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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만만세, 협박이 어울리는 한정수 이제는 영락없이 양아치

Shain 2011. 11. 1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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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양아치'라는 표현은 '거지'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더러운 행색으로 아무 물건이나 가져가던 넝마주이같은 사람들을 지칭할 때도 썼던 말입니다. 최근에는 깡패와 비슷하게 행패를 부리거나 천박하고 못된 일을 하는 사람을 이르기도 하고(혹자는 진짜 조폭이나 깡패는 명분없이 사람을 안 괴롭힌다며 양아치과 다르다고 하지요) 겉멋이 들어 요란하게 꾸미는 사람들 양아치라 부르기도 합니다. 드라마 '애정만만세'에는 진짜 조폭이라는 희수 오빠 채희철(위양호)이 등장합니다. 그 옆에서 처남 희철을 등에 업고 재미(이보영)를 괴롭히는 한정수(진이한) 요즘 하는 짓이 딱 더러운 양아치입니다.

지난 회에는 강재미와 변동우(이태성)의 결혼을 막기 위해 크리스탈박(김수미)이 식당에 재미와 한정수를 불러앉혔습니다. 자신의 어머니와 재미를 따라온 변동우는 식당방 앞에 놓인 군화 스타일의 부츠를 보고 한정수가 함께 왔음을 알게 됩니다. 한정수 아닌 다른 사람들이 한정수처럼 가죽 점퍼에 군화를 차려 입었다면 멋쟁이라고 칭찬했을 지도 모를 일이지만 변동우와 강재미를 꾸준히 괴롭히며 해꼬지하는 한정수는 그 패션 마저도 양아치처럼 보입니다. 나란히 놓인 부츠가 참 짜증이 나더군요.

강재미에게 못할 말 하다 물벼락 맞은 한정수.

'애정만만세'의 캐릭터들은 대부분 캐릭터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인공 강재미는 남편과 죽집 밖에 모르던 야무진 주부에서 남편 한정수의 배신으로 홀로서기를 시작한 이혼녀가 되었고, 강재미와 사랑에 빠진 이태성은 카드긁으며 바람이나 피우며 살던 대책없는 변호사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는 성실한 애인이 되었습니다. 뻔뻔한 불륜녀 채희수(한여름) 마저 자기 아이 밖에 모르던 이기적인 아가씨에서 남을 괴롭히면 벌을 받는다고 말하는 아이 엄마로 변해가는데 한정수 만은 사람좋은 남편에서 협박만 일삼는 양아치가 되어버렸습니다.

강재미의 남편으로 있을 때 보다 한정수의 처지가 불쌍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재미랑 살 때는 속어로 '샷다맨'이라 불릴 만큼 번창한 가게에서 사장 노릇만 하면 되었는데 임신했다는 불륜녀와 결혼하고 보니 그 아이가 자기 아이가 아닐 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그 아이 때문에 못된 짓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인간말종이 되었는데 지난날이 후회스러운 만큼 미쳐버릴 심정이긴 하겠지요. 그렇다 쳐도 그 모든 고생은 자신이 저지른 업보이고 인과응보 일 뿐 자책하기 보다는 두 아내를 괴롭히고 못살게 구는 모습은 깡패 보다 못합니다.

한정수는 채희수 때문에 인생을 망친게 아닌데

조폭으로 등장하는 채희수의 오빠는 강재미의 레시피를 뺏어올 때도 또 강재미를 협박할 때도 자신의 부하를 시키곤 했습니다. 요즘은 그 조폭 수하들 보다 한정수가 훨씬 더 깡패같습니다. 오히려 채희철이 더 사업가같고 조폭이 한정수에게 '이래도 되는거냐'고 물어올 정도입니다. 채희수가 호주에서 사귀었던 상민의 어머니 써니박(문희경)을 만나 다시는 얼씬거리지 말라 협박하거나 아내 희수에게 내 근처에 오지 말라며 무섭게 화를 내는 모습은 위기가 닥쳤을 때 도망치려고만 하고 책임지려 하지 않는, 한정수는 남편으로서도 연인으로서도 또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도 최악의 인물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제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데

강재미와 변동의 험난한 고난은 모두 행복해지기 위한 노력입니다. 어머니 크리스탈의 반대와 주변의 시선을 모두 극복하고  행복한 부부가 되기 위해 그들은 성공하려 하고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려는 것입니다. 크리스탈과 변춘남(박인환)이 아들 변동우와 갈등하면서도 굳이 재미와의 결혼을 반대하는 것도 아들의 행복을 바라기 때문이지 아들이 망가지길 원해서가 아니듯 말입니다. 변주리(변정수) 역시 강형도(천호진)와 이혼했지만 곧 새로운 사람을 만나 자신의 길을 찾아낼 것입니다.

강형도 역시 과거 아내 오정희(배종옥)과의 잘못된 이별을 후회하고 아내 변주리가 있음에도 오정희를 만나 흔들렸습니다. 아내에게 이혼당하자 우유부단한 성격의 강형도는 변주리와 결혼했지만 그 선택에 늘 후회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 역시 이제는 오정희의 도움으로 다시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으려 하고 있습니다. 강형도와 오정희의 제자리가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두 사람도 곧 결론을 얻을 수 있겠지요. '결혼'이 아니더라도 친구로서든 연인으로서든 답을 얻을 것입니다.

부부가 되고 결혼하는 것이 인생의 최종목표이거나 답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흔히 로맨틱 코미디에서 연인을 찾고 짝을 찾아가는 모습을 집중적으로 묘사하는 건 결혼이든 가정이든 함께 어우러져 사는 사람들을 보며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파트너와 아웅다웅 새로운 삶을 설계한다는 건 또다른 정신적 성숙의 발판이기도 하구요. 쉽게 쉽게 결혼하고 이혼하고 자신의 이익만 얻으려했던 채희수나 한정수는 몰랐던 삶의 모습입니다.

'베스트창투'라는 극중 투자업체가 한정수와 강재미의 죽집을 두고 투자를 결정한다고 하는데 강재미의 재혼 사실을 폭로한 한정수의 악행이 점점 더 점입가경이 될 듯합니다. 재미는 이번일을 계기로 예전처럼 당하고 살지만은 않겠다고 굳은 각오를 다지게 되었으니 아무리 양아치처럼 협박해도 앞으로는 한정수도 쉽게 괴롭히지 못할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조폭 처남과 어울리는 모습이 딱 자기 옷을 입은 것처럼 어울리는 한정수. 양아치 한정수의 협박과 당찬 강재미의 응수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출생의 비밀까지 폭로되고 나면 산너머 산이긴 하겠지만 한정수라는 장애물 쯤에는 끄덕도 않을 강재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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