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이야기

스물다섯 스물하나, 백이진 나희도 결혼할 방법이 있긴 있나

Shain 2022. 2. 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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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당연히 이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결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남주혁과 김태리가 나오는데 당연히 가장 반짝이는 두 사람이 남녀 주인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다른 사람도 반짝이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 드라마는 김태리와 남주혁의 드라마로 알고 있었단 말입니다. 그런데 극 중 등장인물의 대사로 봐서는 김민채(최명빈)와 백이진(남주혁)이 가족이 될 방법은 전혀 없습니다. 입양하는 경우의 수까지 생각해서 누군가는 백이진을 입양해야고 한다는 주장도 봤는데(아무리 커플이 좋아도 이건 억지) 어쨌든 정상적인 방법으론 김 씨가 백씨가 될 방법은 없는 거잖아요. 더군다나 이미 대사로 두 사람은 서로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서로 아는 사이다 이겁니다.

 

파이팅 나희도! 우산을 든 펜싱 전사가 찾아간다!

 

두 사람을 맺어 주고 싶어서 안달 난 사람처럼 보이는 건 사양이지만 두 사람이 누구랑 결혼하느냐에 따라 많은 게 달라집니다. 무엇보다 이제 슬슬 드라마에 재미가 붙었고 한참 흥미 있는 마당인데 어떻게 두 사람이 결혼하지 않을 수가 있어요. 처음부터 헤어진 사이도 아니었고 남녀를 바꿔서라도 출연시켜야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지경입니다. 첫 번째 아이디어는 두 사람의 생활은 사실 나희도와(김태리)와 바뀐 것이라는 설입니다. 국가대표 펜싱선수였던 고유림이 아이까지 일기에서 바꿀 정도로 두 사람이 친했을까요. 아니 친해지거나 친하다고 쳐도 일기의 아이까지 바꾸는 건 무리수죠.

 

두 번째는 '처음부터 나희도(김태리)와 백이진(남주혁)은 결혼할 수 없는 사이'라는 주장입니다. 예전에 나희도의 아버지가 죽었을 때 신재경(서재희)은 장례식장에 가지 않은 날이 있었습니다. 남편이 죽은 것이죠. 양찬미(김혜은)에 의하면 그날은 장례식장에 가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거나 장례식장에서 보여줄 수 없는 어떤 일이 있었다는 뜻이죠. 그래서 신재경의 반지도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아버지의 장례식에 오지 않았다는 원망을 들으면서도 엄마로서 도저히 참석할 수 없었던 날이라니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아직은 아무 사이도 아닌 나희도와 백이진 그들의 관계는?

 

세번째는 아직도 백이진과 신재경은 서로의 존재를 모릅니다. 백이진이 신재경을 알고 있던 연결고리는 UBS 방송국뿐입니다. 백이진은 거기서 신재경을 만나서 가자로 일하고 인연을 쌓게 된 것입니다. 그때 혹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면 방송국 PD인 신재경이 모를 리가 없겠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백이진과 신재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뭐 그 사이에 911 테러라도 터져서 백이진과 나희도가 완전히 연락할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면 모를까 지금으로서는 그런 일이 있을 기미는 조금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 모든 게 아니라면 백이진이 누군가를 잊지 못할 정도로 사랑하게 되었지만 어린 시절에 '절대로 행복해지지 않겠다'라고 남들 앞에서 했던 맹세가 그때서야 떠오른 건 아닐까요.

 

백이진은 '자신은 행복할 자격이 없다'는 각오 하에 독하게 마음을 접고 친구처럼 지내기로 했든가 아니면 그런 독한 마음까지 필요 없는 그냥 설레는 사이로 오락가락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둘은 학생이고 우리 눈에는 두근거리고 설레는 아름다운 사이지만 두 사람은 물장난을 한 것 말고는 딱히 무슨 행동을 한 적이 없습니다. 빚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도 많은 시기였고 그 정도의 부자도 드물던 시기입니다. 빚이란 건 어마어마한 짐덩어리겠죠. 사랑하지만 그 사랑을 남들에게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없는 사이 아닐까요. 아니 근데 백이진 말고는 딱히 설레게 하는 사람도 없는 거 같은데 나희도는 누구랑 눈이 맞는 건가요.

 

김민채(최명빈)는 놀랍게도 하는 짓이 나희도와 닮았다.

