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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에게 무상으로 땅을 내어준 친구가 실종되자 잘 됐다고 기뻐하고 그 친구 딸이 찾아와 도와달라 농장을 돌려달라 떼를 쓰자 각서를 훔쳐내서 쫓아낸 사람들. 그것도 모자라 그 친구딸을 개집 옆에서 텐트치고 살게 하고 장정도 버티기 힘든 머슴살이를 시킨 인정머리없는 사람들.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몰염치하고 자기들 밖에 모르는 못된 사람들입니다. 그나마 공정해야할 기자와 경찰이란 직업을 가진 아들들도 자기 가족 밖에 모르고 여주인공 백자은(유이)이 당하는 불법적인 일에 모른척하고 오히려 괴롭힐 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저 가족은 평범한 가족이 아니라 그저 '범죄자 가족'일 뿐이라며 분개했지만 최근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니 그게 또 그렇게 생각할 수 만은 없는 구석이 있습니다. 저 가족들은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나쁜 짓을 하고 죄책감을 느끼고 있단 생각이 종종 듭니다. 박복자(김자옥)는 우리 가족이 살아야겠다며 각서를 훔칠 때는 매몰차고 다부지더니 붙임성좋은 백자은의 행동에 마음이 아파 어쩔 줄 모릅니다. 이제는 훔쳤다는 사실까지 들켜 자은이 복자를 원수보듯 하는데도 자은 걱정을 하는 복자는 본래 마음이 여린 사람이었나 봅니다.

범죄 가족에서 죄값을 치르는 가족이 된 오작교 가족들

 

오작교 농원의 복자만 그런게 아닙니다. 같은 집에 세들어 사는 초등학교 동창 미숙(전미선)이 아이있는 과부라며 결혼상대자로 생각도 안하고 무시하던 첫째아들 황창식(정웅인)은 자신이야 말로 진정한 홀아비에 애아빠였다는 사실에 스스로도 놀라 어떻게든 몰래 처리해보려 합니다. 미숙은 죽은 언니의 아이를 야무지게 키우며 알뜰살뜰 한 재산 모은 똑똑한 여자지만 자신은 그 나이까지 이룬 것도 없으면서 감당하기도 힘든 젊은 여자와 결혼해 남보기 부끄럽지 않은 가정을 꾸미겠다고 뛰어다녔습니다.

특종을 위해서라면 피의자를 범죄자로 만드는 일로 아무렇지 않게 하던 황태범(류수영)은 백자은을 하루 아침에 전국민에게 손가락질받게 만든 전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불불가리지 않은 보도 윤리, 정확성을 기하지 않고 '스타'가 되기에 급급한 태도는 차수영(최정윤)의 선배가 나타나자 여지없이 지적을 받고 맙니다. 더군다나 그 선배는 차수영을 예전부터 몹시 좋아하던 남자였고 혼전 임신 때문에 억지로 결혼했다고 여겨왔던 수영을 귀하게 대접합니다. 여러모로 가진 것을 다 뺏길 수도 있는 위기인 것입니다.


남들처럼 잘 사는 방법은 대체 뭘까

 

백자은은 자신에게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각서를 도난당했지만 경찰 황태희(주원)는 그를 수사하거나 처분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길러준 부모와 형제들을 배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는 책임감이 투철한 경찰이지만 자신의 상사인 경찰서장이 '뇌물'을 받은 것이 확인되자 자수를 권고하는, 바보같은 실책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착한 사람들이 베푸는 '인정'이란 것은 이렇게 악용되기도 하고 뒷통수를 맞게될 수도 있는 그런 시대가 요즘입니다. 반면 법을 어기고 사람들을 괴롭히는 그런 인물들은 경찰서장처럼 떵떵거리고 살고 있기도 합니다.

