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풍선/有口無言

정식 명칭은 '삼성 예인선단, 헤베이 스피리트호 충돌사고'?

Shain 2008. 1. 1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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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해양안전심판원

최근 대운하에 대해 관심이 뜨겁다. 대운하를 반대하는 여러 근거 중 하나가 선박사고로 인한 인재가 늘어난다는 점이다. 유사 이래 발생한 거대 해양사고들은 기름 유출은 물론이고 엄청난 피해를 가져왔다. 우리 나라에선 10여년전에 있었던 여수 앞바다의 '씨프린스호 사건'이 대표적이다.

생뚱맞게 지금까지의 해양사고 이야기를 꺼내는 까닭은 지금까지 '해양 사고'의 정식명칭은 사고를 당한 선박이나 충돌한 양쪽 선박의 이름이 사건 명칭이 되었다 걸 상기 시키기 위해서이다. 

해양안전심판원에는 각종 해양사고에 대한 기록이 실려 있고 검색이 가능한데 충돌사고의 경우, 정식 사고 명칭을 최소한 양쪽 선박 모두의 명칭으로 적고 있다. 어느 담당기관이건 언론 기관이건 사건, 사고에 대해서 기술할 때 '가해', '피해' 여부는 가릴 수 없어도 사건 명칭에 사건 당사자 정도는 명기하는게 원칙 아닐까?
(참고 : 해양안전심판원 최근의 해양사고대형선박 사고일지)


'소극적인' 언론의 보도 자세

이번 음모론 소동(일명 태안 음모론) 으로 한번 더 파악한 사실은 근거가 불분명하고 조사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말을 못할 뿐 '의문점'이나 '음모'를 떠올린 사람은 제법 많다는 사실이다. 12월 14일에 이미 음모론에 관한 포스트가 있었다(출처 참고). 음모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축소, 은폐'하고자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뜻. 초기 뉴스에서는 '충돌당사자'가 삼성의 예인선과 크레인이었다는 정확한 사실 조차 파악하기 힘들었다(참고 : 방송뉴스엔 삼성중공업이 없다).

가해자가 누군지 책임공방이 치열하단 소문이 들리는 까닭에 물론 백번 조심해서 가해자라고 단정짓고 언급하고 싶지 않았다라는 기특한 심정은 이해하더라도 '삼성 예인선단'과 '헤베이 스피리트호'가 충돌했다는 사실 만은 변함이 없다. 충분히 '삼성 예인선단 충돌사고' 또는 '삼성 T-3, T-2호 충돌사고'라고 부를 수도 있는 문제였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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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네이버 연합뉴스. 충돌사고가 난 헤베이 스피리트호



왜 피해지역을 거론하나 - 충남도청

주요 언론기관에서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기사가 있다. 대전일보에 올라온 기사에 따르면 충남도청은 '태안사건', '유조선 기름유출사건', '태안 사태', '유조선 충돌사고' 등으로 불리우는 이번 사건의 명칭을 통일할 것이라 발표했다. 지난해 24일자 기사이다.

대전일보는 지난 22일자 1면 보도를 통해 “해상 오염사고는 사고 선박의 이름으로 명명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유독 이번 서해안 사고에 대해서만 지역 명칭을 사용, 최대 피해자인 태안지역이 세계적으로 환경오염의 대명사처럼 인식되는 등 2중의 고초를 당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충남도는 그동안 태안 기름 유출사고, 서해안 기름 유출사고 등 다양한 명칭으로 사용해 왔지만 앞으로는 공식 문서와 보도자료 등에서 헤베이 스피리트호 사고로 명명할 방침이다.
(출처 : 충남도, 헤베이 스피리트호 사고로 명명키로 )

태안 지역의 뉴스를 열심히 싣고 있는 지방지인 대전일보. 해양안전심판원의 사례에 따라 사건의 양쪽 당사자의 이름을 거론했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유출사고를 직접 일으킨 당사자를 '사건'의 명칭으로 제안하고 있다. 최소한의 노력이 이루어진 셈이지만 이번에도 '삼성'이란 이름은 제외됐다. 물론 아직 뉴스에서 검색되는 이번 사건  명칭은 역시 '태안 사건'이다. 정부 어느 누구도 공식적으로 '어떻게 부를 것인지' 제안하지 않았단 사실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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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검색에서 이용되는 이번 사건에 대한 명칭들 '서해안 기름 유출 사고'



유조선과 충돌한 배는 삼성 T-5호.

본문의 이야기와는 별개로 파이낸셜 뉴스가 1월 7일 게재한 기사에 의하면 지난 10년간 크고 작은 해양사고가 4000건 정도 일어났다고 한다. 그리 놀랍지는 않은 일이다. 해마다 해양사고에 관한 통계는 빠짐없이 보고되고 있다. 국민이 의식하든 않든 이 통계자료는 꾸준히 분석되고 있고 책임소재와 피해상황이 국가문서에 기록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충돌사고 역시 자료를 공개할 날이 있지 않을까 한다(해양안전심판원).

6일 발간된 ‘2007 환경백서’에 따르면 97년부터 2006년까지 발생한 3915건의 유류오염사고로 총 1만234㎘의 기름이 바다에 유출됐다. 이는 허베이 스피리트호 원유 유출량 1만2547㎘의 82% 수준이며 95년 씨프린스호 사고 때 유출량 4000㎘의 2배가 넘는 양이다.  2006년 한해에만 어선 112건, 화물선 33건, 유조선 26건 등 285건의 사고가 발생, 365㎘의 기름이 유출됐다.
출처 : 파이낸셜 뉴스, 10년간 기름 유출 사고 4000건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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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머니투데이 기사, 유조선과 충돌한 배는 예인선 '삼성T-5호


이번 음모론 소동의 원인은 '선입견'이 일조했다고 본다. 당연히 나쁜 짓을 할 것이라 여겨지는 , 어느 대기업이 의도적으로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했다고 무의식중에 간주하고 있었고, 당연히 그랬으리란 심증을 갖고 있었던 것 아닐까 한다.(실제로 '항해일지가 조작됐다는 기사가 난 적도 있다. 음모론을 거드는 이야기는 많다)  '삼성 예인선단이 헤베이 스피리트호와 충돌했다'라는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을 언론과 정부는 공식적으로 거론하기 힘들었던걸까?

당사자에게 책임지라는 말을 한 것도 아니고, 백퍼센트 누구의 책임이라는 판결도 아직 나지 않았다. 그러나 '충돌 사실' 조차 떳떳이 말하기 힘들어 하는 이 현상을 보면서 음모론을 떠올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물론, 나는 그렇게까지 합리적인 사람이 될 자신이 없다.



출처 :
대전일보 기사
태안과 삼성 그리고 언론 - 산들바람님의 블로그
삼성중공업 예인선 ‘항해일지 조작’ - 한겨례 신문
해상크레인-유조선 충돌 사전에 막을 수 없었나 - 네이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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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잘못했단 말도 못 하남유?”
10년간 기름 유출 사고 4000건 육박 - 파이낸셜 뉴스
대형 선박 사고 일지 - 네이버 서울신문
태안 기름유출사고와 그럴듯한 음모론 - 소양강님의 블로그
방송뉴스엔 삼성중공업이 없다 - 미디어스
태안 원유유출 사고 선박 - 네이버 연합뉴스
'태안 원유 유출, 복구작업 중인 사고선박' - 네이버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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