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문화 읽기

사내맞선, 강태무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신하리의 작은 배려

Shain 2022. 4. 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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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 이번 회가 마지막 회였네요. 신하리 드라마는 뭔가 이야기를 진지하게 넘기지 않는 점이 매력이죠. 아 좀 심각해지겠다 싶으면 이상한 PPL이 나오고 좀 이 남자 느끼한데 싶으면 그동안 모르는 매력을 '발사'합니다. 사고를 쳐도 또 가볍게 삼각 하다 싶으면 웃으면서 - 이거 은근슬쩍 넘어갈 때는 딱 좋아요- 그게 이 드라마의 매력인 것 같아요. 오죽하면 이 드라마엔 제대로 된 삼각관계 한 번이 안 나옵니다. 조유정(서혜원) 같은 코믹 캐릭터가 등장하긴 하지만 몇 번 진지하게 대시하다 말고 그게 끝이더라고요. 강태무(안효섭)의 교통사고도 가볍게 넘어가고 - 이대로라면 비 오는 장면이나 안타까운 순간들도 시조새 울음소리만큼 코믹하게 넘어갈 수 있는 것 아닌가 싶어요.

 

비를 의식하지 못하게 하려고 하루 종일 지하철에서 시간을 보낸 신하라.

 

물론 교통사고 때문에 '내 배 아파서 낳은 자식을 부모님이 어떻게 원망하겠어요.' 같은 기특한 문답을 할땐 충분히 진지하고 묵직한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할아버지(강다구, 이덕화)가 사랑에 빠진 손주 때문에 고민에 빠졌을 땐 좀 진지하긴 했는데 그 문제도 어떻게 넘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민우(송원석) 같은 인물이 등장해 전후 사정을 설명한다면 어떻게든 본인들이 책임지는 모양새가 되니까 - 별로 걱정 안 합니다. 이 출연진이라면 골치 아픈 문제를 금새 해결할 거에요. 더군다나 진영서(설인아)와 항상 속을 썩이던 진영서의 애인 차성훈(김민규) 문제도 좀 전에 프러포즈까지 끝났으니까 해결될 일만 남은 거잖아요.

 

사실 신하리는 좀 알아주는 대기업의 연구원이고 식품개발을 담당한다고 해도 저렇게 우수 상품을 잘 개발하는 뛰어난 능력이라면 - 절대 남에게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뭐 그렇다고요. 물론 꽤 많은 월급을 받고도 '쥐꼬리 만한 월급'이라고 할 때는 적잖이 충격이다 싶긴 했지만 - 그런 장면 역시 코믹한 전개의 일부분이니까 - 그럴 수 있습니다. 몇 부작을 예감하고 만들었는지도 모르겠고, 출연진들도 복잡해지는 전개는 그들이 절대로 원하지 않을 거예요.

 

비오는 날에는 어쩔 줄 모르고 다른 일을 선택하던 강태무였는데

 

가장 놀라운 상황 전개는 의외로 모두가 행복한 해피 엔딩이 될 것 같은 사장님입니다. 의외로 소박하게 강다구(이덕화)는 막장 드라마를 좋아하죠. 같이 막장 드라마 보면서 손가락질하면서 웃는 게 강다구의 낙입니다. 드라마는 무조건 해피엔딩일 거예요. 그동안 함께 날린 시조새가 몇 마린데 그 닭울음소리를 내면서 훨훨 날아가는 시조새가 엉뚱한 곳으로 갈 리가 없습니다. 신하리는 종종 바보같이 굴지만 또 할 말을 못 해서 가끔 웨딩 케이크에게 달려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신하리는 필요한 말은 하는 사람이에요. 특히 비가 오는 길에서 강태무(안효섭)가 비를 맞지 못하게 하려고 달려가는 신하리는 '뻔하지만' 감동적이었죠.

 

 

 

 

뻔하게 전개되는 드라마의 작은 감동

 

'하리태무', '성훈영서' - 저는 이 표현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 모릅니다. 아마 두 커플의 재미있는 특징을 묘사하는 표현중 하나겠거니 할 뿐이죠. 물론 시조새의 뻘쭘한 모습을 따라갈 익살스러움은 별로 없겠지만 드라마의 '뻔한' 감동은 소소한 기쁨을 줍니다. 사실 태무 커플은 비를 끔찍하게 싫어했고 그 이유를 아무게도 말하지 않았었지만 이제는 하리도 그 이유를 알고 있습니다. 비가 오기 시작한 순간에 강태무는 이런 게 해보고 싶었다며  '남자 친구 생기면 이런 날씨에 해보고 싶은 게 있었다'면서 신하리(김세정)는 지하철로 태무를 끌고 들어간 것입니다. 비 오는 날 데이트는 뉴욕이 아니고서야 누구든 해본 적이 없을 테고 이번이 같이 하는 첫 번째 데이트인 셈입니다.

