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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드라마 '내일이 오면'의 첫장면은 어린 정인이 만난 도깨비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어두운 밤을 수놓은 도깨비불과 겁에 질려 할머니를 부르는 어린 소녀. 가난한게 너무 싫어 무서운 밤에 도깨비를 만나러 간 어린 정인은 도깨비에게 금덩어리를 받아 할머니에게 쌀밥도 지어주고 좋은 집도 지어주겠다고 했지만 할머니는 어린 정인을 두고 일찍 세상을 뜨고 맙니다. 밤마다 사람을 홀려 내는 도깨비, 그 미물이 어린 정인을 노려보던 까닭인지 어른이 되어 20대의 딸까지 둔 손정인(고두심)은 돈이면 무엇이든 해결된다고 믿는 물질만능주의자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릴 때부터 연기자 고두심을 좋아했습니다. 특히 춤추는 가얏고(1990)'에서 보여준 가야금 명인 이금화의 역할은 지금도 종종 떠오를 정도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팔자가 사나워 기예를 업으로 하는 기생이 되었고 기생살이하느냐 자식들까지 고생시킨 늙은 예인, 죽는 순간까지 예인으로서의 삶을 포기하지 못해 미친 듯 가야금을 연주하고 북장단에 맞춰 춤을 추며 예술인으로서의 마지막 고집을 피우는 그 역할은 두고두고 회자될 멋진 캐릭터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그동안은 여러 드라마의 조연급으로 주인공의 어머니나 가족으로 자주 등장해 아쉬움이 많았는데 이 드라마 '내일이 오면'에서 고두심은 도깨비에 홀린 듯 돈에 집착하는 어머니이자 아내 역을 맡았습니다. 병풍처럼 주인공의 이야기를 거드는 캐릭터가 아니라 자신 만의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주연급으로 등장한다는 점이 내심 반갑더군요. 이 드라마의 시놉시스를 대충 읽어보니 도깨비가 준 금은보화가 한순간 돌멩이로 변하듯 그녀가 평생에 걸쳐 가꾼 재산도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되어버립니다.
그녀의 성공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 남편 윤원섭(길용우)과 비서 김순정(김혜선)의 불륜입니다. 손정인이 지독한 가난에 한이 맺혀 무서운 줄 모르고 돈에 집착하고 몸로비를 비롯한 각종 불법적인 행위로 사업을 성공시키는 동안 내심 외롭고 힘들었던 남편은 친가족처럼 생각했던 순정과 아이까지 낳고 딴살림을 차린 상태였습니다. 가난한 건 자업자득이라며 독하게 쏘아부치고 차마 사람으로서 안할 짓 못할 짓 다 해가며 성공을 거머쥐었는데 결국 최고의 순간이 되어야할 그날에 몰락하게 되는 손정인.
최근 배우 김혜선이 영화 '완벽한 파트너'에서 노출 연기를 했다는 점으로 화제를 모았다고 합니다. 늦은 나이에 과감한 노출이었다는 등 여러 가지가 이야기거리가 되었지만 이 영화 자체가 에로틱 코미디라 '노출' 자체가 화제가 되는 건 자극적이지만 영화에 대한 홍보이니 그러려니 합니다. 그런데 어제 '내일이 오면' 중에 등장한 김혜선의 노출은 TV 드라마 치고는 수위도 높지만 굳이 넣었어야 하는 장면인지 의문이 들더군요. 극중 순정이 상사 몰래 불륜을 저지르며 그 아내를 멸시하고 남편을 갖고 싶어하는 내연녀라는 건 알겠는데 그걸 굳이 베드신으로 찍었어야 했는지 말입니다.
어제 방영된 베드신은 드라마 내용상 꼭 필요한 장면이라기 보다는 배우 김혜선의 '노출'로 다시 한번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한동안 날카로운 속내를 숨기고 얌전하고 조용한 역할을 해왔던 극중 순정이 굳이 그렇게까지 등장해야하는 이유를 모르겠더군요. 지금까지 늘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손정인을 보조하던 김순정은 정인에 대한 무서운 질투를 숨긴 채 아이 아버지인 윤원섭을 빼앗을 궁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손정인에게는 간이라도 빼줄 듯 충직한 비서로 윤원섭에게는 사랑을 원하는 내연녀로 성격이 한결같았는데 어제는 갑자기 악녀가 되어 버렸습니다.
