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풍선/有口無言

우리 시대의 광복과 태극기는 무엇인가?

Shain 2009. 8. 15.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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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이란 단어엔 두가지 뜻이 있습니다. '빼앗긴 주권을 도로 찾다'는 뜻의 광복(光復)과 위태로운 나라를 구하여 회복한다는 뜻의 광복(匡復)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광복절의 '광'이란 한자는 주권을 회복한다는 뜻의 빛 광(光)을 사용합니다. 일본을 몰아냈다는 뜻 보다 어쩐지 더 깊은 뜻이 함의된 것 같지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숨쉬고 있을 때는 공기의 소중함을 모른다'라는 말처럼 현대사회는 '확실하게 뺏겨서 약탈된' 무엇은 없어 보이는 시대입니다. 일제강점기 치하 우리 나라에 주권이 없었고 조선시대 서민들에게 민주주의가 없었고, 전체주의 국가의 국민들에게는 자유가 없었다고 단정지어 말할 수 있는 지 모르지만 현대 사회의 사람들은 그 구체적이지 않은 '무엇'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국민의 권리가 약간씩 침해되어도 의식하지 못하지요.


개인적으로 지독한 국가중심적 사고는 싫어하는 편입니다. 저의 국가관은 '국가가 있어야 내가 존재한다'는 집단주의적 생각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저 역시 국가가 없는 식민지 시대를 살던 세대는 아니기에 애국과 충성을 강요하는 교육을 받았음에도 국가에 대한 생각은 윗세대와 다릅니다. 국가가 국민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 존재 가치 조차 없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또 개인의 행복 추구권을 우선하여야하는 현대 사회에서도 국가를 핑계로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불필요한 일들을 강행하는 무리들을 볼 때 마다 회의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저 이외에도 현대인들의 국가관은 많이 바뀐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국가의 필요성에는 합의하더라도 요즘 세대가 원하는 국가는 주권이 회복되길 바라던 식민지 치하의 국가와는 다릅니다.

시골에 오래 살다 보니 윗 세대의 어르신들이 하는 잡담, 정치관(?)에 대해 종종 듣게 되는데 말씀 많으신 한 할머니는 종종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나랏님이 누가 되든 등따시고 배부르게 해주면 제일인겨'라는 말씀입니다. 또다른 한분은 '대통령이 빨갱이가 아닌 게 어디냐'라고 반박을 하시죠. 일본 순사와 인민군, 국군을 모두 겪어본 그분들의 인생을 알기에 쉬이 반박할 수 있는 말들은 아닙니다. 몰라서 그런다고 치부할 일도 아니죠.

그분들이 생각하던 시대의 '국가'와 우리 세대의 '국가', 그리고 앞으로 후손들이 추구하게 될 '국가'는 다를 것이고 그에 따라 '주권'의 의미도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분명한 건 윗세대에 필요했던 주권이 회복의 대상이었다면 우리 세대의 주권은 유지하고 발전시키고 누리게 될 주권이란 것입니다. 그것은 특정 집단의 것이 아니라 우리들을 위해 존재하는 국민의 권리일 것입니다.

한국인들에게 잔인한 짓을 저지른 일본인들 조차 죽기전에 사과를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요즘인데 같은 대한민국 국민을 학살한 당사자가 뻔뻔히 웃음지으며 대통령 대우을 받겠다 내뱉을 지경[각주:1]이라면 광복과 주권 회복이 누굴 위한 것이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아무리 반대해도 강을 파헤치고 미국 고기를 먹이겠다고 우기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이야기겠죠.

이익을 최고로 여기는 특정집단에게는 식민지 치하의 경제 성장이든 주권 국가로서의 경제 성장이든 돈을 벌 수 있다면 다른 사람들을 괴롭혀도 아무 상관이 없는 지 모르겠지만(식민지 때 근대화가 이루어졌다고 해서 그 경제 성장이 우러러볼 것이나 가치있는 것이 되진 않습니다) 나 한사람, 내 가족들, 나아가서 국민 스스로를 위하지 않는 나라는 존재가치가 없음을 그들은 깨닫지 못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주권은 상징적으로 회복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기반이 마련되었으면 그 기반 위에 서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체제를 구성해야하는 것이고 그 체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것입니다. 국가를 위해 모두를 희생하는 시대는 지났으니 주권도 광복도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국가는 무엇입니까?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눈물과 염원과 소망이 담겼던 태극기를 보면서 어떤 국가를 꿈꾸십니까?




티스토리에선 오늘, 광복절 태극기 위젯과 안중근의사기념관 건립 위젯을 배포하고 있습니다. 예쁜 모양에 좋은 취지가 함께 하고 있더군요. 블로그 스킨 모양 때문에 위에 달린 것처럼 티스토리 블로그에 태극기를 넣고 싶으실 땐 아래 소스를 활용하세요.
▶ 블로그에 태극기 달기 - 오른쪽
<img src="http://cfs7.tistory.com/image/29/tistory/2008/08/15/00/19/48a44d0fae302" style="border:0;position:absolute;top:0;right:0;" />

▶ 블로그에 태극기 달기 - 왼쪽

<img src="http://cfs7.tistory.com/image/31/tistory/2008/08/15/03/50/48a47e8947393" style="border:0;position:absolute;top:0;left:0;" />

위 소스를 티스토리 'HTML/CSS 편집'에서 <body> 태그 바로 아래에 붙여넣고 저장하시면 됩니다. 이미지는 임의로 바꾸고 주소만 바꾸어 넣으셔도 가능합니다.

  1. 전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이 현직에 계실 때 10번 가까이 초대받는 등 전직 대통령들이 제일 행복했다"면서 "그런 전통이 다음부터 없어졌는데 이명박 대통령도 전직 대통령의 의견을 들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8. 14 기사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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