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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번의입맞춤, 불량 유부남의 영원한 꿈 쿨한 불륜녀

Shain 2011. 9. 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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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동안 헤어지고 다투는 부부가 많다는 뉴스 기사,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평소 서로에 대한 신뢰가 두텁고 현명한 부부일지라도 짧은 휴일 동안 바쁘고 힘겹게 고향집으로 이동하고 원치 않는 스트레스를 받다 보면 각자 힘든 점을 호소하고 말다툼을 하기 마련입니다. 특히 우리 나라에서는 가족에 대한 관심을 사생활을 추궁하는 질문으로 표현하는 문화다 보니 더욱 그런 일이 잦은 것같기도 합니다. 자주 보고 사는 가족들이라면 오히려 질문이나 관심이 필요없어 오해받을만한 질문을 할 일도 없겠는데 간만에 보는 사람들이라 더욱 불편한 질문이 되버리죠.

이렇게 열심히 살아도 주변 사람들 때문에 부부 사이가 꼬이곤 하는데 만약 둘 중 한 사람이 한눈을 팔기라도 하면 그때부터 가정은 항해사를 잃은 배처럼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천번의 입맞춤'의 시어머니 염정순(정재순)의 말처럼 안 들키고 성공적으로(!) 외도를 해도 가족 아닌 다른 사람에게 정신이 팔린 배우자가 정상적인 가정 생활에 보탬이 될 리가 없습니다. 나머지 한쪽이 아둥바둥 애를 써도 밑빠진 독에 불붓기처럼 언젠간 바닥이 드러나기 마련인 것이죠.


불륜으로 이혼당한 박태경(심형탁)은 여우같은 불륜녀 양준희(이자영)가 쿨한 여자인줄 알고 사귀었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때가 되서 헤어져야할 순간이 오면 유부남 박태경을 잡지않고 깔끔하게 보내줄 줄 알았다는 건데 오히려 양준희는 그런 태경이 좋다며 유주영(서영희)에게 꾸준히 연락하고 불륜 현장으로 달려오게 만듭니다. 결국 남편의 허물을 용서하느냐 마느냐로 갈등하던 유주영이 이혼을 결심하도록 만든 일등공신(?)이 양준희가 되고 말죠.

가정을 유지하려면 이런 여우같은 불륜녀에게 흔들리지 말고 남편을 잘 잡아야하는 거라 충고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아내의 입장에서는 미꾸라지처럼 '이런 불륜은 괜찮잖아'라며 쿨한 여자를 찾는 남편을 참아줄 이유가 없습니다. 쿨한 여자든 쿨하지 않은 여자든 불륜은 불륜이고 가정을 지켜려고 아무리 몸부림쳐도 배우자는 계속해서 외도를 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불륜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쿨한 불륜녀'의 유혹은 사라지지 않는 모양이에요. 쥐도 새도 모르게 여자를 사귀고 뒤끝이 없다? 그게 말이 되는 일일까요.



불륜의 감정 단칼에 잘라낼 수 있을까

아무리 '쿨한 여자'랑 사귄다고 쳐도 불륜을 저지른 사람들이 불륜을 멈출 수 있을까요. 이런저런 불륜 사례를 봐도 그건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봅니다. 이미 배우자가 아닌 다른 상대와 사귀어볼까 하는 유혹에 넘어간 사람이 상대가 냉정하다고 해서 자신도 자제할 수 있을 거라는 건 말도 안되는 이야기죠. 불륜을 저지른 사람이 계속 저지르게 되는 이유 중 하나도 그런식으로 자신을 절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드라마에서 나온 표현대로 이미 '안에서 새는 바가지'인데 상대가 아무리 깔끔하게 관계를 정리해주면 무엇하겠습니까.

극중 박태경은 계속해서 양준희가 이끄는대로 질질 끌려갑니다. 자신이 사는 아파트 앞으로 나오란다고 쪼르르 내려가서 아내에게 키스하는 모습을 들키고 마지막으로 이별여행을 가잔다고 했다고 그걸 믿고 따라가서 아내에게 불륜 현장을 들킵니다. 정말 불륜을 그만 두고 아내에게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일이 있고 따라서는 안되는 일이 있는데 박태경은 본래 단칼에 그런 일들을 정리할 수 없는 성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쿨한 여자'랑 사귀면 불륜이 괜찮을 거라고 믿고 있었던거죠.

