩 얼굴을 비추곤 하지만 김부선의 대표작은 '애마부인3(1985)'같은 성인영화였기 때문에 제 또래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프로필을 보면 '친절한 금자씨(2005)', '말죽거리 잔혹사(2004)'같은 영화에 꾸준히 출연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배우 김부선 하면 떠오르는 것은 아무래도 연기 보다 그녀를 둘러싼 각종 스캔들입니다. 지금도 포털사이트에 김부선이란 이름과 함께 마약과 대마초라는 키워드가 검색되는 걸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18일 김부선, 사유리가 JTBC '표창원의 시사돌직구'에서 발언한 내용이 며칠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성상납 제의를 거절했다가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는 내용, 함께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했던 외국인 친구들 대부분이 나쁜 기획사를 만나 사기 당했다는 이야기, 이런 사건의 본질은 욕심이 있기 때문에 당하는 것이라는 솔직한 발언까지. 우리가 소문으로만 알고 있었던 연예인 성상납 관행이 외국인 출연자들에게까지 손을 뻗쳤다는 부분에 많은 네티즌들이 놀라워했습니다. 일부 네티즌은 사유리가 출연했던 프로그램을 거론하며 어떤 프로그램에서 그런 제안을 받은 것인지 역추적하기도 했습니다.

배우 김부선이 15년 동안 라면만 팔아야했던 이유?


한편 같은 프로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김부선은 '장자연 사건 아시죠? 장자연 소속사 대표가 직접 전화해 대기업 임원을 소개시켜준다며 술접대를 요구했다'라는 발언으로 주목받았습니다. 김부선의 이 폭로는 자칫 잘못하면 관련자 모두의 실명이 거론될 수도 있는 폭탄발언이었지만 김부선은 20일 그 발언이 잘못되었다며 '오래 전 그녀의 소속사 대표이셨던 관계자 중 한 분'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명했습니다. 안 그래도 자살한 배우 장자연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노리개(2012)'가 화제가 되는 요즘 특정인의 이름이 거론될 수도 있는 민감한 발언이었던 거죠.

그러나 그녀의 발언은 결국 문제가 되어 장자연 사건의 전소속사 대표였던 김모씨는 오늘 21일 서울중앙지검에 김부선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김부선에게 스폰서, 성상납을 제의했다는 허위사실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자신은 어떤 여자 연예인에게도 그런 제의를 한적이 없다는 김모씨는 김부선과 연락한 일도 없고 연락한 사실도 없다고 했다는군요. 과연 김부선이 이야기한 전 소속사 관계자는 누구일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있는 가운데 그녀의 솔직한 발언은 법의 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최근 신인배우 장경아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몸 팔아 배역을 따낸 배우가 있다'는 발언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내가 관여할 문제는 아니지만 브라운관 속의 그녀를 부러워하며 나와 내 매니저를 질책하는 엄마. 완전 미움'이라는 발언으로 꽤나 솔직하고 노골적으로 성접대 관련 심경을 발언한 그녀는 '성상납'을 두고 갈등하는 신인 연기자의 전형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장경아의 소속사는 그녀의 발언이 특정인을 겨냥하고 한 발언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스폰서를 얻기 위해 성상납을 하라냐 제안에 흔들린다는 이야기는 어디서 많이 들어봤던 소문 중 하나입니다.

'욕심이 있으니까 속인다' 연예계 성상납에 대한 정상적인 사유리의 의견.


물론 연예계만 이렇게 시끄러운건 아닙니다. 정치권도 고위층 성접대 파문으로 큰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건설업자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에 연루된 김학의 법무부 차관은 '관련 의혹이 사실은 아니지만 사퇴하겠다'는 애매한 발언을 남기며 물러났습니다. 처음에는 건설업자 윤모씨의 불륜 동영상이 발견되어 간통사건으로 시작된 사건은 윤씨의 별장에서 여성들을 불러 고위층을 접대하는 동영상이 발견되자 경찰의 집중 내사대상이 됩니다. 현재 그 자리에 있던 여성의 증언까지 확보한 상태라고 하니 '사실이 아니다'라는 발언의 진위 여부는 곧 판단이 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부모님 세대에게 배우 김부선의 이미지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일명 '벗는 영화'에 출연했다는 자체도 옛날 어르신들에게는 좋지 못한 이미지를 주는데 마약과 대마초 사건에 연루된 것도 모자라 최근엔 대마초 합법화 운동을 했다는 걸로 미운털이 박혔습니다. 개인적으로 '김부선'이란 이름을 똑똑히 기억하게 된 것은은 월간 조선의 2007년 인터뷰 덕분입니다. 어떤 과정으로 마약, 대마초를 접하게 되었으며 정치권과 어떤 관련이 있었는지 고백하는 내용의 그 인터뷰에는 박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의 이름도 언급되고 있습니다(관련 내용은 읽어보세요).

재벌, 정치인 자녀들과 어울리면서 대마초와 마약을 배우게 되었고 그뒤로 관련 사건으로 적발되어 조사를 받은게 여러번이지만 맨처음 적발되었을 때는 함께 조사받은 사람들이 재벌가 자녀, 정치인 자녀 등 워낙 쟁쟁한 사람들이라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1986년 필로폰 투약 혐의로 적발된 것은 청와대 파티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뒤로 그녀는 마약하는 배우로 찍혀 TV 출연은 엄두도 내지 못한채 간간이 영화 출연만 하면서 배우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그녀의 이미지가 워낙 나쁘기 때문에 그녀의 발언 자체를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들도 종종 있습니다.

별장 성접대 동영상 관련 문제로 사표를 낸 김학의 법무차관 (이미지 출처: 경향신문)


전세계 어느 나라든 캐스팅 카우치(Casting couch) 즉 연예인의 성상납이 없는 나라는 없습니다. '시사돌직구'에 출연한 사유리의 발언대로 기본적으로 이런 성상납은 '욕심이 없으면 거절할 수 있습'니다. 연예인 지망생들이 성공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정치인들에게 얻고 싶은 이권이 있어서 이런 성상납이 벌어질 것입니다. 본질적으로는 그게 정답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연예계 성상납 파문이 벌어질 때 마다 그건 일부의 이야기일 뿐이라 생각할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성을 판 여성들이 누굴 탓하겠느냐 이야기할 것입니다.

그러나 김부선의 발언과 정치인의 성접대 관련 동영상이 동시에 공개되고 보니 과연 이것이 '개념있는' 사유리의 발언처럼 '선택'의 문제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별장 성접대 동영상이 발견되었음에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벗어날 수 있는 정치인과 쟁쟁한 사람들과 어울렸지만 홀로 비난받으며 15년동안 라면을 팔았다는 김부선의 굴곡진 인생이 선명하게 대가 된다고 할까요. 사례로 들었던 케이스대로 약점이 잡히고 협박을 당하고 미래까지 차압당하는 상황에서 자신있게 부당한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거절했을 경우 닥치는 불이익도 불이익이지만 관련 사건이 불거졌을 때도 똑같은 처벌을 받지는 않습니다. 함께 대마초와 마약을 즐겼지만 불이익을 당한 것은 김부선 뿐이었듯 일명 별장 동영상에는 국정원 관계자를 비롯한 여러 명이 연루되었다는 말이 돌고 있어도 별장 성접대 사건으로 큰 손해를 입을 정치인은 몇 없을테니 말입니다. 성접대를 받은 사람과 성접대를 요구받은 사람의 이야기가 '병들고 미친' 사회의 한단면인 것 같아 씁쓸합니다.

* 이미지 출처 : JTBC 유투브 동영상 캡처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