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라마를 보다/튜더스(The Tudors)

The Tudors 시즌 3 - 이번엔 두 명의 부인이 사라진다?!

Shain 2009. 5. 21.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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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dor 가문에 대한 역사상 가장 에로틱한 해석, 역사를 바탕으로 했지만 필요에 따라 역사를 바꾸는 드라마, Showtime의 드라마 'The Tudors'의 세번째 시즌이 방영 중이다. 헨리 8세에게 6명의 아내가 있었고 이미 두 명이 죽어버렸으니 이번 시즌에선 3번째 부인과 4번째 부인의 파란만장한 인생이 펼쳐질 것이다.

'The Tudors'가 메리 1세와 엘리자베스 1세까지 튜더가문의 이야기가 이어질 것인지 아니면 6명의 부인이 모두 나타나고 나면 종결될 이야기일지 알 수 없으나 2006년, 제레미 아이언스와 헬렌 미렌의 "Elizabeth 1(2006, HBO)"를 필두로 'The Other Boleyn Girl(2008)'까지 이어진 튜더 열풍은 이제 서서히 사그라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케이트 블란챗(Cate Blanchett)의 'Elizabeth(1998)' 시리즈도 이제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기존 역사완 다른 독특한 관점을 선보이기로 유명한 The Tudors의 이번 이야기는 어떤 '헐벗은'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게될까? 창백한 제인 시무어가 이번 시즌의 여왕인 만큼 앤블린처럼 활활 타오르진 않지만 잔잔한 재미가 있다.


헨리의 사랑을 좌우하는 건 권력과 종교

The Tudors가 실제 역사와 다른 구성을 유지한 건 사실이지만,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한가지 관점은 틀리지 않았다. 역사 속 헨리 8세의 행동은 여색을 좋아하는 난봉꾼 정도로 평가될 수 있어도 그의 자녀들, 여러 왕비들과 귀족들, 신교와 구교의 종교인들은 분주히시대를 움직이며 이인자의 자리를 두고 다퉜다. 그들의 다툼으로 인해 영국의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역사적으로 다양한 평가가 가능한 인물, 토마스 크롬웰. 그로 인해 영국의 많은 부분이 바뀌었고 한때 영국 최고의 권력자였지만 그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헨리가 불같이 사랑했던 앤블린과 헨리를 놓고 바람이 난 캐서린 하워드는 노포크 공작의 후원으로 헨리 앞에 등장했고 아라곤의 캐서린은 유럽의 권력 조율을 위한 정략적 만남이었다. 야심만만한 시모어 가문의 형제는 제인 시모어를 헨리에게 시집 보내고 제인이 죽자 토마스 시모어의 애인, 캐서린 파와의 만남을 주선한다.

드라마 속 헨리 8세의 신하이자 영국의 권력을 나누게 되는 세 명의 남자들. 크롬웰의 적이 되기도 하고 동반자가 되기도 한다. 에드워드 시모어, 찰스 브랜든, 프란시스 브라이언.


공식적인 관계는 아니지만 앤블린의 언니 메리 블린과 헨리 피츠로이 공작의 어머니 엘리자베스 블런트(헨리 8세의 가계도는 참고)나 메리 버클레이들까지 헨리를 거쳐간 수없이 많은 여자들이 권력을 위해 혹은 사랑을 위해 왕 앞에 바쳐졌고 헨리는 자신의 정적을 쉽게 제거하며 그들을 조정할 수 있었다. 영국의 권력을 원하면 다른 이들을 죽게 하고 다른 여자를 바치면 그만이다.

모든 이를 발 아래 둔 절대 권력의 헨리 8세


이번 시즌 이야기는 왕 이외의 절대 권력, 영국의 종교가 어떤 갈등을 일으키는지와 그 세력 다툼 앞에 헨리 8세가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관한 이야기다. 앤블린을 떠나보내고 권력의 외로움을 철저히 인식한 헨리 8세의 비정한 절대권력 앞에 영원한 2인자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종교분쟁으로 인해 찰스 브랜든의 괴로움이 커지는 시즌이다).


메리 튜더의 성장과 헨리의 여자들

메리 튜더가 이번 시즌에 전면 등장했다. 1시즌의 어린아이로 왕의 사랑을 받고 2시즌에서 어머니의 임종도 지켜보지 못하며 아버지를 원망하던 그녀는 서자의 신분에서 다시 공주로 신분이 복귀된다. 당시 21-22세 쯤의 나이로 실제 제인 시무어와는 괜찮은 관계를 유지했다는 그녀는 종교 분쟁의 한 축으로 작용한다. 어머니의 종교인 카톨릭과 아버지가 만든 영국 국교 사이에서 목숨을 부지하는 그녀는 '여자'이기 보단 자신의 임무를 먼저 생각한다.


시즌 3의 퀸은 누가 뭐래도 제인 시무어이다. 헨리 8세의 적자 중 유일한 아들인 에드워드 6세를 낳아준 여자. 아들이 걱정되어 창백한 얼굴의 유령이 되어 궁궐을 걸어다닌다는 가정적인 여자. 앤블린을 대할 때 보단 조금은 싸늘한 헨리 8세지만 그녀의 장점과 아름다움에 헨리도 마음을 움직이게 된다.