이혼하고 술퍼먹고 불륜녀에게 달려가는 이 바보

사람은 종종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곤 합니다. 딱 한번만 바람피고 가정으로 돌아가면 아무일 없을 거라 믿습니다. 그런데 세상 일은 그렇게 맘대로 되지 않는 법, 때로 '즐거운 나의 집' 속의 불륜녀처럼 자살 소동을 벌이는 여자도 생기도 '애정만만세' 속의 불륜녀처럼 덜컥 임신을 하기도 합니다(물론 이 케이스는 사기결혼). 덕분에 조강지처를 두고 늦은 나이에 재혼을 하며 불륜에 책임지고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아내와 더 이상 사랑할 수 없어 새 사랑을 찾아 새 출발을 하는 것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처음부터 '불륜'만 꿈꾸고 있던 사람들에겐 날벼락이기도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나라에 국적을 알 수 없는 '엔-조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말 그대로 관계를 즐기자는 뜻인데 때로는 이 용어의 대상이 나이 어린 미성년자일 때도 있어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었죠. 상대가 누구이든 지금 내 처지가 결혼한 상태이든 말든 깔끔하게 순간적으로 즐기고 잊어버리자는 뜻이 강한 이 용어처럼 '쿨한 불륜'을 꿈꾸는 사람들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드라마 속 이야기들이 '막장 불륜' 이야기로 변해간 건 어쩌면 그런 사회풍조를 반영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쿨하게 떨어져나가지 않고 남자의 어머니까지 찾아간 불륜녀

어떻게 보면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착각이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쿨하게' 관계를 정리할 수 있다는 착각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70년대 영화인 '미워도 다시 한번'처럼 이 남자 아니면 죽고 못사네 하고 울고불고 난리치며 불륜을 정리할 필요도 없겠지만 최소한 사랑을 나누고 감정을 나누는 일이 무우 자르듯 깔끔하게 끝날 수 있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봅니다. 이 관계는 진심, 이 관계는 불장난 이런 식으로 나눈다는 것도 아이들 소꿉장난처럼 쉬운 일이 아니구요. 실제로 그렇게 정리가 가능한 사람이라면 정상적인 감정을 가진 사람이 아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쿨한' 관계를 요구하는 건 조강지처에게도 예외가 아닙니다. '애정만만세'의 불량남편 한정수(진이한)는 불륜녀와 행복할 일만 꿈꾸느냐 아내 강재미(이보영)에게 쿨하게 이혼해줄 것을 요구합니다. 그래도 한때 열렬히 사랑하고 위해주던 남편인데 어쩌면 저렇게 못되게 돌아설 수 있는 지 강재미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사실 '쿨하다'는 표현은 편리하고 듣기좋고 합리적인 말로 들리지만 인간관계를 이기적으로 끌고 나가고 싶은 사람들이 상대방에게 내세우는 변명에 불과한 건 아닐까요. 불륜녀와 본처 둘 중 누구도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 박태경의 경우처럼 말입니다.



제대로 임자 만난 박태경

아내를 세번이나 속이며 불륜을 저질렀던 박태경, 아내 유주영은 태경으로 인해 많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아이를 임신 중에 불륜을 저지르기도 하고 친구가 태경의 불륜을 촬영해서 보내주기도 하는 등 주변사람들에게도 그런 망신이 없었습니다.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살고 싶다는 꿈은 산산조각이 나버렸지요. 태경은 사람이 너무 좋아 마음이 약한 것인지 착한 아내 유주영에게 그닥 맞지 않는 짝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아내에게 의존하는 일이 그렇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상처주는 일을 계속 했으니 말입니다.

아름다운 커플이지만 의붓 남매 간인 장우진과 유주미

작정하고 유주영과 박태경을 이혼하게 만든 양준희는 독하디 독하게 염정순과 박태경에게 달라붙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진심이냐 어쩌냐를 떠나서 이런 남자에게는 불륜녀 양준희가 제격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괜히 착한 여자 울리고 괴롭히느니 처음부터 이렇게 악착같은 사람을 만났더라면 바람피울 새도 없이 쥐어살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유주영처럼 착한 타입에게 염정순이란 시어머니는 너무 독하고 입이 험한 사람이었으니 이제야 두 사람 모두 임자를 만난 건지 모르겠네요.

남편의 불륜으로 새출발을 하게 된 한 여자와 어릴 때 떠난 엄마의 의붓 아들과 사랑에 빠지게 된 유주미(김소은)의 이야기가 약간은 불편하게 다가오는 드라마 '천번의 입맞춤'. 의붓 아들 역으로 등장한 장우진(류진)도 유주영의 새로운 사랑이 될 장우빈(지현우)도 아름답고 멋진 사람들이라 그런지 자매의 사랑이야기가 기대되기도 합니다. 그들의 사랑이야기 사이사이 등장하는 이런 불륜 스토리는 나름 재미있고 웃음이 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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