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운명이 흘러나오는 원장실. 이쑤시개로 조심스럽게 번데기를 하나하나 집어 먹는 그 남자는 번데기와 와인을 함께 하는 그 시간이 특별하게 음미합니다. 고소하고 담백한 번데기의 맛도 맛이지만 톡 터트리며 씹는 그 순간이 중요하다는 듯 눈을 감고 입 안에서 번데기를 심오하게 터트리는 고명한 원장(김병옥). 번데기를 유난히 사랑하는 원장의 독특한 습관은 마치 고문과 학대를 즐기는 캐릭터를 음식으로 승화시킨 듯 예술적이기까지 합니다. 고문기술자 출신 요양원 원장의 미친 성격과 돈이면 뭐든 다 되는 기묘한 풍경이 드러난 그 장면이 정말 기발하다 싶더군요. 돈이면 뭐든지 다 되는 드라마 속 세상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근무시간에 음악 감상하며 와인 한잔을 즐기는 그 공간은 원장의 집이 아닌 사무실이고 원장이 회..