 

교통사고가 나서 남들처럼 동전 넣고 데이트도 해보는 하리태무

 

이리 치이고 저기 부딪히고 - 재잘대면서 신하리는 데이트 시간의 번잡함을 모두 잊게 해 줍니다. 무엇보다 눈앞에 신하리가 함께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은 강태무의 소원이란 것을 들어주면 수 비 오는 날의 복잡한 마음을 모두 잊는 것입니다. 별것 아닌 것 같은 배려지만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는 배려의 기본자세인 것이죠. 재잘재잘 떠드는 동안 이름도 모르는 리시얀 샤스(아는 척해보려 했지만 망했어) 같은 꽃도 사고 만져보지만, 사달라고 했어도 신하리는 꽃 이름 같은 건 몰랐으니 어쩔 수 없습니다. 처음부터 꽃이름 따위 몰라도 상관없었습니다.

 

사실 신하리의 동료 연구원들이 보여준 배려도 작은 감동이었죠. '모르면서 함부로 막말하지 맙시다'라는 편들기는 같은 팀이라면 갖춰야 할 덕목이면서 동료들을 울린 배려였죠. 그런데 그 순간에 넘어지는 걸 보니 역시 신하리 - 그런 익숙한 얼굴이 너무 잘 어울려요. 뭐 사랑 때문에 갈등하는 하리에게 애착 인형 커플을 가져다주는 차성훈도 만만치 않지만 - 어떻게 그 순간에 그걸 가져다 줄 생각을 하죠. 그렇지만 드라마의 '막장 커플'이 드라마를 확실히 마무리지어주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굳세어라 금희야'도 슬슬 끝날 때가 다 되어 가는데 같이 엔딩을?
사실 강다구 회장의 고민은 무리없이 이번일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드라마에는 PPL과 관련된 많은 에피소드가 나왔죠. 드라마 자체는 사람들이 인식을 못했지만 아게 그 유명한 '굽네'의 새로운 사명이군요. '굳세어라 금순아(정확한 명칭은 '굳세어라 금희야'입니다)'는 광복이 아빠는 드라마 음악을 배경으로 심각한 장면의 PPL을 부지런히 찍어댔습니다!  '무슨 재벌가 사람들이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진동벨 들고 만나'라며 어이없어하며 웃었지만 11회가 되면 종료되는 '굳세어라 금희아'는 아직 마지막 회를 찍지 않았어요.

 

'굳세어라 금순아' 이게 예전에 유명했던 어떤 드라마고 잠깐이지만 김남길과 한혜진, 양희경, 강지환, 김자옥, 윤여정, 박인환, 김유석, 이민기, 김서형, 이세은 등이 출연했던 엄청난 드라마죠. 무엇 보다 백회가 넘게 방송되면서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또 초기에 60분이라는 파격 편성을 했는데도 살아남은 드라마입니다. 요즘은 이런 식으로 방송 못하죠. 드라마 제목이 '굳세어라 금순아'이지만 절대 내용은 소위 재벌 막장으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재벌 판타지의 빈틈을 꼬집죠. 흥미로운 부분이에요.

 

 

'굳세어라 금희야'의 열렬한 팬인 부부 - 재벌이 사위라는데?
그 '유명한 돈가스집 상견계' 장면을 찍었던 그 돈가스집!
드라마 '사내맞선'에서 촬영분의 많은 부분이 공개되었다.

 

맞아요. 확실한 건 뭔가 재벌 판타지로 도배했을 것 같은 이드라마가 알고 보니 뻔한 재벌 탄지가 아니라 시조새 요리였다는 판타지(강태무 사장 역할도 요리 잘 하시던데) - 12회 밖에 방송 안한건 아쉽지만 방송 분량아 넘쳤으면 오히려 감당을 못했을 거예요. 적절한 시기에 잘 자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똑같은 재벌 판타지면 재미있게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뭐 사람사는게 거기서 거기라는 단순한 교훈도 있는거고. 아 원작 만화는 전혀 보지 못했는데 정말 등장인물이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 잘 생겼더군요 - 화장 때문에 못 알아보기엔 너무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얼굴이었고 아무튼 엔딩을 기대합니다(엔딩이 오늘 많이 공개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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