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문화 읽기

MBC 사장 공모 제2의 김재철 피할 수 있을까

Shain 2014. 2. 1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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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조류독감 때문에 철새들이 그 원인으로 눈총을 받기도 했죠. 일부에서는 철새에게 조류독감의 원인을 책임전가하는 건 무책임하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만 아무튼 하늘을 날아가는 새들의 풍경 만큼 사람을 평화롭게 하는 것도 없는 것같습니다. 저는 아웅다웅 다투는 세상을 내려다보기도 하고 무심히 제 갈 길을 가는 것같기도 한 새들의 비행을 언론에 비유하곤 합니다. 새들이 두 개의 날개로 아름답게 하늘을 날아가듯 언론 역시 좌우의 날개로 공평하게 날아야 건강한 언론입니다. 한쪽 날개로 날아간다는 건 비행의 이치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날 수 있는 새를 닭이나 오리같은 날지 않는 가축으로 만들어버리고 맙니다.

차기 MBC 사장 공모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이진숙, 김종국, 김영희. 김재철 전 사장의 흔적 지울 수 있을까.




공영방송 MBC가 MB씨가 되고 다시 김재철로 인해 몰락해가는 과정을 지켜본 국민들은 사장 공모제로 선출되는 차기 사장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습니다. 2012년 대선에서 종편방송 보다 훨씬 많은 8건의 심의위반으로 징계를 받기도 했던 MBC는 이미 신뢰성을 상실한 상태로 이대로는 공중파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이 종편 'JTBC 뉴스9'에 따라잡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지경입니다. MBC 파업 이후 한쪽 날개로 날기를 시도하고 있는 MBC의 상태가 정상일 리 없지요.

이런 가운데 김재철 사장은 경상남도 사천시장 후보로 나섰다고 합니다. 6월 4일에 있을 사천시장 선거에 나선 후보는 모두 7명.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김재철 전 MBC 사장은 5%에 못 미치는 지지율로 전체 7명의 후보중 5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참고 기사 : 사천시장 도전 김재철 MBC 전 사장..지지율 바닥).  MBC 노조는 '방송인으로서 평생 쌓아 온 경험과 연륜을 고향 사천의 발전을 위해 쓰겠다'는 김재철의 사천시장 선거 출마를 두고 '김 전 사장은 국민이 주인인 MBC를 철저히 파괴한 주범이다'라며 맹비난했습니다(출처 : 김재철 전 MBC 사장, 경남 사천시장 출마..언론노조 "염치없다").

현 MBC의 사장인 김종국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제 2의 김재철이란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실제로도 MBC 노조와 대치되는 강경 인사로 많은 비난을 받았던 김종국 사장은 반면 보수파에서도 MBC 노조와 야합한 인물이라며 맹비난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김종국 사장은 재임을 선언하며 이번 MBC 사장 공모에 지원했지만 여야 모두에게 비판받은 김종국 사장의 재임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다수더군요. MBC 사장 공모에는 모두 13명의 후보가 지원했다고 합니다만 유력 후보 다수가 김재철 전 사장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지원자 중 가장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후보는 MBC 워싱턴지사장인 이진숙입니다. 이진숙 지사장을 따라다니는 별명이 참 많지요. 김재철 전 사장의 아바타, 대변인, 측근 중의 측근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이진숙은 MBC 파업 과정에서 김재철 사장의 입장에서 노조 측과 대립하며 확실하게 '김재철의 사람'으로 자리매김한 인물입니다. 파업 기간 동안 사원에서 국장으로 고속 승진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김재철 전 사장이 MBC에 끼친 피해를 생각하면 김재철의 사람이 사장으로 나서는건 부적합하다며 반발하지만 이진숙도 유력한 차기 MBC 사장 후보 중 한사람입니다.

그 다음 화제가 된 인물은 '쌀집 아저씨'로 유명한 김영희 PD입니다. '나는 가수다', '이경규가 간다', '몰래 카메라' 등으로 유명한 김영희 PD는 '양심냉장고'를 비롯한 여러 예능 아이템을 히트시킨 컨텐츠 전문가로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예능 PD의 방송국 사장 지원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고 있지만 한때 '예능의 신'으로 불렸던 제작자인 만큼 현장에서 쌓은 김영희 PD의 방송감각이 MBC를 다시 한번 일으켜세울 수 있을 것이란 점에서도 관심이 가는 후보이기도 하죠.

모두 13명의 후보들이 지원서를 제출한 상황에서 시청자들에게 가장 잘 알려지고 관심을 받고 있는 인물은 이 세 사람으로 압축되는 듯합니다. 물론 시청자들이 누굴 지지하든 어차피 사장은 공모제이지만 선출은 국민의 권한이 아닙니다. 거기다 시청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MBC 사장 선발에 관심을 가지는 시청자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사장 선발로 몰락한 MBC의 운명이 달라질 것이라 믿기엔 우리 나라 공중파 방송이 이미 심각하게 편파적인 상황이구요. 선출 권한을 가진 방송문화진흥회는 2월 17일 임시 이사회를 통해 13명의 후보를 3명으로 줄인다고 합니다.

아무튼 국민들은 이번에도 MBC 사장 선발을 그냥 지켜봐야만 하는 입장입니다. 공중파 방송의 운명이 걸린 사장 선출이지만 시청자는 무력하기만 합니다. 한때 정치인들 중 일부가 국민공모제로 MBC 사장을 뽑아야한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으로선 가당치 않은 상황이고 누가 사장으로 선출되든 한동안 공영방송에 대한 꿈은 접어야한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일 거란 생각이 드네요. 아직까지 김재철 전 사장의 흔적은 MBC 여기저기에 남아 있습니다. 몰락한 공영방송 MBC의 운명 -  제 2의 김재철 만은 다시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무력한 바람을 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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