오작교 가족들의 과거 소원은 밥굶지 않고 사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아버지 황창식(백일섭)이 허황된 꿈에 빠져 모든 가산을 탕진해서 자갈 뿐인 오작교 터에 농장을 일구고 먹고 살만해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조카인 황태희까지 떠맡은 그들 가족의 고생은 정말 피눈물나는 노력이었다고 하죠. 둘째 황태범은 학교 다니는 동안에도 아버지의 빚을 갚느냐 너무도 바쁘게 살아왔다고 합니다. 막내 황태필(연우진) 역시 아버지처럼 한탕으로 부자가 되길 바라기도 했지만 가족들 고생하는 모습에 질려서 그랬을 지도 모릅니다.

황태식의 아이 국수 때문에 집안은 난장판, 태식은 어떻게든 결혼하고 싶다고 부모를 조른다.

 

장남 황태식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아보는 게 꿈이랍니다. 예쁘고 여우같은 어린 아내에 토끼같은 자식들, 속으로는 빚갚느냐 허둥거리고 고가품을 사고 나면 할부금 갚느냐 바둥거려도 '남들처럼' 살아본다는 건 평범한 사람들에게 최고의 꿈이자 목표입니다. 그런데 그는 젊은 시절 모든 월급을 바쳐 참여한 사업으로 쫄딱 망했고 그 뒷감당을 하느냐 이제는 마흔살이 된, 아버지 창식의 표현처럼 '못난 놈'입니다. 갑자기 생긴 아이 국수를 어머니 복자에게 떠맡기고 아들은 모르는 척 결혼에 골인해야 '남들처럼' 살 수 있습니다.

속어로 '빽'도 뭣도 없는 황태범이 방송국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는 방법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특종을 뽑아내는 것입니다. 경찰로 일하는 동생에게 빼낸 수사정보를 무작정 방송에 터트린 그는 백자은이 그 일로 학교에서 어떤 일을 당할지 신경쓰지도 않았고 생각해보지도 않았습니다. 수영의 선배가 말한 것처럼 '앵커의 가장 중요한 덕목' 즉 '신뢰성'에서는 최악의 점수를 받을만한게 태범입니다. 수사 중인 용의자를 피해자로 보도하고, 인터뷰 내용을 교묘히 편집하는 이 행동은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습니다.

기자로서 남편으로서 큰 위기를 맞은 황태범

 

심갑년(김용림) 할머니의 말대로 이 험한 세상에 그만한 허물없는 사람이 어딨냐, 뭐 그렇게 생각할 사람도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작교 가족들은 그리고 교과서대로 정직하게 살기엔 너무도 벅찬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땅을 무상으로 빌려준 백인호(이영하)가 실종되었다는데도 그 사람의 안부가 걱정되기 보다 잔치상을 차려 마음놓고 먹을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내 한몸 추스리고 사는게 훨씬 중요하게 느껴졌다는 말이죠. 나중에는 자은이 때문에 속상해하는 복자나 아들의 존재 때문에 속터지는 태식, 기자로서의 큰 실수를 할뻔한 태범처럼 결국 대가를 치르게 되었지만 말입니다.

그들이 자신이 저지른 일 때문에 그런 일을 당하는 건 어떤 의미로는 '죄값'입니다만 다른 한편으로는 측은한 면도 없잖아 있습니다. 요즘같은 시대에 잘 사는 법은 '손해보고 사는 것'이 아니라 남의 것을 취해서라도 얻어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평범한 사람들은 작은 범죄 하나에도 마음이 불편하고 응징이 돌아오는데 극중 경찰서장같은 사람들은 죄의식 조차 느끼지 않잖아요. 참, 그리고 보니 이 드라마도 본격적인 삼각관계에 빠진 모양인데 태희의 의붓형으로 등장한 김제하(정석원)는 태희의 연적, 혹은 오작교 농원의 구원자가 될 수 있을까요. 부자 의붓형이 등장하고 보니 식상하기도 하지만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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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익명
    2011.11.07 12:55

    비밀댓글입니다

  2.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11.07 18:54

    잘 보고 갑니다..조금 측은 하기는 하면서도 결과가 어떻게 될지 궁금 해지는 드라마 입니다. 걍 좀 잘 됐으면 하는데 그리되면 넘 재미 없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