제인 시모어가 점잖은 까닭에 헨리의 바람기를 드러낼 여성으로 다른 여자가 등장한다. 바로 우르슐라 미쉘든이라는 캐릭터다. 유명한 화가인 한스 홀바인(Hans Holbein)이 약혼자를 폭행해가며 그녀의 누드를 그리는 장면은 시대와 유머를 적절히 조합한 재미있는 장면 중 하나이다.

조용하고 다정했던 제인 시모어를 대신해 헨리의 '화끈한' 연인이 되어주는 우르슐라 미쉘든.


3시즌에 캐서린 하워드가 등장할 지 여부는 미지수지만(캐스팅은 완료된 상태) 클레이브의 앤은 확실히 등장한다. 시즌 중간에 제인 시무어는 사망하고 크롬웰이 정치적으로 알맞은 앤을 또다른 왕비로 추천하기 때문이다. 형식적인 왕비였지만 한번도 진짜 왕비인 적이 없었다는 클레이브의 앤. 그녀로 인해 2인자가 몰락하는 부분도 이번 시즌의 핵심이 될 것이다.

다소 독특한 분장의 조스 스톤은 클레이브의 앤 역을 맡는다.



헨리에게 처음 생긴 가족, 그리고 절대권력자의 외로움

드라마라는 건 역사와 다르게 이런 면에서 편리하다. 아내를 갈아치우기 바쁜 헨리 8세에게 사랑은 많았지만 처음 가족다운 가족을 가지게 해준 것은 이번 시즌 등장한 제인 시무어일 가능성이 높다. 메리와의 사이를 중재하고 아들을 낳아줬으며 따뜻하게 궁궐을 다스렸다는 제인은 드라마 내내 따뜻한 미소를 잃지 않는다.

아라곤의 캐서린은 헨리의 형수로 헨리 8세 보다 나이가 많았지만. 나머지 헨리의 아내들은 헨리 8세의 큰딸 메리와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앤블린의 출생년도는 불분명하지만 1507년 쯤으로 짐작된다. 제인 시모어는 1509년생, 클레이브의앤 1515년, 캐서린 하워드 1520년경, 캐서린 파 1512년으로 1516년생인 메리와 친구로 지내도 좋을 나이들이다.


메리 튜더가 아버지의 여자들을 우습게 보며 왕권의 기틀을 다질만한 그런 환경이었던 것도 사실. 에드워드 6세가 탄생했을 때 (1537년)에 메리는 22살로 이미 성인이었으며 스페인과 구교 중심의 자기 세력을 갖추기 시작할 수도 있던 시기였다. 역사 속 메리는 반역 조짐으로 헨리의 의심을 산 적이 있다(구교의 전복을 두려워한 신교 측의 모함일 가능성도 있지만).


에드워드 시무어, 토마스 시무어의 야심이 대단했지만(에드워드 6세의 외삼촌의 자리에서 끊임없이 엘리자베스와 메리를 견제한다) 시즌 3에서 줄곧 보여지는 제인은 헨리 8세의 아내 역할을 훌륭히 해내는 한 가정의 부인이다. 헨리 8세는 그녀의 노력으로 자신의 딸들과 아내를 모두 한자리에 모아 즐거운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긴다. 다시는 볼 수 없을 줄 알았던 엘리자베스까지 무릎에 앉힌다.

카톨릭으로 회귀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사람을 죽여야했던 블러디 메리, 메리 튜더의 어린 시절은 불행했고 마녀인 엄마, 앤블린이 죽고 난 뒤 엘리자베스의 인생도 눈치보기의 연속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 두 자매가 혹시 신교나 구교의 세력을 장악하는 것은 아닌지 주목했고 목숨을 위협받기도 여러 차례다. 그런 그녀들이 이번 시즌엔 서로 다정하게 에드워드의 탄생을 지켜본다.


헨리의 절대왕권은 그의 적자들에게 이어진다. 헨리 8세는 아라곤의 캐서린처럼 박식한 여성을 좋아했기에 딸들을 교육시키길 원했다고 하는데 그들이 가족으로서 한곳에 모여 행복을 나눈 것은 이 시절이 유일하리란 설정. 열살도 되지 않은 엘리자베스를 두고 제인 시모어나 메리가 잔인하게 굴었을 리는 없었을테니 그러고 보면 설득력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서로를 가장 원망했을 지언정 서로의 처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이가 아닐까 짐작되는 두 자매. 17살의 나이차이가 났지만 서로를 경계하고 위험하게 생각해야했을 나머지 인생을 생각해보면 참 가슴 찡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퓨전사극을 보는 재미란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실제 역사와 다르다는 것과 알고 충분히 왜곡이라는 것을 인지하지만 '이랬으면 좋겠다' 싶은 설정들을 최대한 살려서 꾸며보는 것. 권력자로서는 꽤나 젊게 살았던 헨리 8세의 정력을 강조하고 제인 시무어의 따뜻함을 강조해 가족을 구성해 보기도 하는 이런 재미 말이다. 물론 그런 관점을 제대로 즐기려면 역사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지 출처, 참고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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