물론 순정은 국회의원에게 유흥을 제공하고 땅을 사기 위해 뒷돈을 대고 땅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을 쫓아내기 위해 용역을 동원하는 손정인의 비리를 모두 차곡차곡 모아놓아 언제든 손정인을 땅바닥으로 추락시킬 것입니다. 내연녀로 살아오는 동안 쌓인 울분이 많았는지 점점 더 겉으로 잘하는 척 하는 연기가 늘어 원섭의 동생 윤원자(이경진)은 아무렇지 않은 척 올케 앞에서 연기하는 순정과 원섭에게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원섭에게 조차 발톱을 감출 정도로 얌전한 순정에게 갑자기 농도짙은 베드신이 필요했을까.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이 드라마의 불륜은 주인공 정인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인간의 약점, 즉 마음 보다 돈을 먼저 생각하고 가족 보다는 이익을 먼저 따진 여주인공을 괴롭히기 위한 장치입니다. 드라마는 전반적으로 돈과 인생, 그리고 가족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구조이기에 극적이면서도 탄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 보다 돈이라는 '도깨비'에 홀린 고두심의 캐릭터는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즉 흔하디 흔한 불륜이나 출생의 비밀을 섞지 않고 고두심의 연기력을 살리는 것 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괜찮은 작품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윤원섭과 손정인의 딸인 윤은채(서우)와 보쌈집 아들 이영균(하석진)의 다소 진부하지만 순수한 사랑이 돈에 미친 어머니를 깨닫게 하는 동기가 되기에 모녀 간의 대립도 충분히 흥미롭습니다. 손정인과 동향 출신이라는 이영균의 어머니 김보배(이혜숙)와 손정인이 어떻게 대조적인 삶을 살고 있는 지도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영균네 집에서 부자 은채네에 반응하는 방법은 감정적이고 노골적이면서도 즉물적인 손정인과는 몹시 다릅니다. 일확천금을 꿈꾸며 사고를 치는 일봉(이규한)은 한심하고 평범한 서민들의 삶을 사는 다른 형제들은 시청자들에게도 친숙합니다.
벌써부터 연예란 기사는 이 드라마의 '19금 베드신'이 화제입니다. 연기자 고두심에 기대를 걸고 전체 이야기에 매력을 느꼈다가 고작 이런 걸로 시선을 끌려 했나 싶어 마치 도깨비가 준 금덩이가 벌써 돌멩이로 변한 듯 허탈한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아직 이야기는 반도 진행되지 않았는데 시청률을 끌기 위해 섣불리 노골적인 장면을 섞은 것은 아닌지. 땀까지 흘리는 두 배우의 열연이 아깝기까지 하더군요. 진짜 괜찮은 드라마, '춤추는 가얏고'처럼 오래도록 기억되는 드라마가 되려면 이런 섣부른 선택은 안 했으면 하는 바람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어릴 때부터 연기자 고두심을 좋아했습니다. 특히 춤추는 가얏고(1990)'에서 보여준 가야금 명인 이금화의 역할은 지금도 종종 떠오를 정도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팔자가 사나워 기예를 업으로 하는 기생이 되었고 기생살이하느냐 자식들까지 고생시킨 늙은 예인, 죽는 순간까지 예인으로서의 삶을 포기하지 못해 미친 듯 가야금을 연주하고 북장단에 맞춰 춤을 추며 예술인으로서의 마지막 고집을 피우는 그 역할은 두고두고 회자될 멋진 캐릭터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그동안은 여러 드라마의 조연급으로 주인공의 어머니나 가족으로 자주 등장해 아쉬움이 많았는데 이 드라마 '내일이 오면'에서 고두심은 도깨비에 홀린 듯 돈에 집착하는 어머니이자 아내 역을 맡았습니다. 병풍처럼 주인공의 이야기를 거드는 캐릭터가 아니라 자신 만의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주연급으로 등장한다는 점이 내심 반갑더군요. 이 드라마의 시놉시스를 대충 읽어보니 도깨비가 준 금은보화가 한순간 돌멩이로 변하듯 그녀가 평생에 걸쳐 가꾼 재산도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되어버립니다.
