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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만만세, 남편이 바람나는 심정 당해보니 알겠지?

Shain 2011. 9. 1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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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말 '더럽게' 안 듣는 자식들에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나중에 결혼해 딱 너같은 자식 낳아보면 지금 내 심정을 알 것이다는 그 말, 어찌 보면 그 말이 무서워 요즘 비혼남녀들이 많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확실한 건 부모 입장이 되어 보기 전엔 자식이 전혀 이해못하는 마음이 있다는 뜻입니다. 나중에 어른이 되서 왜 다른 관점으로 자식이 하는 일을 판단했어야 했는지 그 마음을 이해하고 눈물흘리는 아들, 딸들이 많겠지요. 또 그 마음을 알게 되어야 진짜 어른이 되는 거고 세상 좀 살아본 '연륜'이 쌓이는 거라 봅니다.

바람난 배우자를 봐야하는 아내나 남편의 심정, 마찬가지로 당하기전엔 모른다고 합니다. 옛말에 시앗 다툼은 돌부처도 돌아앉는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시앗이란 첩을 뜻하는 순수 우리말이라고 하는데 아무리 품성이 좋은 아내라도 바람피우는 남편을 보면 이성을 잃을 수 밖에 없다는 심리를 표현한 것입니다. 현대 사회가 아무리 불륜에 관대해졌다고 해도 마음의 상처는 어쩔 수 없습니다. 예전에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 '두 여자'에서는 유부남과 사귀면서도 전혀 미안해하지 않던 한 여자가 자신이 같은 처지가 되니 더 독하게 반응하는 내용이 묘사됩니다.

자신이 불륜을 저질렀기에 먼저 상대를 의심한다

오윤아, 심혜진 주연의 그 드라마는 자신의 가정에 최선을 다하던 한 주부가 자신의 모든 것이던 남편을 불륜으로 빼앗기는 내용으로 시작됩니다. 남편의 불륜녀는 한때의 지나가는 바람이었기에 곧 그 남편을 버리고 첫눈에 반한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합니다. 그런데 하필 그 남편이 결혼하기전에 사랑했던 그 여자가 자신 때문에 이혼한 '그 여자'였던 것입니다. 자신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같은 일을 당해보니 여자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원래 '불륜'이 가정파탄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건 다 이유가 있어서거든요.

드라마 '애정만만세'에는 불륜으로 맺어진 두 쌍의 커플이 등장합니다. 강형도(천호진)는 잠시 변주리(변정수)에게 빠져들었고 차마 그 인연을 끊지 못해 아내 오정희(배종옥)와 이혼하고 맙니다. 변주리와 결혼하고 어리고 철없는데다 허영기 많은 아내를 감싸안으며 아둥바둥 살고는 있습니다만 너무 힘든 자신의 처지 때문에 자꾸만 전처가 끌립니다. 한정수(진이한)는 호주에서 만난 채희수(한여름)와 불륜에 빠져 임신까지 하게 되자 강재미(이보영)에게 갖은 못된 짓을 다 골라하고 이혼해버립니다. 그런데 아내 희수의 과거는 도무지 자신의 능력으로 감당이 안되나 봅니다.



오정희는 그래도 변주리 머리끄덩이는 안 잡았는데

본래 자기 입장이 제일이고 남의 처지는 눈에 안들어오는게 인지상정이긴 합니다. 그런데 오정희에게는 가정파괴범이자 가해자였던 변주리, 이제는 강형도의 아내가 된 그녀는 종종 과거 자신이 오정희에게 저질렀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고 뻔뻔스런 일을 저지르곤 합니다. 당돌하게 길에서 만난 오정희에게 어디 가서 이야기 좀 하자고 붙잡고 나선 것도 무례할 수 있는데 이제 와서 폭삭 삭고 다 늙은 당신이 내 경쟁자가 되지 않을 거란 말을 하기도 하고 자신의 가정이 파탄나지 않도록 재미와 형도를 만나지 못하게 하라니.

자신이 과거에 재미와 오정희 가족에게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자신의 사랑과 감정 만이 중요해 죽고 못살겠다고 난리치며 한 가정이 파탄나게 만들었던 그 때를 잊은 것인지. 주리는 오정희가 어린 변주리를 만나 우리 가정을 깨지 말고 남편과 만나지 말아달라 경고했던 일도 떠올리지 못합니다. 부부란 건 안 그래도 가정이라는 공동체를 꾸리기 위해 늘 참고 노력해야 하는데 자신이 재미 가족에게 불행의 씨앗이었던 건 생각치도 못하고 재미에게 자신의 가정을 깨지 못하게 하라니 오정희가 콧방귀를 뀔 만도 한 부탁입니다.


오정희와 강형도가 만나게 되고 서로 의지하며 예전처럼 가까워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감정일 수도 있지만 전처와의 만남은 불륜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전처와 현재의 아내를 오가며 감정을 양립한다는건 서로에 대한 죄이기도 하고 배신이기도 합니다. 강형도는 그 점을 알면서도 남의 눈에 들키지 않게 서로에게 의존하고 함께 만나는 횟수가 잦아집니다. 그 과정에서 변주리가 오정희를 만나는 강형도를 보고 큰 충격을 받는 건 '아내'로서는 자연스럽지만 과거 불륜을 저지른 입장에서는 개구리 올챙이 적 모르는 행동이기도 하죠.

의상학과 출신 오정희가 과거의 경험을 살려 패션쇼 무대에 오르고 강형도가 학창시절처럼 그런 오정희를 위해 꽃다발을 들고 무대를 찾습니다. 전처와 남편이 만나고 있음을 알게된 변주리는 말 그대로 눈이 뒤집혀 남편을 닥달합니다. 자신이 어떻게 형도와 결혼을 하게 되었던 그 문제는 중요하지 않고 바람피운다는 사실만 눈에 들어옵니다. 그것도 모자라 오정희의 머리끄덩이를 잡고 핸드백으로 두들겨 패는 변주리. 자신을 타이르며 떠나달라던 오정희는 그런 과격한 행동은 안 했는데 불안하게 시작한 결혼생활 탓일까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과격한 변주리입니다.


채희수와 결혼해 달콤한 신혼생활을 하느냐 못된 짓해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던 한정수 역시 배속의 아이가 자기 아이가 아닐 수도 있단 의혹에 아내를 의심하고 뒷조사를 하기 시작합니다. 철썩같이 자신을 믿고 모든 걸 해주던 재미를 배신했던 한정수가 희수의 과거가 의심스럽자 누구 보다 먼저 신뢰를 배신합니다. 알고 보니 채희수가 과거 써니박의 아들 상민과 사귄 건 사실이지만 아이 만은 한정수의 아이일 수도 있나 봅니다(정수가 불임일 수도 있음). 자신이 놀래켜서 아이가 유산되고 부부 생활은 금이 가버립니다.

자신이 배우자를 배신할 때는 몰랐을 겁니다. 배우자 만큼 자신을 믿어주고 신뢰해주는 사람도 드물다는 걸 또 사랑이 전부라고 믿으며 불나방처럼 불륜을 저지를 땐 불륜이 얼마나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지 생각도 못해봤을 겁니다. 부부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진정한 동반자가 되고 부부가 된다는 건 서로의 인격적 성숙이 필요한 일 아닌가 싶습니다. 마찬가지로 마음을 열지 못하고 망설이는 강재미와 바람둥이였던 과거를 청산하고 재미의 남자가 되어가는 변동우(이태성)에게도 연인으로서의 고난이 엄청날 것 같지요. 반지를 건내주는 장면을 보니 곧 둘의 비밀이 밝혀질 것도 같고, 폭풍전야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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