 

사실 개인적으로 백이진이 결혼할 상대가 아니면 허락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큽니다. 생각해 보면 나희도와 백이진은 그 약속을 지킬 순간이 되면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생각을 못했던 것 같습니다. 얼핏 찾아보니 백이진의 가족이 IMF를 극복하는 시점(IMF 기사 기준)이 대충 20년 뒤쯤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두 사람이 아무 장애 없이 헤어지지 않으려면 입양을 하거나 생판 남의 딸일 때뿐인데 지금 봐서는 '민채'만 김 씨이고 태양고 5인방 중에는 김 씨 성이 단 1명도 없습니다. 본명을 혹시 뭔가 알아보지 못하게 하려고 이런 작업을 거친 것일까요. 아무렇지 않게 이들 중에는 당사자가 없다고 하기엔 나희도와 백이진은 정말 아까운 커플입니다.

 

 

 

 

비극을 희극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어

 

'난 니가 뭘 함부로 해서 좋아. 너 보면 내 생각이 나. 열여덟의 나 같아' - 그때의 사람들은 IMF로 희망을 빼앗기고 강제로 청춘을 저당 잡혀야 했습니다. 22살의 백이진에게 삶의 희망이 없었지만 그래도 나희도가 있었기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죠. 그의 희망은 모두 빼앗겼지만 그래도 그는 결혼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웃고 행복해지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순간의 행복이란 걸 모르지 않습니다. IMF를 겪지 않았더라도 그 그때의 아픔은 어렴풋이 기억하는 사람들은 딱히 슬픈 일이 있었다는 걸 기억하지 못해도 많은 사람들이 부도를 겪으며 '쫄딱' 망했다는 사실은 기억합니다.

 

면접 떨어진 백이진을 향한 위로 - 모든 사람이 알게 된다,

 

백이진은 갑자기 나타난 아버지를 보고 깨닫습니다. 아버지가 지금은 도망가서 볼 수도 만날 수도 없지만 그래도 현실 어디선가 존재하는 아버지 앞에서 보호자가 없다는 말이 엄청난 투정이라는 것을요. 웃을 기운도 없고 투정 부릴 힘도 없지만 어쨌든 아버지는 살아 있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의 만남이지만 그들은 만났습니다. 누군가 자신을 괴롭히러 찾아온 줄 알고 그 짧은 시간 동안 다시 안부를 전하는 아버지 - 끼니 거르지 말고 주늑들지 말라는 말에 다시 가족을 모으겠다고 대답합니다. 안쓰럽고 안타깝지만 그런 일을 겪는 게 백이진 한 한사람은 아니니까요.

 

뛰쳐나간 백이진을 향해 나희도는 무작정 뛰어갑니다.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고 달려가는 나희도를 보고 백이진은 자신도 달려가지만 겁없는 백이진이 그대로 길도 못 찾고 헤매면 어쩌려고 그랬는지 중간에 멈춰 서게 만듭니다. 어럽게 만난 가족을 자신이 못 만나게 만든 건 아닌지 혼자 고민했겠죠. 신발을 이미 벗겨져서 맨발이고 -  아빠 만났다는 그 말에 그제야 나희도는 안심하고 한숨을 쉽니다.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가게 되었는데 백이 진에 대한 마음이 커져 나희진은 벌써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넌 정말 똑똑하구나', '넌 예상외로 무식하다' 같은 말을 주고받으며 한 번 더 깨닫는 거죠. 나 때문에 아빠를 못 만났다고 생각했다는 나희도의 말처럼 희도는 아직도 죽은 아빠를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이 사진에는 많은 비밀이 있을 것 같긴한데 - 추어탕 먹다가 맺은 인연

 

나희도가 이인 삼각으로 신발을 신은 나희도에게 재촉한 적이 있죠. 그리고 '비극을 희극으로 만드는데 재주가 있어' 라며 희도를 칭찬한 적도 있습니다. 백이진과 절대 행복해지지 않겠다며 맹세한 나희도는 그 맹세를 지킬 수 있을까요. 친구들 사이에서 본의 아니게 왕따가 되었고 돈을 벌어야 하지만 친구를 새로 사귄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뭐 그 사이에 그 빨간 자동차라도 팔려셔(생각해보니 그때 시세로 꽤 비싼 차인데) 살림에 보탬이 되었으려나. 어쨌든 생각해보면 백이진의 삶은 정말 외롭고 힘들 것 같습니다. 백이진이라는 녀석이 어디서 조용히 엉뚱한 남자와 결혼해 조용히 살 수 있을 성격도 아니고 나희도의 칭찬과 그 위로를 지키고 살 수 있을지 - 현실의 백이진은 아직 살아있는데, 4회까지 방송했는데 여전히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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