그녀의 성공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 남편 윤원섭(길용우)과 비서 김순정(김혜선)의 불륜입니다. 손정인이 지독한 가난에 한이 맺혀 무서운 줄 모르고 돈에 집착하고 몸로비를 비롯한 각종 불법적인 행위로 사업을 성공시키는 동안 내심 외롭고 힘들었던 남편은 친가족처럼 생각했던 순정과 아이까지 낳고 딴살림을 차린 상태였습니다. 가난한 건 자업자득이라며 독하게 쏘아부치고 차마 사람으로서 안할 짓 못할 짓 다 해가며 성공을 거머쥐었는데 결국 최고의 순간이 되어야할 그날에 몰락하게 되는 손정인.
최근 배우 김혜선이 영화 '완벽한 파트너'에서 노출 연기를 했다는 점으로 화제를 모았다고 합니다. 늦은 나이에 과감한 노출이었다는 등 여러 가지가 이야기거리가 되었지만 이 영화 자체가 에로틱 코미디라 '노출' 자체가 화제가 되는 건 자극적이지만 영화에 대한 홍보이니 그러려니 합니다. 그런데 어제 '내일이 오면' 중에 등장한 김혜선의 노출은 TV 드라마 치고는 수위도 높지만 굳이 넣었어야 하는 장면인지 의문이 들더군요. 극중 순정이 상사 몰래 불륜을 저지르며 그 아내를 멸시하고 남편을 갖고 싶어하는 내연녀라는 건 알겠는데 그걸 굳이 베드신으로 찍었어야 했는지 말입니다.
악착같이 타인을 괴롭혀 돈을 버는 손정인, 남편 원섭과 비서 순정은 그런 그녀를 보며 불륜에 빠진다.
물론 순정은 국회의원에게 유흥을 제공하고 땅을 사기 위해 뒷돈을 대고 땅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을 쫓아내기 위해 용역을 동원하는 손정인의 비리를 모두 차곡차곡 모아놓아 언제든 손정인을 땅바닥으로 추락시킬 것입니다. 내연녀로 살아오는 동안 쌓인 울분이 많았는지 점점 더 겉으로 잘하는 척 하는 연기가 늘어 원섭의 동생 윤원자(이경진)은 아무렇지 않은 척 올케 앞에서 연기하는 순정과 원섭에게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원섭에게 조차 발톱을 감출 정도로 얌전한 순정에게 갑자기 농도짙은 베드신이 필요했을까.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이 드라마의 불륜은 주인공 정인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인간의 약점, 즉 마음 보다 돈을 먼저 생각하고 가족 보다는 이익을 먼저 따진 여주인공을 괴롭히기 위한 장치입니다. 드라마는 전반적으로 돈과 인생, 그리고 가족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구조이기에 극적이면서도 탄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 보다 돈이라는 '도깨비'에 홀린 고두심의 캐릭터는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즉 흔하디 흔한 불륜이나 출생의 비밀을 섞지 않고 고두심의 연기력을 살리는 것 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괜찮은 작품이 될 수 있습니다.
굳이 자극적인 장면이 필요했나
벌써부터 연예란 기사는 이 드라마의 '19금 베드신'이 화제입니다. 연기자 고두심에 기대를 걸고 전체 이야기에 매력을 느꼈다가 고작 이런 걸로 시선을 끌려 했나 싶어 마치 도깨비가 준 금덩이가 벌써 돌멩이로 변한 듯 허탈한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아직 이야기는 반도 진행되지 않았는데 시청률을 끌기 위해 섣불리 노골적인 장면을 섞은 것은 아닌지. 땀까지 흘리는 두 배우의 열연이 아깝기까지 하더군요. 진짜 괜찮은 드라마, '춤추는 가얏고'처럼 오래도록 기억되는 드라마가 되려면 이런 섣부른 선택은 안 했으면 하는 바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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