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풍선/有口無言

연예인은 이미지를 파는 직업일까?

Shain 2010. 10. 15.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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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만 보자면 나는 기본적으로 연예인은 이미지를 파는 직업이라 생각한다. 가수, 탤렌트, 연기자, 개그맨이란 이름 대신 이들 업계 종사자를 연예인이란 이름으로 부를 때부터 본격 이미지를 파는 직업이 되어버린게 아닌가 싶다.

그중 '예술가' 차원으로 업그레이드한 연기자, 가수들도 있긴 하지만 연예인(엔터테이너)들이 등장하고 난 이후 그런 감동을 느껴본 지 꽤 오래 되었다.

그들의 이미지는 아까운 재능을 썩혀 버리게 하기도 하고 아직은 모자란 그들의 재능을 돋보이게 하기도 한다. 린제이 로한을 영화에서만 봤을 땐 가능성있는 어린 여배우였지만, 마약을 먹고, 전자 팔찌를 차고 다니는 그녀의 모습은 한심하기까지 하다.

그녀가 출연한 영화를 볼 때 마다 그녀의 망가진 이미지가 떠올라 몰입을 방해할 게 뻔하다. 그녀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는 그리 팬들의 호응을 얻기 힘들 것이고(특히나 순수한 역을 맡았다면), 앞으로 배우로 다양한 역할을 맡기 힘들 것이다. 다음 역할은 전설적인 '포르노 배우'가 될 것이란 소문도 들려온다.




연예인들의 이미지가 상품이냐 아니냐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캐릭터 상품이다. 예전에 '김국진빵'이 유행했을 때 동네 할머니는 그 개그맨이 너무 착해 보여 그 빵만 사드셨단다. 코미디에서도 착한 역할만 맡았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셨다는데 이젠 인기가 없는 거 같다며 서운해하신다. 이렇게 꽤 많은 연예인이 자신의 이미지로 브랜드를 만들고 상품을 판매한다.

모델로 출연한 상품 때문에, 매체에 얼굴을 비칠 수 있는 가능성이 늘어나기 때문에(말 그대로 잘 팔리기 때문에) 대개는 이렇게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고자 애쓸 것이다. 이왕이면 더 좋은 이미지, 더 완벽한 이미지로 사람들이 나를 좋게 보아주길 바라기도 하고, 독특하게 조금은 당돌하고 신세대스러운 이미지를 선택하기도 한다.

어떤 것이 됐든, 연예인이 이미지를 팔기로 결정한 순간 그의 이미지는 하나의 '상품'이 된다. 그들을 소비하는 시청자들은 그 이미지가 파괴되는 순간 '배신감'을 느끼게 될 게 뻔하다. 비난이 쏟아진대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 상품을 팔았던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이미지로 승부하는 순간 그들의 본업인 재능으로 평가받을 기회를 스스로 줄여버린 셈이다.




개인적으로 사생활의 이미지를 파는 연예인(굳이 왜 사생활 팔이에 열중하는 지 모르겠다), 사회적 물의를 빚은 상품을 선전하는 연예인, 폭행, 마약, 뺑소니 등 범죄에 연루된 연예인, 주가조작을 비롯한 경제 사범, 정치 파워를 자랑하는 연예인에게 비호감을 느낀다. 재능이 뛰어났든 뛰어나지 않든 간에 스스로 팔아먹은 이미지를 배신하는 행위는 그들이 출연하는 컨텐츠에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연예인이 공인이냐 아니냐를 두고 논란이 많지만, 시청자들은 이제 연예인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주체로 바뀐 지 오래다. 그들이 돈을 제공하는 컨텐츠에서 이왕이면 '이미지 좋은 연예인'과 '재능있는 연예인'을 요구하는 것은 그들의 권리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젠 적극적으로 특정 연예인에 대한 안티 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상품으로 치면 일종의 '불매운동'이다.

이건 해당 물의를 빚은 연예인을 영원히 매장시키자는 이야기와는 다르다. 그들이 쌓아온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렸으면 다시 처음부터 맨발로, 믿음을 받기 위해 노력하란 뜻이다. TV에 자주 출연하는 사람에게 호감을 보이는 게 사람의 인지상정이고 보면 스스로 신뢰를 저버린 사람에게 면죄부를 주는, 너무 손쉬운 방법을 선택케 하는 셈이다.




'자숙'의 기간이란 건 믿음을 배신한 사람이 당연히 가져야할 반성의 시간 아닐까? 연예인 본인에게도 곧바로 활동하는 무리수를 두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당연히 좋지 않다. 활동하는 내내 '배신자'라는 꼬리표가 늘 함께할 것이기 때문이다.

불매운동의 영역이 되어서는 안되는 부분은 물론 '사생활'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그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사생활을 팔아먹었더라도 그들의 혼인을 비롯한 연애관계는 '품질낮은' 상품에 해당하고 그 사생활로 인해 안티가 되는 일은 없어야할 것이다. 소비자로서의 권리가 영향을 끼칠 한계는 분명 있다.

또 컨텐츠를 소비하는 주체로서 한 연예인에 대한 호불호를 표시하는 권리 만큼 '악플' 행위도 근절되어야한다고 본다. 연예인에 대한 비호감을 모두 '악플'로 규정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분명 이는 구분해야할 문제이다. 특정 연예인과 프로그램을 좋아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싫다는 비호감을 표시할 권리도 존중받아야한다. 특정 연예인의 안티라는 이유 만으로 비난하는 것도 웃기는 노릇이다.

어디에서든 미디어를 접할 수 있는 요즘이다. 시청자는 이제 방영하는 대로 보고만 있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방송 컨텐츠를 적극적으로 소비할 권리가 있다. 좀 더 적극적인 소비자가 되기 위해 각자의 가이드라인과 취향을 정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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