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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vent는 퍼즐 맞추기 드라마

Shain 2010. 10. 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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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영된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 있으므로 주의 )

사전에 경고하자면 이 드라마의 파일럿은 순차적인 진행 방식을 선택하지 않고, 같은 사건을 출연진에 따라 재구성해 보여주기 때문에 대충 시청할 땐 놓치는 포인트가 생기기 쉽다. 물론 친절한 드라마에 의해 언젠가는 그 놓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겠지만 기본 출연진이 7명이 넘기 때문에 같은 사건이 최소한 2-3번 이상 반복되는 셈이다.

제작자로서는 효율적인 전달을 위해 미리 모든 것을 구성해놓고 재배열해 보여주는 방식이 효과적인지 모르지만, 시청자의 입장에선 그것에 퍼즐 맞추기 작업처럼 되어버린다. '어떤 사건이 왜' 일어났는 지 파악하려면 끝까지 봐야만 한다. 이 점이 흥미를 끄는 한 요인이 되기도 했지만, 지금처럼 이 드라마가 성공하지 못할 거라 혹은 작년에 캔슬된 '플래시 포워드'의 아류가 될 것이라 보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다.


대통령이 정보기관 담당자들과 '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97명의 그들이 인류가 아닐 수도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 플래시 포워드는 좋아했다. 황당무계한, 인간의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가지 않는 사건의 발생, 사건 이후 사건을 역으로 추적하는 주인공들, 그 방식의 진행이 The EVENT를 시청하며 떠오르는게 당연하지만,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가진 않을 듯하다. 이미 그 정체의 일부를 폭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The Event(혹은 THE EVƎNT로 표기한다)'를 시청하고 난 후 사라진 비행기가 다시 나타날 것인지 묻는 문의가 쇄도했다고 한다. 다음 내용에 관심이 없을 정도로 만사가 귀찮지 않은 이상 미스터리는 늘 드라마 시청의 원동력이 되어준다. 제작자 역시 반감을 사고 있는 그 구성 때문에 한번쯤 고민했다는 것도 재밌는 부분. 에피소드 2는 산만한 전개는 회상장면으로 바뀌어 많이 개선된다.

첫번째 파일럿을 시청한 사람들에겐 아직 폭로되지 않은 비밀이겠지만, 이 드라마의 구조는 파일럿과 그 다음 에피에서 대충 윤곽이 드러난다. 'The next event is upon us'란 광고 문구처럼 미국이 숨겨온 역사적인 사건의 전말 쥔 사람들 이야기기도 하고 인간들은 알 수 없는 현상이기도 하다. '아직 모든 걸 말하지 않았다'라는 파일럿 마지막, 소피아의 발언이 궁금하다.

각자 입장과 임무가 다른 The Event의 메인 캐릭터


프로그래머인 주인공은 여자친구 라일라에게 프로포즈하기 위해 크루즈를 예약했다. 그러나 갑자기 예약된 기록이 사라졌고 여자친구도 사라졌다. 모든 것의 시작은 이렇게 의문투성이.


지금 가장 중요한 대목은 과연 'The EVENT'라는 단어에 무슨 특별한 뜻이 있느냐는 것인데 그냥 일반적인 사건을 의미하는 것인지 1944년 우연히 나타난 그들과 관계된 EVENT를 말하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소피아의 대화로 봐서는 '경고'가 필요한 모종의 현상임은 틀림없다. 아래 포스터의 IT은 아마도 EVENT를 뜻하는 것이리라.

두번째로 중요한 문제는 갇혀 있는 97명, 그들의 정체이다. 아래의 내용에 나온대로 그들은 인류와 다르다. 그리고 아무래도 인간의 힘을 능가하는 어떤 '파워'를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 지구에 나타난 이유도 입을 다물고 있는 이유도 불분명한 사람들은 미스터리일 뿐만 아니라 인류에게 적잖은 위협이 되는 존재들이기도 하다. 그들 중 하나가 탈출하며 알리려 했던 것의 정체가 무엇일까?


특이하게 모든 E철자를 반전해서 쓰고 있는 이 포스터는 캐릭터 각자의 입장을 잘 보여주고 있다


등장인물들은 크게 세 파트로 나뉜다. 라일라와 라일라의 동생을 찾는 프로그래머 션이 겪어가는 이야기가 주요한 한축이고, 엘리아스 대통령이 주변 고위급 관료들과 함게 그들에 대한 정보와 대책을 마련하는 이야기가 두번째 파트이다. 세번째 파트는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그들'의 이야기로 서로 의견차이로 인한 갈등을 보이기도 하고 사건의 배후인물이 되기도 한다.

그들 중 기지에 갇힌 대표 소피아는 'The Event'에 대해 함구하며 인류에 온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고, 기지에 갇히지 않은 또다른 쪽은 소피아 무리를 석방하려 애를 쓰지만 인간에게 그리 관대하지 않다. 주인공의 연인 라일라의 목숨줄을 쥐고 있는 것도 그들일 것이고 대통령에 석방요구를 받아내고 싶은 것도 그들이다. 비밀을 지키고 싶어하는 관료들과 달리 쿠바에 억류된 경험이 있고 원칙적인 해결을 바라는 대통령 엘리아스의 존재가 주목된다.

지인이 농담처럼 하는 말이 그들의 비행기에 탄 인물들은 ABC의 종결된 드라마 'Lost' 인물들이다... 라는데 그만큼 아직까지 정체가 오리무중인 그들. 결말이 외계인의 출현이 될 지 미래의 인류들일 지 혹은 또다른 SF의 설정일 지 알 수 없지만, 또다른 흥미로운 퍼즐게임이 하나 탄생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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